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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스크린 역사의 한 부분, 경매 통해 ‘오만과 편견’ ‘에버 애프터’ 등 영화·드라마 의상 팔려

<BBC>의 1995년 TV드라마 <오만과 편견>에서 피츠윌리엄 다아시로 분한 콜린 퍼스가 입었던 ‘젖은 셔츠’가 지난 3월5일 런던에서 열린 경매에서 구매자의 프리미엄 5천파운드를 포함한 2만5천파운드(약 4250만원)에 낙찰됐다. 옥션측은 셔츠의 경매자에게 당시 퍼스가 셔츠와 함께 신었던 부츠와 사인도 함께 전달할 거라고 밝혔다. 이 셔츠는 영국의 한 박물관에 전시될 예정이나 아직 장소와 관련해 구체적인 내용이 밝혀진 바는 없다. 사실 이 셔츠는 퍼스가 촬영 중 입었던 세장의 셔츠 중 하나다. 첫 번째 셔츠는 이미 자선 경매로 낙찰됐으며, 나머지 두장은 <전망 좋은 방>으로 오스카와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수상한 디자이너 존 브라이트가 1965년 설립한 의상실 ‘코스프롭’이 소유하고 있었다. 코스프롭은 마지막으로 남은 한장은 자신들의 자료 보관소에 보관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콜리 퍼스의 ‘젖은 셔츠’는 그가 호수에서 수영하고 나와 들판을 거닐 때 입었던 것으로, 당시 이 장면이 전파를 타자 시청자들로부터 유례없는 호응을 얻었다. 드라마 <오만과 편견>의 의상디자이너였던 디나 콜린은 “이 장면은 대본에는 없었던 것”으로 “당시 남성의 나체를 TV에 내보낼 수 없던 방송법 때문에 급히 만들어진 장면”이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텔레비전 역사에 길이 남을 명장면이자 고전 배우인 퍼스의 평판을 ‘섹스 심벌’로 변화시킨 최고의 순간”이라 평하기도 했다. 이 장면은 이후 넷플릭스의 인기 시리즈 <브리저튼>에서 조너선 베일리가 호수에서 나올 때 재현된 바 있으며, 영화 <브리짓 존스의 일기>에서 퍼스는 다시 한번 미스터 다아시로 분하기도 했다.

코스프롭과 경매 업체 케리테일러옥션이 공동 주최한 이번 경매에 소개된 의상들은 모두 코스프롭이 소유하고 있던 것으로, 여기에는 르네상스부터 20세기 중반을 아우르는 다양한 스타일의 의상들이 포함됐다. 코스프롭측은 이 의상들이 400여년 이상의 패션사를 담고 있다고 덧붙였다. 퍼스의 셔츠 외에도 조니 뎁이 1999년 <슬리피 할로우>에서 입었던 의상은 2만4천파운드에, 드루 배리모어의 1998년작 <에버 애프터> 의상은 1만6천파운드에 팔렸다. <에비타>의 의상과 소품도 큰 인기를 얻었는데, 마돈나가 입었던 크리스티앙 디오르의 드레스와 주제곡 <Don’t Cry For Me Argentina>의 가 사 집 등도 인기리에 판매됐다. 그 밖에도 케이트 블란쳇, 줄리 앤드루스, 주드 로, 톰 하디, 에디 레드메인, 귀네스 팰트로, 주디 덴치, 레이프 파인스, 앨런 릭먼, 마르고 로비 및 엘리자베스 테일러가 입은 의상 등이 소개됐다.

케리 테일러측은 이번 경매에 대해 “전설적인 연기자들이 입었던 의상을 감상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낙찰자들에게는 스크린 역사의 한 부분을 소유할 수 있는 멋진 기회를 갖게 했다”고 평했다. 존 브라이트는 “나는 영화와 TV, 연극 의상 디자인에 평생을 보냈다. 예술과 창의성은 아이들을 더 행복하고 건강하게 만들 뿐 아니라 젊은이들의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의 나의 확고한 믿음”이라며, 이번 경매의 모든 수익금은 자신이 세운 자선단체인 ‘브라이트 재단’에 기부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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