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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아버지라는 이름의 굴레, <프랑켄슈타인> 리뷰와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 인터뷰
정재현 2025-10-30

1983년. 멕시코의 한 영화학도가 앨프리드 히치콕의 <>를 분석하며 아래와 같은 문장을 적었다. “호러영화에 한해서, 현실에 구속되지 않은 예술가는 영화의 형태를 띤 시(詩)로서 세상에 대한 가장 순수한 반영을 창조할 수 있다.” 히치콕을 동경하던 청년의 이름은 오늘날 괴수 호러의 거장이 된 기예르모 델 토로다. 델 토로는 젊은 날 선대 감독을 분석한 자신의 언어를 닮아갔다. 세상과 불화했던 소년은 어린 시절 동화 속 아웃사이더였던 괴물에 스스로를 동일시했고, 지금껏 괴물을 자신의 수호 성인으로 삼았다. 괴물을 잔혹한 현실을 비추는 순결로 표상하며 <악마의 등뼈><판의 미로: 오필리아와 세개의 열쇠><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등의 시적 호러를 내놓았다.

무수한 영화제에서 큰 상을 연거푸 받고 멕시코의 좋은 친구들, 알폰소 쿠아론, 알레한드로 곤살레스 이냐리투와 함께 할리우드에서 ‘스리 아미고’로 활약하는 동안 기예르모 델 토로는 두 고전소설을 영화화하기 위해 전심을 쏟았다. 카를로 콜로디의 <피노키오>와 메리 셸리의 <프랑켄슈타인>. 델 토로는 “기아가 된 두 존재인 피노키오와 피조물이 스스로 운명을 개척하며 창조주에게 존재의 의의를 힐문하는 이야기가 나의 DNA에 깊이 새겨져 있다”라고 고백했다. 특히 <프랑켄슈타인>은 델 토로가 일평생 숭배해온 신성이고 그의 영화에 언제나 주석으로 인용된 텍스트다. 마침내 2025년, 기예르모 델 토로는 1억2천만달러의 거대 예산을 들인 <프랑켄슈타인>을 완성했다. CG나 크로마키 촬영 없이 모든 세트를 직접 지어올렸고 촬영과 미술, 편집과 음악에 그가 추구해온 미학을 쏟아부었다. <씨네21>이 국내 언론 중 유일하게 일생일대의 야심작을 완성한 기예르모 델 토로와 단독으로 만났다. 괴물 이야기를 나눌 때면 그의 옥색 홍채에 엄청난 섬광이 스트로브 조명처럼 일순간 터지고 곧바로 스러졌다. 빛과 어둠을 다루는 영화의 조물주는 타인을 대하는 스크린(눈)마저 시네마틱했다.

*이어지는 글에서 <프랑켄슈타인> 리뷰와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 인터뷰가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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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넷플릭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