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작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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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덤 앤 더머'는 만화영화 TV시리즈를 스크린에 담은 것. 모자라지만 순수한 두 청년의 포복절도할 해프닝을 다룬 영화다. '에이스 벤츄라', '마스크', '베트맨 포에버', '라이어 라이어'의 코믹배우 짐 캐리의 코믹 연기가 단연 압권. 현대사회의 영악한 인간들에게 오물세례를 던져주는 듯한 통괘함도 있다. 흥행에도 크게 성공해 한때 클럽코미디언이었던 짐 캐리 의 주가를 높혀준 영화이고 그의 주특기인 바보연기의 결정판. 아무 생각없이 웃고 싶은 사람을 위한 오락영화.
패럴리 형제 감독은 코미디 (메리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킹핀) 등에서 성과 배설이란 소재로 위태로운 웃음을 만들어왔다. 바지 지퍼에 고환이 끼여 법석을 떨거나 여자친구가 정액을 헤어젤로 착각해 사용하는 따위의 상황은 얼핏 지저분해보이지만 숨겨두기 마련인 상상력을 밝게 펼침으로써 담백한 웃음을 자아내는 재주였다. 피터 패럴리가 이들 작품에 앞서 만든 (덤 앤 더머)는 성적 농담의 농도가 엷긴 하지만 약간 모자란 두 바보를 통해 정상 사회를 진짜 바보로 만들어버렸다. 순진해서 오히려 바보스러운 두 주인공의 이어지는 사고는 인간들의 영악스러움을 갖가지 방식의 오물세례로 공격하는 통쾌함으로 바뀌곤 한다. 텔레비전용 애니메이션 시리즈를 실사영화화한 것으로, 컴퓨터그래픽이 무안할 만큼 기막힌 표정을 자유롭게 구사하는 짐 캐리의 주가를 한껏 높여준 작품이기도 하다. 1994년작. ★★★☆
이성욱 기자 lewoo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