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가리>의 심형래(45)가 새로운 애니메이션을 들고 돌아왔다.4년만에 제작하는 새 애니메이션은 이무기와 용 등 한국적 소재가 등장하는 '용의 전쟁' <디-워>.용이 되기 위해 여의주를 쟁취하려는 이무기들의 싸움을 그린 SF판타지 영화로 과거의 조선시대와 현재의 미국을 시대적 배경으로 한다.
19일 낮 12시 서울 웨스턴 조선호텔에서 기자들과 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심감독은 "<쥬라기공원>이 진짜 같은 공룡을 만들었듯이 냄새가 날 정도로 리얼한 용을 만들어내 보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99년 <용가리>를 제작하며 정부로부터 '신지식인 1호'로 선정된 바 있는 그는 영화가 흥행과 비평면에서 참패하고 해외 배급과정에서 사기를 당하는 등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여기에 개그맨 출신 감독에 대한 당시 보수적인 영화계의 싸늘한 시선도 '심형래 죽이기'에 한몫 했다.
그는 <용가리>에 대해 "비디오나 TV 판권 등으로 해외 시장에서 나름대로 성공을 거둔 영화"라며 "<용가리>가 없었으면 <디-워>의 제작이 불가능했을 정도로 당시 얻은 경험이 소중하다" 고 말했다.오는 3월 크랭크인해 전체 촬영분의 80%를 미국에서 촬영할 계획이며 내년 여름 시즌에 맞춰 극장에 내걸릴 예정이다.
다음은 심감독과의 일문일답.
-- <용가리>의 국내 개봉 이후 많은 비판이 있었는데.
▲비판이 있었다는 것을 잘 알고 있고 실제로 영화를 포기할까 생각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상업적으로 실패했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용가리>가 우리나라에서는 성공하지 못했다지만 미국 비디오 렌탈 시장에서는 좋은 성적을 거뒀으며 케이블의 SF채널에도 팔렸다. DVD나 비디오는 전세계 거의 다 나갔다(수출됐다).
-- <용가리>에 비해 어떤 점이 개선될 것이라 보는가.
▲기술적인 부분에서 노하우가 쌓였으며 시뮬레이션 등 촬영 전 작업도 충분히 했다. 캐스팅도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미국 현지에서 180여 명의 연기자들에 대해 오디션을 치렀으며 여주인공도 어느 정도 지명도가 있는 배우를 찾고 있다. <너스베티>에 나왔던 제니 웨이드나 <피아노>의 안나 파킨, <레옹>의 나탈리 포트만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해외 배급도 미국, 일본의 대형 배급사와 사전에 계약을 체결해 <용가리>때보다 앞서갈 예정이다.
-- 용과 이무기의 이야기를 소재로 택한 이유는?
▲ <해리포터>, <반지의 제왕>은 서구적인 판타지다. 용은 다른 아시아 나라에도 있지만 이무기와 관련된 설화는 우리나라밖에 없다. 한국적인 판타지로 전세계 시장을 공략하겠다.
-- 제작비 조달은 어떻게 할 것인가.
▲총 제작비 150억 중 프리프로덕션에 소요된 80억은 주변의 아는 사람으로 부터 투자 받았다. 나머지 70억 원은 이달 28일 열리는 투자설명회에서 모집할 계획이다. 국내외 기업들로부터 PPL광고를 받는 것도 계획하고 있다.미국의 경우는 스케일링, 디자인, 미니어처 등에서 외주를 주고 따라서 제작비도 높다. 우리 회사는 이 모든 것을 소화해 낼 수 있는 우수인력 90명을 보유하고 있고 이를 통해 비교적 적은 제작비로도 제작이 가능하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