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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극장가] 액션 모험 공포 로맨스 애니 “골라, 골라”

5월 마지막 주말 개봉작은 액션물 <옹박>, 공포 영화 <디 아이 2>, 서부 개척시대의 모험극 <블루베리>, 노년의 삶과 로맨스를 그리는 <레이디스 앤 젠틀맨>, 에스에프 애니메이션 <퍼펙트 블루> 등 상차림이 다양하다. 전편의 흥행(<디 아이 2>), 감독의 명망(<레이디스 앤 젠틀맨> <퍼펙트 블루>) 등 저마다 내세울 요소를 한두개씩 가지고 있지만, 가장 자신있어 보이는 건 ‘노 와이어, 노 컴퓨터그래픽’ 액션을 강조하는 <옹박>이다.

예매율도 지난 주말 개봉한 <트로이>가 60% 넘게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옹박>이 7~8%로 2위다(맥스무비 집계). 공중에서 뛰어내리고 공중제비를 두세바퀴 돌아 발차기를 날리는 날렵함과 파괴력에, 와이어를 쓰지 않은 동작이 빚어내는 자연스러움이 더해진 이 영화의 액션은 확실히 신선하다. 애니메이션 팬이라면 곤 사토시 감독을 모르기 힘들다. 그의 97년작 <퍼펙트 블루>는 그해 부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상영돼 호평을 받은 수작이다. 일본 영화가 열세를 면치 못하는 상황에서 서울의 ‘씨어터 2.0’ 극장 단관 개봉한다.

올해 칸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의 영예를 안은 박찬욱 감독의 <올드 보이>도 수상을 기념해 오는 6월1일 전국 58개 스크린에서 재개봉한다. 개봉 당시 전국 관객 300만명이 넘게 들었고, 이미 비디오와 DVD도 출시됐지만 한국 영화 사상 가장 큰 상을 받은 만큼 재개봉할 가치가 충분해 보인다.

얀 쿠넨 감독의 <블루베리>, <도베르만>의 경쾌함은 어디로 갔나

제목만 본다면 과일이나 잼처럼 달콤한 이야기가 떠오르지만 영화 <블루베리>는 짓눌릴만큼 어둡고 무거운 분위기로 가득한 영화다. 실제 과일따위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블루베리는 곡절많은 사연을 지닌 남자주인공의 이름.

미국 서부개척시대를 배경으로 길들지 않은 말처럼 생기있는 청년 마이크 블루베리(뱅상 카셀)는 술집에서 몸을 파는 여성과 한눈에 사랑에 빠진다. 그러나 하룻밤의 단꿈이 끝나기도 전에 여자의 방에 무단침입한 월리(마이클 매드슨)는 마이크와 격투끝에 여자를 죽이고 만다. 오랜 시간이 지난 후 백인들과 원주민들의 갈등을 중재하는 보안관이 돼 있는 마이크 앞에 월리가 다시 나타나고 두 사람은 운명적인 재대결의 순간에 직면한다.

서부개척시대 운명의 대결, 무거운 이야기·현란한 화면 어색

<블루베리>는 숨넘어갈듯 현란한 카메라 워킹과 극단적으로 과장된 앵글로 젊은 관객들의 눈을 사로잡았던 <도베르만>(1998)을 연출했던 얀 쿠넹의 새영화다. 서부개척시대의 광대한 미국의 자연을 이리저리 밀고 당기고, 쪼개고 합치며 얀 쿠넹은 <블루베리>에서도 폼나는 화면을 만들어내는 자신의 재능을 십분 발휘한다. 그러나 경쾌한 이야기를 발랄하게 풀었던 <도베르만>과 달리 <블루베리>는 거친 시대의 무거운 이야기를 현란한 화면 안에 녹여넣으려는 욕심으로 인해 몸따로 옷따로 노는 이상한 자태를 만들어냈다. 서부모험극에 아메리카 원주민의 샤머니즘적 정신세계까지 보여주려는 감독의 야심은 두 남자의 대결이라는 큰 줄거리마저 산만하게 흐트려놓고 여기에 삽입되는 마이크와 마리아(줄리엣 루이스)의 로맨스 역시 옷차림을 망쳐놓는 촌스런 장식물처럼 어색하기만 하다. 27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