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한겨레신문사로부터 8월1일 분사함에따라, ‘씨네21 주식회사’의 대표이사를 한동헌(45)씨가 맡게 됐다. LG 텔레콤, 웅진 코웨이 이사 등을 역임한 한씨는 한겨레신문사의 CEO 공모절차를 거쳐 대표이사로 뽑혔다. 한 대표이사는 서울대 경제학과 시절, 노래동아리 ‘메아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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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씨네21’대표이사 맡은 한동헌 씨
2003-08-05

"고급정보지로서의 가치 굳건하게 지키고 싶다"

영상 주간지 <씨네21>이 한겨레신문사로부터 8월1일 분사함에따라, ‘씨네21 주식회사’의 대표이사를 한동헌(45)씨가 맡게 됐다. LG 텔레콤, 웅진 코웨이 이사 등을 역임한 한씨는 한겨레신문사의 CEO 공모절차를 거쳐 대표이사로 뽑혔다. 한 대표이사는 서울대 경제학과 시절, 노래동아리 ‘메아리’에서 대학가의 애창곡인 <그루터기>, 나중에 김광석이 다시 취입한 <나의 노래> 등 20여곡을 작곡한 이채로운 경력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대기업에서 일하다가 영화주간지의 CEO에 응모한 계기는?

=95년 유학을 마치고 귀국할 때부터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일하자고 생각했다. LG미디어에서 게임 수입과 음반일을 잠깐 하다가 통신사업쪽 구조조정일을 했다. LG텔레콤에 영국 브리티쉬텔레콤의 외자유치를 하는 일이었다. 2000년부터는 나눔기술, 웅진코웨이개발에서 음반, 패션, 음식, 라이프스타일 등등 문화와 관련된 일을 했다. 그러나 끝까지 결실을 맺을 만큼 안정적인 환경을 만나지 못했다. 그러던 차에 <씨네21>의 CEO 모집 공고를 봤다. 오랜 구독자였고, 생각해보니까 음악뿐 아니라 영화쪽도 내 주된 관심사였고. 큰 비즈니스는 아니지만, 매체는 매출액의 크기에 국한되지 많는 영향력이 있다. 거기에 매력을 느꼈다.

전문경영인이 사장으로 오면서, 경영논리로 <씨네21>이 바뀔지 모른다는 우려도 있는데?

=사업적으로 만드는 것과 상업적으로 만드는 건 다르다. <씨네21>은 영화를 보는 것뿐 아니라, 글로 읽는 것도 재미가 있다는 걸 알려준 잡지이다. 그걸 통해 한국영화의 부흥에도 기여했다고 생각한다. 또 영화가 중심이 되지만, 다른 매체를 포함해 대중문화 전반에 대한 깊이 있는 고급정보지로서의 가치도 크다. 그걸 굳건하게 지키고 싶다. 그점에서 비즈니스를 강화하려 한다. 지적이면서도 대중잡지임을 잊지 않고. 또 항상 20대와 호흡하고, 그들과 소통할 수 있는 언어를 개발하고. 그러면 영향력이나 여론을 선도하는 매체가 될 거다.

별도의 회사가 됐으니 다른 사업들도 구상할 텐데?

=매체 사업의 강점이 인적 네트워크와 정보라고 생각한다. 정보와 지식에 초점을 맞추고 그 수요를 개발해나가려 한다. 뉴스·정보의 서비스 기능을 강화해서 <버라이어티> 같은 업계 사람들을 위한 정보를 주고, 이건 잡지보다 인터넷으로 유료화하고. 또 영화와 영화인에 대한 백과사전식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이걸 기초로 단행본들도 낼 수 있을 거다. ‘탤런트 에이전시’도 생각해볼 수 있다. 연기자보다 감독, 프로듀서, 시나리오작가를 비즈니스와 연결시켜주는 일 같은 것. 이런 인재를 키워내는 아카데미도 마찬가지고. 결국, 영화·영상에 대한 지식과 정보의 집적체가 되는 걸 염두에 두고 있다.

좋아하는 국내외 감독을 꼽는다면? 또 작곡을 계속할 생각은?

=외국 감독은 고다르, 알모도바르, 루이 브뉘엘, 데이비드 크로넨버그…. 한국 감독은 이창동, 송능한, 박찬욱, 송해성(<파이란>), 김지운(<반칙왕>)…. 그 이전의 한국영화들은 유학중이어서 잘 보질 못했다. 작곡은, 막 만들 때 좀더 왕성하게 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다 때가 있는 건 같다. 그 때가 지나서는 힘들고. 내가 하고 싶은 얘기를 담는 노래를 만들고 싶은 생각은 있다. 임범 기자 isman@hani.co.kr, 사진 임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