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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쇄살인’을 다룬 영화들
2004-07-20

<살인의 추억>이나 <공공의 적>처럼 엽기적 살인을 다룬 영화가 실제 사건에 영향을 미칠까? 논란의 여지가 많겠지만, 최근 용의자 유영철씨가 검거된 연쇄살인사건이 '서울판 살인의 추억'에 비유되면서 비슷한 소재를 다룬 영화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서울 연쇄살인사건'이 <살인의 추억>에 비유되는 것은 오랜 기간 미궁에 빠졌던 사건인데다 살해수법도 엽기적이기 때문이다. 노인 살해사건은 10개월간 미제로 남아있던 사건으로 자칫하면 화성의 경우처럼 더 오랜 기간 미궁에 빠질 뻔했다. 전기톱을 이용해 시체를 토막낸 뒤 암매장하는 것도 여성의 음부에 과일을 집어넣었던 <살인의 추억> 이상으로 끔찍하다.

유씨의 집에서 발견된 10여장의 DVD 중 하나인 <공공의 적> 또한 연쇄살인 사건을 다루고 있다. 노인들을 둔기로 내리쳐 살해하고 사건이 해결되기 전까지는 구체적인 살해동기가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에서 유사하다. 지난 2001년 한 고교생이 영화 <친구>에서 자극을 받아 자신을 괴롭힌 급우를 수업중 흉기로 찔러 살해한 사건이 발생하면서 영화가 범죄에 미치는 영향이 한동안 논란이 되기는 했지만 용의자가 '특정 영화가 범행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식의 진술은 하지 않은만큼 이번 사건에서 아직 이런 식의 논란은 재연되지 않고 있다.

외국영화 가운데 연쇄살인을 다룬 것으로는 <머더 바이 넘버>(고등학생들의 연쇄살인), <양들의 침묵>(피부가 벗겨진 채 시체가 발견되는 연쇄살인), <세븐>(성서의 '일곱가지 죄악'을 바탕으로 이어지는 살인사건), <키스 더 걸>(재능과 미모를 겸비한 여자들을 대상으로 한 살인) 등이 있다. 국내에서는 (최면을 이용해 계속되는 살인), <거울 속으로>(재개장 직전 백화점의 연쇄살인) 등이 연쇄살인을 다뤘으며 최근 개봉작으로는 <페이스>(복안을 이용해 지워진 얼굴을 복원)와 <거미숲>(시골 숲의 외딴 집에서 발견된 남녀의 시체) 등이 있다.

연쇄살인이라는 소재를 다양한 방식으로 다룬 이 영화들은 대부분 사회에 대한 비판의식을 깔고 있다. 희대의 살인마는 개인이 아닌 사회가 만든다는 것이다. 영화들은 살인사건을 통해 그 시대와 사회의 핵심적인 문제점을 들춰내고 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