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제작자 - <홍이> <세계의 주인> 김세훈 프로듀서
올해의 제작자는 <홍이><세계의 주인>을 제작한 세모시의 김세훈 프로듀서다. <우리집><애비규환><지옥만세>등 “독립·예술영화 프로듀서로서 다년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제작사 세모시를 만들어 <홍이><세계의 주인>을 선보인”(정지혜) 김세훈 프로듀서는 2025년 “지켜져야 할 이야기가 지켜질 수 있도록 제 역할을 다했”(남선우)다. 두 작품 각각의 제작 방식을 향한 상찬 또한 이어졌다. <홍이>는 “모녀라는 난해한 관계를 완성도 있게 탐구”(이유채)하며 “상업성과 윤리, 주제의식을 균형 있게 견인하는 제작자의 역할을 분명히 보여준 작품”(이유채)이고, <세계의 주인>은 제작자의 존재가 “윤가은의 생각대로, 목적대로, 목표대로, 상상대로 구현될 수 있었던 기반”(이자연)인 동시에 “자연스러운 학교 장면의 컨트롤 등 제작자가 얼마나 뒷받침을 잘했는지 돋보이는 작품”(황진미)이라는 평을 들었다.
김세훈 프로듀서는 “설립한 지 3년밖에 되지 않은 세모시를 선정해준 것은 한달 사이로 독립영화 두 작품을 개봉한 제작자에게 큰 위로이자 따뜻한 격려로 다가온다”라며 인사를 전했다. 그는 “적절한 예산이 필요한 가능성 있는 시나리오를 좋은 사람들과 웃으며 만들었다”라며 2025년을 회상했다. “세모시를 믿고 작품을 맡긴 황슬기, 윤가은 감독님에게 영광을 돌린다. 앞으로도 같은 자리에서 묵묵히 그리고 치열하게 영화적인 고민을 이어가겠다. 감사하다.” /정재현
올해의 신인감독 - <3670> 박준호 감독
한국에서 새 삶을 시작한 탈북자 철준(조유현)과 그의 첫 남한 친구 영준(김현목). <3670>은 이 둘을 중심으로 “퀴어, 탈북자라는 이중의 소수자성을 지닌 주인공의 삶을 잘 포착”(황진미)해냈고 “탈북민과 게이 커뮤니티를 내부적 시선으로 응시하며 사려 깊고 담대한 연출로 한국 퀴어영화에 새로운 지형을 만들어냈다”(홍은미). “탈북, 퀴어, 자립, 정체성 등 어느 것 하나 쉽지 않은 소재를 어렵지 않게 풀어내는 솜씨”(이유채)가 탁월하고, 연출의 리얼리티와 시나리오의 밀도, 배우의 연기의 합을 통해 ‘진짜 이야기’라는 확신”(최선)을 주며, 소수자의 삶과 사랑에 관해 “관객에게 이해를 요구하지 않고 현실과 보편의 언어로 조용히 공명의 지점을 찾아”(최선)냈다는 찬사와 함께 박준호 감독은 이견 없이 올해의 신인감독으로 선정됐다. 소식을 전해들은 박준호 감독은 “첫 장편으로 많은 관객을 만나고 수상했는데 연말에 <씨네21>에서 격려를 보내주셔서 얼떨떨하고 감사하다”며 웃었다. “<3670>이 이렇게 사랑받은 이유가 무엇인지는 좀더 봐야겠지만, 철준과 영준이 관객들에게 깊이 다가간 덕이 크다. 철준이 단순히 탈북자 게이여서가 아니라 공동체에 소속되기 바라는 한 인간으로서 느끼는 두려움, 불안에 다들 공감해주셨다.” 박준호 감독은 현재 차기작을 구상 중이다. “독립 장편과 퀴어 소재 시트콤을 생각하고 있다. 좋은 작업과 함께 다시 인사드리겠다.” /조현나
올해의 시나리오 - <3학년 2학기> 이란희 감독
2021년 <씨네21>이 꼽은 한국영화 베스트 4위에 오른 데뷔작 <휴가>에 이어, 2025년 개봉한 이란희 감독의 두 번째 장편 <3학년 2학기>또한 필자들의 고른 지지를 받았다. 한국영화 베스트 2위, 그리고 ‘올해의 시나리오’로도 호명받은 이 작품은 “악덕한 어른과 나쁜 현실 사이에서 선택을 강요받는 존재가 아니라 ‘살아가는’ 존재로서 10대의 일상을 그렸다는 점에서 새로운 시나리오”(이유채)로 읽혔다. 말하고자 하는 내용과 이를 풀어내는 방식이 영화에서 유기적으로 결합해 각본의 힘을 보여줬다. “조심스럽다고 해서 소극적이라고 말할 수 없는 것처럼, 차분한 화법으로 사안을 재고하는 적극성을 드러낸”(남선우) 것이다. 꼼꼼한 조사와 취재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꾸린 이란희 감독은 “나보다 먼저 청소년 노동자들을 기록했던 분들”,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던 청소년들” 덕분에 <3학년 2학기>를 시작할 수 있었다며 그들에게 고마움을 표한 뒤 소감을 덧붙였다. “작품을 만들 때마다 그 인물들이 살고 있는 세계를 조금이나마 알게 되면서 어떤 염원을 품곤 합니다. <3학년 2학기>를 만들고 관객들과 만나며 품었던 염원을 많은 분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부모를 잘 만나지 못해도, 타고난 재능을 찾지 못해도, 꿈이 없어도, 빛나는 성취를 이루지 못해도, 엄청난 노력을 하지 않아도, 운이 좋지 못해도, 누구나 인간으로서 평등한 권리를 인정받으며 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남선우
올해의 촬영감독 - <하얼빈> 홍경표 촬영감독
2025년, 장엄한 장면을 이끌어낸 <하얼빈>이 올해의 촬영으로 꼽혔다. 엄혹하고 고독한 독립투사의 얼굴을 포착한 <하얼빈>은 이야기의 무게를 자유자재로 이미지화한 홍경표 촬영감독에 의해 완성됐다. 그는 “담배 연기 자욱한 어두운 지하실부터 끝없이 펼쳐진 푸른 빙판까지, 주권을 빼앗긴 시대의 공기까지 그대로 담아냈다.”(이유채) 특히 “빛과 그림자의 대비로 인물과 시대를 입체적으로 구현하고 입김과 담배 연기로 기류의 흐름을 보여주는 과정은 숨 막히는 현장을 시각화”(최선)하며 관객의 몰입을 극대화한다. 영화 전체의 메시지를 잠시만 차치하더라도 “촬영 그 자체로 뛰어난 예술성”(황진미)을 지니고 “<하얼빈>이 이토록 가능했던 결정적 이유는 홍경표 촬영감독의 존재”(홍은미) 때문이라는 호평이 잇따른다. 기쁜 소식을 전해 들은 홍경표 촬영감독은 “극장에서 보고 싶은 시네마적 경험을 담아내고자 했다”고 당시의 목표를 전했다. “시나리오가 한편의 소설과 같다면 그것을 압축해 표현하는 촬영은 시와 같다. 눈으로 서사를 읽어낼 수 있도록 은유하고자 한다. 이 과정을 위해 가장 신경 쓰는 것은 역시나 시나리오를 여러 번 반복해 읽는 것. 영화가 가고자 하는 방향을 명확히 인지해야 시각화, 이미지화하는 과정도 선명해진다.” 홍경표 촬영감독은 2026년 나홍진 감독의 <호프>로 관객과 다시 만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