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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같은 계획안, 냉정한 현실
2002-09-09

영진위 예술영화전용관 융자사업, 까다로운 조건으로 신청 접수 2건뿐예술영화전용관 사업에 대한 관심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화진흥위원회(위원장 이충직, 이하 영진위)는 9월6일까지 한달 동안 예술영화 전용상영관 융자사업 신청을 받았지만, 접수는 불과 2건에 그쳤다. 지난해 말 <고양이를 부탁해> <와이키키 브라더스> <나비> <라이방> 등 완성도 있는 저예산 영화들이 흥행작들에 밀려 스크린을 확보하지 못하자 영진위가 공청회 등을 마련한 뒤 올해 처음 시행한 사업이지만 사업계획안의 비현실성에 대한 여러 차례의 문제제기 끝에 우려가 현실이 됐다.가장 큰 걸림돌은 영진위가 내건 융자지원 조건. 계획안에 따르면, 연리 1%로 150억원까지 담보대출해줄 수 있다고 되어 있다. 예술영화전용관을 운영하고 있는 한 관계자는 “멀티플렉스가 아니라면 누가 신청할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융자금액에 상응하는 담보를 제시할 수 있는 여력은 일부 멀티플렉스 업체들밖에 없다는 것이다.그러나 채산성을 따지는 멀티플렉스 업체들에 이러한 제안이 먹힐 리 없다. 영진위는 상업영화를 상영하는 스크린과 비교하여 예술영화를 상영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좌석점유율의 하락을 메워주기 위해 1년 동안 7억원 규모의 보조금을 따로 마련해둔 상태. 하지만 눈앞의 손쉬운 먹이를 놓치면서까지 보조금을 탐낼 멀티플렉스는 없다. 한 멀티플렉스 업체 관계자는 “예술영화전용관 사업에 관해 내부적으로 논의된 적조차 없다”고 말했다.현재 영진위에 접수된 사업자 중엔 기존의 예술영화관들과 중소배급사가 연합해서 신청한 곳이 있긴 하다. 그러나 사업자 대상 조건에 걸맞게 전국에 7∼8개 상영관을 확보할 만한 여력이 있는지는 미지수다. 영진위는 “사업자가 선정되지 않을 경우, 영화계 의견을 수렴해서 사업의 성격을 다시 정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영진위가 “소진성 예산은 곤란하다”는 전제를 바꾸지 않는 이상 예술영화전용관 사업이 술술 풀려나갈 것이라고 예상하는 영화인은 많지 않다.이영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