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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는 지금 코미디 열풍
2003-08-18

자국영화 점유율 낮은 가운데 코미디 약진 두드러져

프랑스에 코미디 바람이 불고 있다. 일반 관객이 쉽게 동화되는 장르이며, TV 체인의 인기 구매 프로라는, 코미디의 일반적인 강점을 들지 않더라도, 프랑스인의 코미디 사랑은 유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3년간 개봉된 18편의 코미디영화 중 14편에 100만명 이상의 관객이 들었다는 통계가 이를 뒷받침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즘 프랑스 영화계의 특징을 ‘코미디 특수’로 볼 수 있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올해는 유난히 코미디 작품들이 박스오피스와 제작 라인업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 이에 <버라이어티> 최근호는 현재 제작 중인 프랑스 코미디의 경향 등을 소개했다.

올해 프랑스 박스오피스는 이례적으로 자국영화 점유율이 높았던 지난해 같은 시점에 비해 21%가량 낮은 성적을 보이고 있지만, 이 와중에 눈에 띄는 약진을 보이고 있는 영화들은 공교롭게도 모두 코미디다. 대표적인 작품이 올 초 개봉한 <슈슈>와 <라 부즈>. <슈슈>는 지난 3월 개봉 첫 주말에 600만달러 이상 벌어들이며, 개봉 2주차에도 새로 개봉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데어데블>에 1위 자리를 뺏기지 않은 흥행작. 최종적으로 400만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북아프리카 출신의 불법 이민자가 파리의 클럽에서 여장 종업원으로 일하며 남자와 사랑에 빠진다는, 다소 민감한 내용을 코믹하게 풀어가 화제를 모았다. 이보다 1개월 앞서 개봉한 <라 부즈>는 덜떨어진 두 남자의 좌충우돌을 그린 ‘프랑스판 <덤 앤 더머>’로, <슈슈>의 성적엔 미치지 못했지만, 1800만달러를 벌어들이며 선전했다.

이에 고무된 프랑스 영화계는 코미디 제작에 부쩍 열을 올리고 있다. 워너 프랑스는 <슈슈>를 시작으로, 감독 겸 제작자 크리스티앙 페슈네의 향후 코미디 4편에 투자 및 배급을 약속한 바 있다. M6, UGC, 카날플러스 등 주요 프로덕션의 제작 라인업에도 코미디가 속속 추가되고 있다. M6는 술탄에 관한 인기 만화를 영화화한 <이즈고누>, 그리고 존 랜디스의 코미디를 리메이크한 <더블 제로>도 준비 중이다. UGC는 <달턴가 사람들>을 제작하고 있다. <아스테릭스2: 미션 클레오파트라>의 알랭 샤바도 자신의 제작사에서 ‘선사시대’ 코미디 <RRRrrr>을 연출하고 있으며, <늑대의 후예들>을 패러디한 기획 <암탉의 후예들>을 개발 중이다.

이처럼 프랑스의 제작 투자사들이 코미디 제작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제작비를 적게 들이면서도, 무대 또는 TV로 친근한 코미디언들의 스타 파워를 빌릴 수 있기 때문이다. <아스테릭스: 미션 클레오파트라> <아멜리에>의 자멜 데부즈, <슈슈>의 가드 엘마레, 콤비 코미디언 에릭과 람지 등이 대표적인 스타들. 코미디언의 원맨쇼 레퍼토리가 영화화돼 성공을 거둔 <슈슈>의 경우처럼 이들은 스타성으로는 물론 작품 기획 창작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뤽 베송의 유로파를 중심으로 값비싼 액션 블록버스터의 제작이 급증하고 있는 한편으로, 저렴하고 신속한 제작이 강점인 코미디의 공급과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또 다른 트렌드는, 지난해 자국영화의 폭발적인 흥행을 기점으로, 프랑스 영화산업이 매우 건강해졌다는 의미인 것으로 해석된다. 박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