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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교과서, 영화에 딴죽걸다
2004-07-13

영화 속의 과학적 오류를 걸쭉한 입담으로 씹어놓은 재미있는 교양 과학책이 나왔다.

현재 학원에서 고등학교 수학을 가르치며 강사로 일하고 있는 이재진씨가 쓴 '과학교과서, 영화에 딴지걸다'(푸른숲刊). 학원강사를 하기 전 대학원에서 항공우주공학을 전공했던 이씨가 지난 98년 9월부터 2002년까지 인터넷 패러디 신문 '딴지일보'에 '구라도리'란 필명으로 '폭로, 영화속 비과학적 구라들'이란 제목으로 연재했던 칼럼을 추려 묶은 것이다.

이 칼럼은 어렵고 지루하게 보이는 과학을 알기 쉽게 풀어 써 과학에 대한 색다른 흥미를 불러일으키면서 인기를 누렸다. 이 책에서는 <진주만> <블랙 호크 다운> <피스 메이커> <트루 라이즈> <트리플 엑스> <스파이더맨> <오션스 일레븐> <마이너리티 리포트> <매트릭스> <이레이저> <레드 플래닛> <에너미 오브 스테이트> 등 주로 할리우드 영화들이 이씨 특유의 '구라발'에 난도질됐다.

이씨는 과학적 사고를 유도할 수 있는 내용을 담은 이 영화들에서 실생활과 근접한 부분들을 찾아내 청소년 시기에 꼭 알아야 할 과학적 현상이나 용어들을 사용, 귀에 쏙쏙 들어오도록 설명하고 있다. 특히 각 장의 첫머리에는 중.고등학교 과학교과서의 관련 단원을 명시해 과학 교과서와 함께 읽으면 더 큰 상승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세심하게 배려했다.

이씨가 과학의 눈을 통해 들여다본 영화의 장면들은 오류 덩어리다. 이를테면 <스파이더맨>에서 유전자 조작된 슈퍼 거미에게 물렸다고 거미의 능력을 가진 스파이더맨이 된다면 전세계 유전학자들은 다 굶어죽어야 한다는 것. 게다가 주인공 거미인간이 사용하는 두꺼운 거미줄이 단단하게 굳으려면 과학적으로 7시간은 족히 걸리는데, 이런 상황에서 몇 시간을 기다려 고층빌딩 사이를 이리저리 옮겨다니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단다.

저자는 "이 책을 읽은 청소년들이 과학에 대한 알레르기를 조금이나마 떨쳐버렸으면 한다"며 "과학과목에 친근감을 느끼고 과학적 사고를 하게 됨으로써,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더 넓어지고 커지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256쪽. 1만2천원.(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