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 3일 만에 전국 77만명, 네 회사 살린 효녀 되다
<장화,홍련>이 개봉 3일 만에 전국 77만4500명을 동원, 한국영화 개봉 첫주 흥행기록을 바꾸었다. 공포영화의 길일(吉日)인 13일의 금요일에 전국 158개 스크린에 출현한 <장화, 홍련>은 금요일 하루 동안만 전국 19만8천명을 홀렸다. 3일간 서울 21만4144명, 전국 77만4500명의 기록은 종전기록인 <동갑내기 과외하기>보다 1만6500명가량 많은 수치다. 외화 가운데 오프닝 최고기록은 <매트릭스2 리로디드>로 3일간 전국 121만명이었다. <장화,홍련>은 평일에도 평균 전국 12만명을 동원, 개봉 1주일 만인 지난 6월19일까지 서울 38만526명, 전국 125만명을 기록했다. 배급사인 청어람은 2주차 주말이 지나면 전국 200만명을 돌파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장화,홍련>에 대한 반응은 <살인의 추억> 같은 만장일치 찬사는 아니지만 이런 평가와 무관하게 “대단히 무서운 영화”라는 입소문이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특히 열광하는 계층은 10대 소녀들. 영화사 봄에서는 단체로 영화를 보러오는 여학생들이 눈에 많이 띈다고 전했다. <장화,홍련> 관람을 일종의 이벤트로 여겨 무서운 장면을 보고 함께 소리를 지르면서 즐거워한다는 것이다. 영화 관련 각종 홈페이지에서 열띤 논쟁이 벌어지는 점도 특이하다. 전체 이야기를 한눈에 파악하기 힘들기 때문에 관객끼리 질문하고 답하는 내용이 상당히 많다.
<장화,홍련>의 성공은 그간 어려움을 겪었던 영화사 4군데를 동시에 행복하게 만들고 있기도 하다. 투자사인 아이픽쳐스(대표 최재원)는 <로드무비> <마들렌> 등이 잇따라 흥행에 실패했던 터이고 배급사인 청어람(대표 최용배)은 <화성으로 간 사나이>의 실패로 타격이 컸던 상황. 제작을 맡은 두 회사, 봄(대표 오정완)과 마술피리(대표 오기민)도 각각 와 <고양이를 부탁해>가 흥행에 실패해 <장화, 홍련>에 큰 기대를 걸었다. <장화, 홍련>이 두 오씨와 두 최씨, 네 집안을 일으킨 셈이다.
지금 추세로 보면 <장화, 홍련>은 전국 400만명을 무난히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배급사에서는 <첫사랑 사수 궐기대회>가 개봉하는 6월27일을 최대 고비로 여기고 있다. 청어람 대표 최용배씨는 “개봉 3주차인 6월27일에도 흥행 1위를 한다면 전국 500만명을 넘을 것 같다”고 말한다. 시네마서비스가 배급하는 <첫사랑 사수 궐기대회>가 <장화, 홍련>의 상승세를 가라앉힐지 지켜볼 일이다. 시네마서비스는 <장화, 홍련>이 개봉한 날, <역전에 산다>를 배급했으나 흥행성적이 기대에 못 미치는 상황. 개봉 1주일간 전국 30만명을 넘겼지만 장기흥행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편 <살인의 추억>은 지난 6월17일자로 <동갑내기 과외하기>의 기록을 깨고 올해 최고 흥행작 자리에 올랐다. 6월19일까지 485만명을 넘긴 <살인의 추억>은 관객 수가 급격히 줄었지만 6월 말까지 5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남동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