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은정 감독의 <그림자 아이>가 7월1일 개봉한다. 감독의 데뷔작 <밤의 문이 열린다>와 마찬가지로 이승과 저승의 경계에 아슬아슬하게 걸쳐진 존재들이 등장하고,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슬픔과 남겨진 사람들의 두려움이 미스터리 판타지 장르 안에 녹아 있다. 수안과 수련 자매로 등장하는 박소이와 유나, 이들의 엄마 금옥으로 출연하는 임수정이 상실의 통증을 생생히 감각하게 한다. <담보>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로 존재감을 알린 박소이, <유괴의 날> <파친코>로 주목받은 유나 그리고 유은정 감독과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우리가 사는 땅 아래에는 다른 세계가 하나 있어.
아무도 몰랐지만 그곳에 그림자 하나가 있었대.
혼자인 그림자는 외로웠지.
그러다 땅 위에서 즐겁게 노는 두 아이를 본 거야.
두 아이는 거울을 보는 것처럼 닮았고 서로의 마음을 느낄 만큼 친했어.
그림자는 두 아이가 부러웠지.
“너희는 몸이 두 개니까 하나를 줘. 나랑 바꾸자.”
두 아이는 싫다고 했어.
“몸을 안 주면 너희가 다신 못 만나게 하나를 땅 아래로 영원히 데려갈 거야.”
<그림자 아이>는 ‘그림자와 두 아이’라는 이야기로 시작한다. 수안(박소이)과 수련(유나)의 집안에 대대로 내려온 이 그림책은 자매의 비극을 예고하는 복선이 된다. 누가 먼저 잠이 드는 것도 싫고 떨어져 밤을 보내는 것도 싫어 꼭 붙어 지냈던 자매는 수련의 죽음으로 재회할 길 없는 이별을 맞는다. 언니와 함께 옥상에서 떨어진 후 3년간 혼수상태에 빠졌다 깨어난 수안은 언니의 부재를 현실로 받아들이는 것이 버겁다. 그러던 어느날 수안은 우연히 언니를 꼭 닮은 재인(유나)을 만난다. 도플갱어의 등장과 죽음을 속삭이는 유령의 존재에 혼란스러워하던 수안과 엄마 금옥(임수정)은 결국 집안의 저주 앞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사랑하는 존재를 지키려 애쓴다.
유은정 감독은 데뷔작 <밤의 문이 열린다>에서 유령처럼 떠도는 비주류의 존재들에게 애틋하게 손을 내밀었다. 전작의 주인공이 혼자 외롭게 시간을 역행했다면, 감독의 두 번째 영화 <그림자 아이>에선 10대 소녀들인 수안, 수련, 재인이 다른 세계의 문 앞에 함께 선다. 상실의 슬픔이 만들어낸 애틋한 환영이기도 하고 끊어내지 못한 저주의 굴레이기도 한 유령의 존재는 잔혹동화의 형태로 슬픔과 공포를 자아내고, 엔딩에 이르면 이 모든 슬픔과 공포가 지독한 사랑과 애도에서 기인했음을 마주하게 된다.
잔혹동화에 몸을 실은 박소이와 유나, 두 10대 배우는 맑고 깊은 두눈으로 악몽 같은 세상의 이쪽과 저쪽을 응시한다. 사랑하는 가족을 지키지 못했다는 한없는 슬픔과 죄책감,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고야 말겠다는 다짐이 두 배우의 얼굴을 통해 피어난다. <파친코> <유괴의 날> 등에서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준 바 있는 유나, <담보>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등에서 깊이감이 남다른 두눈으로 관객을 설득시켰던 박소이에게 <그림자 아이>는 호기심과 도전 정신을 일깨운 작품이었다. 영화가 아닌 현실에선 눈만 마주쳐도 명랑만화의 소녀들처럼 환하게 웃어대던 두 배우, 그래서 유령이 아니라 요정이 강림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들게 만들었던 두 배우. 그리고 이들을 미스터리 판타지의 세계로 안내한 유은정 감독까지 한자리에서 만나 <그림자 아이>라는 세계의 문을 하나씩 열어보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