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트를 선정하는 일은 언제나 탐탁지 않지만 그럼에도 비평가와 예술가, 관객과 창작자, 독자와 필자 모두에게 효용을 지닌다. 현재 공급자와 수요자 모두를 겸하는 직군 종사자들이 업계의 조류를 어떻게 진단하는지 다수결 합의를 통해 해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씨네21>은 창간 이래 기념일마다 꾸준히 영화의 리스트를 만들어왔다. 올해는 창간 30주년을 맞아 지난 30년의 영화를 결산하는 시간을 갖는다. 53명의 기자, 평론가, 영화인에게 ‘1995~2024년에 나온 한국, 해외 영화 중 당신이 생각하는 최고의 영화는 무엇입니까?’를 물었다. 신선하면서도 예측 가능한, 동시에 다양한 이야깃거리를 나눌 수 있는 이 통계가 어떤 이에겐 놓친 영화의 보고이길, 다른 이에겐 연구의 제재이길 바란다.
한편 <씨네21>이 선정한 20편의 영화 중 일부는 올해 개관 25주년을 맞는 한국의 대표 예술영화관 ‘씨네큐브’에서 상영된다. 21세기가 도래한 이후 사반세기 동안 씨네큐브는 예술가와 관객이 영화를 매개로 소통할 수 있는 창을 열어두었다. 11월12일부터 25일까지 진행되는 씨네큐브의 25살 생일 파티, ‘씨네큐브 25주년 특별전: 우리가 사랑한 영화들’의 개막을 맞아 우리에게 수많은 ‘시네마 천국’을 선사한 씨네큐브의 지난 시간까지 돌아본다.
끝으로 이번 <씨네21>1531호 표지는 특별한 방식으로 제작했다. 베스트 리스트에 오른 세편의 영화, <시><마더>그리고 <하나 그리고 둘>을 소재로 만든 페이퍼아트다. “영화가 세번의 삶을 더 가져다준다”는 <하나 그리고 둘>의 대사처럼 좋은 영화들의 목록이 독자 여러분의 삶을 보다 풍요롭게 만들길 희망한다. 좋은 마음으로 표지디자인을 맡아준 최숙경 종이조각가에게 깊은 감사를 전한다.
*이어지는 글에서 영화 영화베스트 소개가 계속됩니다.
**각 영화인, 평론가 <씨네21>기자가 꼽은 영화베스트10 리스트는 오직 1531호 지면에서만 확인 가능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