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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 심은경의 시간, 고민, 사랑으로 채운 점묘화, <더 킬러스>
조현나 사진 백종헌 2024-10-29

‘킬러들의 살인극’이라는 <더 킬러스>의 설정 안에서 배우 심은경의 위치를 상상해보자. 배경보다는 중심, 그중에서도 강렬한 킬러의 역할에 그를 대입하게 된다. 미리 밝히자면 일부는 맞고 일부는 빗나간 예측이다. 김종관·노덕·장항준·이명세 감독이 연출한 네편의 단편을 엮은 옴니버스영화 <더 킬러스>에서 심은경은 없어선 안될 주역이자 짧게 스쳐가는 단역으로 여러 차례 외피를 바꿔 등장한다. 그동안 축적되어온 심은경에 관한 모든 인상을 잊어도 좋다. 그 스스로도 “배우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된 작품이라 단언할 만큼 전에 없던 심은경의 에너지가 네 단편에 고스란히 녹아들었다. 배우 심은경이라는 세계를 다시 탐험하고 다시 발견해야 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 부산국제영화제(이하 부산영화제)에 온 것이 처음은 아니지만 출연작이 부산영화제에 초청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개봉 시기도 가까워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겠다.

하루하루를 정신없이 보내고 있다. 얼마 전 진행된 <더 킬러스> 가족 시사회의 뒤풀이 자리에서 평생 은인인 <써니>의 강형철 감독님을 비롯해 여러 연기자 선생님들을 뵀다. 건네신 응원과 칭찬들이 정말 큰 위안이 됐다. 얼마나 용기가 생기던지. 더 겸손하자고 마음먹었다.

- <씨네21>의 <더 킬러스> 리뷰 중 ‘올해의 발견’이라는 표현을 장항준 감독이 관객과의 대화, 라디오 등에서 꾸준히 언급했다.

너무 부끄럽다. (웃음) 나도 부산영화제 기간에 <씨네21>의 평을 읽고 무척 기뻤다. 장항준 감독님이 계속 그 평을 언급하셔서 살짝 당황하기도 했는데, 감독님이 “이 평을 읽고 너무 기뻐서 계속 자랑하고 다니고 싶다”고 하시더라. 말리려 해도 말릴 수가 없어서 그냥 요즘은 ‘앗, 또 시작하신다’ 하고 받아들인다. 여전히 부끄럽지만 또 감사한 마음이다.

- <더 킬러스> 네개의 단편에 연이어 출연했다. 네 작품을 동시에 준비하는 느낌이었겠다.

‘따로 또 같이’라는 말에 들어맞는 프로젝트라고 생각한다. 작품마다 감독님들의 개성이 묻어 있으면서도 헤밍웨이의 원작에 담긴 주제가 유기적으로 연결된다. 내 입장에선 겹치는 부분이 전혀 없는 캐릭터들을 연기할 기회였기 때문에 배우로서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지난해 8월 말부터 10월 말까지 촬영을 진행했는데 아역 때 이후로 연기라는 행위 자체의 재미를 느낀 건 정말 오랜만이다.

- <더 킬러스>의 문을 여는 <변신>부터 이야기해보자. 바텐더 주은은 첫 등장부터 심상치 않다. 평범함을 가장하지만 섬뜩한 눈빛이나 웃음이 인물의 속내를 궁금하게 만든다. 스크린에서 이런 심은경의 얼굴을 처음 본 것 같은데.

<변신>의 주은은 내가 너무너무 해보고 싶었던 캐릭터다. 김종관 감독님도 지금까지 해보지 않았던 장르물에 도전하는 거라 <변신>이라는 타이틀이 우리 둘 다에게 적용된다고 서로 이야기하곤 했다. 그래서 이 작품을 촬영할 때 많이 신났다. ‘이렇게 해보면 어떨까요? 저렇게 해보면 어떨까요?’ 하며 테이크도 몇 차례나 가고 아이디어도 많이 냈다.

- 작품에 관해 감독에게 의견을 많이 얘기하는 편인가.

많이 말하고 많이 들으려 한다. 감독과 배우간 소통이 잘 이루어지지 않으면 연출 따로, 연기 따로 가며 작품이 산으로 갈 수 있다. 연기가 영화의 모든 걸 해결해줄 수 없다는 걸 잘 알기 때문에 감독님이 내 캐릭터를 어떻게 생각하고 어떤 느낌을 주고 싶어 하는지 자주 여쭤본다. 그걸 잘 파악해 내 것으로 승화하는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래서 작품에 들어가게 되면 감독님으로부터 작은 단서라도 끌어내기 위해 노력한다.

- 주은이란 인물은 처음부터 자신을 잘 드러내지 않는다. 주은에 관해 어떤 힌트를 얻었나.

김종관 감독님은 오히려 뭘 주지 않고 ‘은경씨 믿고 가겠다’고 말씀하시곤 했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주은의 직업이 바텐더라 감독님의 단골 바에 가서 바텐더 기술을 배웠다. 영화에 보면 주은이 티스푼 같은 걸로 술을 저으며 섞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게 생각보다 어렵다. 주어진 시간 안에 자연스럽게 익힐 수 없을 것 같아 감독님께 말씀드렸다. 주은의 손이 영화에 어디까지 담길 것 같냐고, 클로즈업이 들어오면 대역을 써야 할 것 같다고. 그랬더니 “그냥 이렇게 이렇게 해보세요. 은경씨가 할 수 있는 만큼 해주시면 현장에서 우선 볼게요”라는 답이 돌아왔다. ‘그냥 이렇게 이렇게’가 어떤 걸까 생각하며 감을 찾으려고 했다. 그래서 주은이란 인물이 내게 어떻게 읽혔는지 감독님께 많이 말씀드렸다. 내가 참고한 인물은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샤이닝> 중간에 나오는 바텐더다. 바에서 깨어난 운철(연우진)이 지금 눈앞에 보이는 게 현실인지 환상인지 헷갈려 하는데, 그 중심에 내가 있으면 좋겠어서 말씀드렸더니 좋다고 하시더라. 정말 좋으신 건지 반신반의하며 촬영했던 기억이 난다. (웃음)

- <업자들>의 경우 처음 제안받은 건 킬러들 중 한명이었다. 하지만 시나리오를 보곤 킬러들에게 납치당하는 소민을 하고 싶다고 역으로 제안했다고.

‘기혼자이자 엄마인 인질’이라는 설정이 흥미로웠고, 소민이 등장하는 시간에 비해 연기 변화의 폭이 상당히 넓었다. 시나리오를 읽을 때부터 제일 눈에 띄어서 도전해보고 싶었다. 처음에는 ‘룰루랄라 재밌겠다~’ 하며 시작했지만 정작 이 역할이 제일 어려웠다. 하청노동의 문제점을 짚은 <업자들>은 네 단편 중 가장 현실에 맞닿아 있는 블랙코미디다. 캐릭터들도 현실에 있을 법하고, 인질이던 소민은 결국 본인도 광분하며 살인청부를 하기에 이른다. 자칫하면 과해질 것 같은데 밸런스를 잡는 게 쉽지 않았다. <업자들>을 촬영할 때 엄청 무더운 여름날이었다. 더위에 지쳐 제대로 임했는지 자신이 없었고, 야외촬영이라 후시녹음을 해야 하는 장면들이 있었는데, 일부만 후시녹음을 하니 톤이 맞질 않아 감정신 빼고는 전부 재녹음하겠다고 했다. 그렇게 2시간만 잡혀 있던 녹음이 5시간이 됐고 노덕 감독님이 ‘넌 진짜 참 독한 사람’이라면서 거의 기절하려고 하셨다. 그런데 난 그렇게 해야 안심이 된다.

- 기본적으로 본인 연기에 대한 기준점이 높은가보다. 완벽주의 성향인가.

그렇다기보다는 내가 할 수 있는 노력을 다 하는 거다. 어릴 때는 미처 몰랐는데 배우라는 직업은 내가 뭐라도 준비해야 그나마 형태라도 갖출 수 있다. 열심히 준비해도 잘 나오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이 정도는 해야 작품에 걸맞은 캐릭터가 탄생한다고 생각한다.

- 듣다보니 <모두가 그를 기다린다>는 어떻게 준비했는지 궁금하다. 나머지 세 작품과 달리 잡지 모델로서 사진 한컷으로만 등장한다.

처음엔 장항준 감독님이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목소리와 잡지 모델 둘 다 하면 어떻겠냐고 제안을 주셨다. 하지만 1970년대의 시대상을 살려서 목소리 연기를 할 수 있을지 확신이 없었다. 그래서 대중잡지 표지모델로서만 등장하는 것으로 정리했고 <수상한 그녀>의 오두리를 연기했던 경험이 꽤 도움이 됐다.

- 순서상으론 <무성영화>가 가장 나중이지만 <무성영화>의 대본을 가장 먼저 받았다.

기존에 내가 알고 있던 대본의 형식, 영화의 문법과 완전히 달랐다. 대본을 다 읽은 뒤 회사 대표님께 말씀드렸다. “제가 드디어 영화로 예술을 하네요, 너무 감격스럽습니다.” 이 이야기를 뉴욕아시아영화제에서 했더니 관객들이 빵빵 터지더라. (웃음) <무성영화>를 준비하면서도 감독님께 많이 여쭤봤다. ‘선샤인은 어떤 아이인가요?’와 같은 단순한 질문으로 시작할 수 없어서 ‘<무성영화>를 어떻게 이해하면 좋을까요?’라고 했더니, 영화란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볼 수 있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그래서 다른 배우들과 일주일간 감독님께 강의를 들었다. 찰리 채플린, 버스터 키턴, 자크 타티의 영화들을 함께 보고 특정 장면들을 오마주해 <무성영화> 에 반영했다. 선샤인을 포함한 세명이 떠드는 장면에선 찰리 채플린의 <위대한 독재자>에서 히틀러가 연설할 때 마이크들이 뒤로 넘어가는 장면을 참고했고, 자크 타티의 <윌로씨의 휴가> <플레이타임>에선 자유로운 슬랩스틱 연기를 유심히 봤다.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의 <소매치기>를 보면 배우들이 손가락 하나도 섬세하게 움직이는데 감독님은 내가 그렇게 연기하기를 바라셨다. 하지만 한번도 해보지 않은 방식이라 그 감각을 살릴 수 없을 것 같았고 결국 감독님이 내 팔을 잡고 직접 움직여주셨다. 1950~60년대 촬영 현장에 놓여 있는 기분이었다. 무척 재밌었고 이후로는 연기를 대하는 자세, 역할 연구에 대한 개념도 많이 달라졌다.

- 어떻게 달라졌나.

연습만이 살 길이라는 걸 깨달았다.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이 배우들에게 요구하는 것과도 비슷한데 <더 킬러스>를 찍을 때 대본을 계속 소리내서 읽거나 중얼거렸다. 그러다보면 대사가 완전히 내 것이 되고, 대사를 외워야 한다는 압박에서 벗어나 현장에서 새로운 제스처나 애드리브를 시도할 수 있다. 예전엔 연기 경험이 쌓일수록 도태되는 기분이었다.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감성에 충실한데도 완성본을 보면 매번 부족해 보이고 속상했다. 어릴 때 연기를 시작했지만 제대로 배운 적은 없어서 현장에서 직접 부딪혀가며 본능적으로 연기하는 것에 익숙했다. <더 킬러스>를 통해 기술적으로 접근하는 방식을 새롭게 익혔고 김종관 감독님의 신작 <낮과 밤은 서로에게>를 촬영할 때 적용해보니 다행히 잘 맞았다. 연습의 중요성과 나의 이미지가 영화에 어떻게 담길지 전체적으로 가늠해보는 방법 같은 것들. 유레카!라고 외치고 싶을 정도로 <더 킬러스>가 영화, 영화라는 작업에 관해 내게 많이 알려줬다.

- 오랜 기간 일본에서 활동하며 여러 영화와 드라마 작업에 참여했고 <신문기자>로 일본 아카데미 최우수 여우주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당시 어떤 마음으로 일본 활동을 결심했나.

한마디로 나를 내던진 거다. 너 한번 가서 해보란 식으로. 일본에서 활동하며 유연성이 많이 길러졌다. 일본은 한국보다 프리프로덕션 기간도, 촬영 기간도 짧다. 초반엔 일본어도 잘 못할 때라 오히려 나를 내려놓게 됐다. 특히 <신문기자>를 할 때는 용어들이 어려워 계속 국어책 읽듯 소리내서 대사를 읽었다. 그러다보니 감정선에 관한 아이디어가 떠오르면서 현장에서 무리 없이 임할 수 있었다. 돌이켜보면 그때부터 대사 연습의 중요성을 깨달았던 것 같다. 그리고 그 방식을 정립해준 게 <더 킬러스>고.

- SNS를 보면 ‘성덕’이라는 표현이 종종 등장한다. 피아니스트 임윤찬, 자크 타티 감독, 뉴진스 등 좋아하고 즐기는 분야의 폭이 넓다. 요즘엔 무엇에 빠져 있나.

요즘의 덕질은 영화, 책, 뉴진스가 전부다. 쉴 때 자주 극장에 가려 하고 책은 하도 사들여서 엄마가 종종 “은경아, 책으로 성도 쌓겠어”라고 말씀하시곤 한다. 병렬 독서를 멈추고 한권씩 완독하는 습관을 들이려 노력 중이다. 클래식을 좋아해서 일본 집에는 클래식 음반이 쌓여 있다. 뉴진스는… (휴대폰 뒤의 뉴진스 스마트톡을 보여주며) 굿즈를 이렇게까지 많이 사본 적이 없다! (웃음) 중학생 때 서태지 이후로 이렇게 열광한 아티스트는 뉴진스가 처음이다. 주변에 좋아하는 지인들이 많아서 포토카드를 서로 나눠 갖기도 한다.

- 30대에 접어들었고 연기 인생으로서도 새로운 챕터에 들어섰다는 인상이다. 새롭게 세운 목표가 있을까.

30대라니, 언제 이렇게 나이를 먹었나 싶다. 돌이켜보면 어릴 때 연기 공부를 충분히 하지 않은 것이 아쉽다. 요즘은 틈만 나면 극장에 간다. 예전 영화나 재개봉작을 상영하는 곳이 많아서 그런 작품들을 다시 보다보면 새롭게 느끼는 것들이 있다. 이제는 좀더 연기라는 일을 편하게 대하고 싶다. 거창한 목표보다는 지금 내가 해야 할 일,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자는 주의다.

- <별빛이 내린다> <낮과 밤은 서로에게> 등 차기작들을 소개해준다면.

<별빛이 내린다>는 청춘멜로영화다. 20대의 마지막을 멜로영화로 마무리하고 싶은 생각에 택한 작품이다. 김종관 감독님의 차기작 <낮과 밤은 서로에게>는 겉으로는 도도하고 까다로워 보이지만 알고 보면 푼수에 조금 허술한 면이 있는 캐릭터를 맡았다. 지금까지 내가 해보지 않은 역할이라 제안받고서 할지 말지 고민이 됐는데 김종관 감독님이 “은경 배우라면 충분히 잘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씀하셨다. <변신> 에서 감독님과의 작업이 참 재밌었기에 이번에도 나를 어떻게 ’변신‘시켜주실지 기대가 크다.

나에게 심은경 배우란… <더 킬러스> 네명의 감독에게 듣는 배우 심은경

김종관 감독

“<낮과 밤은 서로에게>라는 차기작에서 함께하자고 제안을 넣은 상태에서 <변신>을 먼저 촬영하게 됐다. 내가 느낀 특징은 캐릭터에 접근하는 (심)은경씨만의 독특한 방식이 있는데 그게 캐릭터와 잘 붙고, 배우와 감독으로서 서로 적응하는 단계에서도 전혀 거부감이 들거나 낯설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기존에 합을 맞춰온 배우들과는 결이 달라서 신선했다. 참여한 작품의 방향성이나 분위기를 잘 이해해주고 작업 과정에서 대화를 나누는 것도 즐거웠다. 배우와 작업하는 걸 좋아하는 입장에선 새로운 무기를 찾은 느낌이다. 앞으로도 서로 재밌게 일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노덕 감독

“한마디로 정의하긴 어렵지만, 은경씨는 굉장히 입체적인 사람이다. 작업할 때는 본인이 원하고 궁금한 것을 돌려 말하는 법 없이 직접적으로 소통하는 자세를 보여줘서 역시 경험이 많은 배우구나 생각했다. <업자들>에선 은경씨가 맡은 소민이 엄마와 통화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게 실제 은경씨 어머니의 목소리다. 집에서 연습해봤다며 연습본을 들려줬는데 마음에 들어 영화에 써도 될지 여쭤보고 그대로 사용했다. 작업의 작은 부분에도 무척 열정적으로 참여했다. 기술적인 문제 때문에 후시녹음을 해야 했는데 본인이 계속 모니터하고 리테이크를 가며 완성도를 높이더라. 녹음이 끝나면 가려고 식당을 예약해뒀었는데…. (웃음) 분량 대비 이렇게 열심히 후시녹음을 하는 배우는 처음이라 완벽주의자구나 싶었다. 워낙 성실하고 믿음을 주는 사람이라 배우와 감독이라기보다는 작업자와 작업자의 관계라 여기며 재밌게 촬영했다.”

이명세 감독

“<무성영화> 특성상 배경 지식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배우들과 찰리 채플린, 버스터 키턴, 자크 타티의 고전영화들을 함께 공부하는 시간을 가졌다. 은경씨가 워낙 진지한 학구파라 질문도 많았고 열심히 임해줬다. 나와 나이 차이가 꽤 나지 않나. 그럼에도 연습하면서 많이 친해졌고 나중엔 거의 나를 손바닥에 올려놓고 작업했다. (웃음) ‘믿음이 매직을 만든다’고들 하는 것처럼 배우가 감독을 믿고 따라와줘야 되는 부분들이 있는데 은경씨가 정말 잘해줬다. 선샤인의 외형도 지금까지 은경씨가 해온 것과는 달랐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는데 흔쾌히 받아들여줬다. 본인도 변화를 바라온 것 같더라. 새로운 시도, 망가지는 것에 두려움이 전혀 없었다. <인정사정 볼 것 없다> 이후 오랜만에 즐겁게 찍은 영화다.”

장항준 감독

“이번에 처음으로 작품을 같이했는데 생각 이상으로 맑고 순수한 배우였다. 그러면서도 대화할수록 속내가 깊고 마음을 열고 상대방의 의견을 받아들이려는 점도 인상적이었다. <더 킬러스>에서와 같이 계속 다른 캐릭터의 외형을 갈아입는 데도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는 배우는 흔치 않다. 지금까지 그래왔듯 또 다른 변신이 가능한 배우가 아닐까. 이번엔 작은 역할로 함께했지만, 앞으로 장편 작업도 함께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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