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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보고1] <나쁜 녀석들2> 세월이 지나도 여전한 녀석들

8년 만에 제작된 <나쁜 녀석들2>, 마이애미서 첫 시사회

여름이면 서울이나 뉴욕처럼 습도가 높다는 마이애미. 습한 기운이 온몸을 감싸는 밤, <나쁜 녀석들2>가 첫선을 보였다. 7월18일에 미 전역 개봉을 앞둔 이 영화는 지난 6월27일과 28일 일반관객과 기자들을 대상으로 주촬영지인 마이애미에서 시사회를 가졌다.

95년 개봉된 1편에 이어 장장 8년 만에 선보인 속편이고, 대부분이 마이애미에서 촬영돼 현지 관객의 기대는 대단했다. 팝콘과 콜라로 무장한 500여명의 젊은 남녀들은 더운 날씨도 아랑곳하지 않고 1시간 넘게 줄을 서서 기다리면서도 흥분과 기대를 감추지 못했다. ‘마이애미’라는 할리우드식 간판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영화가 시작되자, 객석 여기저기서 환호성이 터지기 시작했다. 초반부터 프로듀서 제리 브룩하이머와 마이클 베이 감독의 전형적인 액션장면들로 스크린이 메워진다.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총격전과 하이웨이 카체이스 등 격렬한 신들은 마지막까지 관객을 놓아주지 않았고, 관객은 박수와 휘파람으로 화답했다.

<나쁜 녀석들2>는 상반된 성격의 두 파트너가 겪는 갈등과 화합을 좀더 코믹하고 폭력적인 방식으로, 그리고 무엇보다 빠르고 거친 호흡으로 선보인다. 특별마약단속반에서 파트너로 있는 마이크 로리(윌 스미스)와 마커스 버넷(마틴 로렌스)은 마이애미로 들어오는 ‘엑스터시’ 공급망을 차단하는 임무를 맡는다. 수사 도중 마이크와 마커스는 미국 동부지역의 마약판매를 독점하고 있는 타피아(조디 모야)가 이번 사건에 개입됐음을 알게 된다. 하지만 수사를 하면서 마커스는 회의를 느낀다. 전형적인 플레이보이 마이크는 아직도 20대 젊은이처럼 앞뒤를 가리지 않고 위험하게 수사를 하고, 이 덕(?)에 마커스는 늘 다치거나 스트레스를 받아 가정생활에 지장을 받곤 한다. 평온하고 안정된 생활을 원하는 마커스는 카운슬링도 받아보지만, 마이크만 보면 여전히 화가 치민다.

설상가상으로 마커스의 여동생 시드(가브리엘 유니온)가 나타나 사태는 더 혼란스러워진다. 마커스는 엑스터시 수사를 하던 중 뉴욕시 검찰청에서 사무를 보는 줄만 알았던 여동생이 마약단속반 요원으로 타피아의 조직에서 잠입수사 중인 것을 알아낸다. 시드는 여기에 또 한 가지 걱정거리를 오빠에게 안겨준다. 마이크와 오빠 몰래 데이트를 하고 있었던 것. 이들 셋은 계속해서 티격태격하지만, 마약딜러들과 싸울 때에는 남부럽지 않은 팀워크를 자랑한다.

이 정도의 줄거리만으로라면 ’혹시 <리썰 웨폰>의 또 다른 속편이 아닌가’ 하는 실망감도 들 것이다. 그러나 <나쁜 녀석들2>가 다른 버디영화나 경찰영화와 다른 점은 뭐니뭐니해도 윌 스미스와 마틴 로렌스의 찰떡궁합, 코믹한 공감대와 걸쭉한 입담 때문이다(박스 인터뷰 참조). 그리고 <나쁜 녀석들2>에는 연기파 조연배우들이 대거 등장해 두 주인공을 받쳐준다. 쿠바 출신 악덕 마약딜러로 출연한 스페인 출신 조디 모야, 마커스의 동생 시드를 연기한 할리우드의 신성 가브리엘 유니온, 캡틴 하워드로 출연한 조 판토리아노, 러시아 마피아 알렉세이를 연기한 피터 스토메어, KKK단원으로 출연한 연극배우 마이클 셰넌이 그들이다.

<더 록> <아마겟돈> <진주만> 등으로 액션영화의 선두주자로 나선 마이클 베이 감독은 이 영화에서 한 단계 높아진 액션장면들을 준비한다. 이번 영화의 하이라이트를 이루는 자동차 체이스 장면은 지난 여름 마이애미의 맥아더 프리웨이에서 촬영됐다. CGI를 쓰지 않고 많은 카메라를 부숴가면서까지 모든 장면을 실제로 근접 촬영해 그동안 어줍지 않은 컴퓨터그래픽 액션으로 식상해 있었던 영화팬들에게는 신선하게까지 느껴진다. (인터뷰가 예정돼 있던 마이클 베이는 작품의 마무리 작업을 위해 마이애미에 오지 않았다). 관계자에 따르면 영화촬영으로 인해 교통체증이 심해지자 사과 문안을 담은 교통표지판을 세워두기도 했고, 촬영 때문에 다른 길을 사용해야 하는 운전자들의 통행료를 대신 내주는가 하면, 빌딩 해체 계획이 있던 건물을 무료로 폭파시켜주기도 했다고. 이 외에도 현장감을 살리기 위해 실제 마이애미 경찰과 TNT 멤버들을 고용해 출연시키고, 자문 역할을 부탁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나쁜 녀석들2>는 ‘더 크고, 더 빠르게, 더 강하게’라는 속편의 법칙을 충실히 따르고 있다. 그렇지만 ‘더 강해진’ 속편에 대한 반응은 다소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1편에 비해 욕설은 물론 폭력적인 장면들이 많기 때문. (경고: 스포일러) 엑스터시를 시체 속에 숨겨 밀반입, 반출을 한다는 내용 때문에 시체 속을 뒤지는 장면이나, 자동차 추격 중 시체가 여기저기 떨어져 지나가던 차들에 부딪쳐 머리 등 신체 부위들이 잘려나가는 등 끔찍한 장면들이 도처에 숨어 있다. 욕설도 인종차별적인 내용이 많다. 또 여름오락영화라고 하기에는 2시간10분이 넘는 긴 상영시간도 문제점의 하나로 지적된다. 마이애미=양지현 통신원

마틴 로랜스 인터뷰“속편이 많이 늦긴 늦었지?”

스미스와는 정반대로 얼굴에 피곤한 기색이 역력한 로렌스는 “당신도 피곤하죠?”라며 필자를 맞았다. 영화 속의 마커스처럼 어깨에 온 세상의 걱정을 다 짊어진 것처럼 보이는 로렌스. <나쁜 녀석들> 이후 스미스처럼 큰 성공작은 없었지만 <경찰서를 털어라> <빅 마마스 하우스> 등의 영화로 웃음을 선사했다. 감독과 시나리오 작가로도 분했던 로렌스는 얼마 전 콘서트영화 <마틴 로렌스 라이브>로 자신의 뿌리인 스탠드업코미디로 다시 돌아갔었다.

8년 만에 <나쁜 녀석들2>가 나왔는데, 팬들이 오래 기다린 것으로 안다. 왜 이렇게 오래 걸렸나.

모르겠다. 왜 이렇게 오래 걸렸는지. 나도 (속편을 만드는 데) 너무 오래 걸렸다고 생각하는 사람 중 하나다.

2편과 1편의 다른 점이 있다면.

1편보다 훨씬 더 많은 폭파장면과 총격전, 자동차 추격장면이 나온다. 모든 것이 1편의 두배라고 보면 될 거다.

극중에서 마커스는 명상을 자주 한다면서, 귀를 잡고 ‘우사’라고 외치면서 화를 참던데, 이것이 진짜 명상하는 방법 중 하나인가.

솔직히 말하면 ‘우사’가 무슨 뜻인지 잘 모른다. 그냥 화날 때 귀를 잡으면서 압박을 주면 스트레스가 해소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마커스는 극중에서 아직도 철없이 행동하는 마이크 때문에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는다. 둘은 어릴 적부터 친구였고, ‘죽을 때까지 변하지 말자’고 맹세한 사이였지만 아이들과 갚아야할 빚이 생기다보니 그 약속을 잊어버린다.

다음 작품은 무엇인가.

<경찰서를 털어라2>의 촬영을 이미 마쳤고, 개봉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그 이후에는 계획이 없다. 한동안은 좀 쉴 예정이다. 그동안 너무 여유없이 일만 했던 것 같다. 하지만 좋은 작품 제의가 들어온다면 코미디나 드라마나 장르에 관계없이 연기하고 싶다.

윌스미스 인터뷰“코미디를 할 때 행복하다”

영화에서 보던 것처럼 자상하고, 귀여운 남자 윌 스미스. 연일 계속되는 기자회견과 인터뷰 때문에 지칠 만도 하건만 스미스의 얼굴에선 웃음이 떠나질 않는다. 복도를 지나다 모르는 사람을 만나도 가벼운 인사와 웃음을 전한다. 수천만달러의 개런티를 받는 스타로 보이지 않는 겸손함을 지닌 스미스는 <나쁜 녀석들>로 할리우드 스타로 떠오른 뒤 <맨 인 블랙>에서 <알리>까지 다양한 장르의 영화로 계속 인기를 얻고 있다. 스미스는 이제 노래와 연기는 물론 음반과 영화제작에까지 손을 뻗치고 있다.

8년 만에 <나쁜 녀석들2>가 나왔는데, 팬들이 오래 기다린 것으로 안다. 왜 이렇게 오래 걸렸나.

<나쁜 녀석들> 촬영 뒤 나는 물론 마틴과 마이클도 모두 바빠졌다. 모두가 스케줄을 조정해 만나기가 힘들었고, 서로 다른 프로젝트가 많아 시간이 오래 걸렸던 것 같다. 그래도 다시 만나 함께 일하게 되니 너무 즐거웠다. 가족을 다시 만난 것처럼 편하기도 했고. 특히 전에 연기했던 캐릭터라 일할 때 별로 힘들지 않아서 좋았다. (웃음)

2편과 1편의 다른 점이 있다면.

모든 면에서 2편이 1편을 능가한다. 액션이나 코미디 면에서도. 솔직히 1편에서는 스크립을 따라가기보다는 마틴과 즉흥적인 코미디 연기를 많이 했다. 하지만 2편에서는 충분히 리허설할 시간도 있어서 서로의 아이디어를 미리 교환할 수 있어 좀더 나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다. 캐릭터 면에서는 별로 큰 변화가 없다. 마이크는 여전히 여자와 파티를 좋아하고, 총을 쏘거나 싸우기 좋아해서 가정을 먼저 생각해야 하는 마커스와 사이가 점점 벌어진다.

최근 <알리>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에도 올랐는데, 다시 <맨 인 블랙2>와 <나쁜 녀석들2> 같은 액션코미디로 돌아온 이유는 무엇인가.

내 첫사랑은 코미디다. 드라마로 연기력을 인정받고 상을 받는 것도 물론 좋다. 하지만 난 사람들을 즐겁게 해줄 때 가장 큰 행복을 느낀다.

다음 작품은 무엇인가.

알렉스 프로야스 감독의 <아이, 로봇>(I, Robot)과 애니메이션 <샥슬레이어> (Sharkslayer)다. <아이, 로봇>은 내년 여름에 개봉예정인데, <다크시티>와 <크로우> 등을 만든 프로야스 감독 작품이라 기대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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