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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사랑스러운 위트, 예쁜 기적 '완벽한 축사를 준비하는 방법'

소심하고 내성적인 남자 아드리앵(벤자민 라베른헤)은 어느 날 여자 친구 소니아(사라 지로도)에게서 잠시 휴식 시간을 갖자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통보를 받는다. 그날 이후 실의와 분노, 희망과 절망을 거쳐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던 아드리앵은 38일째 되던 날 오후 5시24분, 소니아에게 안부 문자를 보낸다. 얼마 뒤 6시56분, 소니아가 문자를 읽었다는 알람을 받았지만 답장까지 받진 못한 아드리앵은 가족과의 저녁 식사 자리에서 결혼을 앞둔 누나(쥘리아 피아통)의 결혼식 축사를 예비 매형(카이안 코잔디)으로부터 부탁받게 된다. 이에 가족과의 소통 문제부터 소니아와의 관계에 대한 회고까지 무궁무진한 상념들이 아드리앵의 머릿속에 뭉게뭉게 떠오른다.

파브리스 카로의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제작된 <완벽한 축사를 준비하는 방법>은 사랑하는 여자 친구로부터 난데없는 ‘관계 거리 두기’를 통보받은 상태에서, 누나의 결혼식 축사까지 부탁받은 남자주인공의 어느 저녁 수다스런 ‘의식의 흐름’을 좇는 프랑스식 로맨틱 코미디 영화다. <꼬마 니콜라> <업 포 러브> 등 산뜻한 코미디영화를 연출해온 로랑 티라르 감독이 연출과 각본을 함께 맡았다. 제4의 벽을 허물고 관객을 향해 말을 거는 등 능청스러운 톤을 유지하는 영화는 삶과 관계, 소통에 대한 씁쓸한 고찰 또한 결코 잊지 않는다. 원작과 마찬가지로 주인공 아드리앵의 의식의 흐름대로 내러티브를 쌓아가기에 이야기의 구조가 다소 혼란스러운 인상을 남길 수 있으나, 영화 특유의 위트와 사랑스러움이 이를 상쇄한다. 무엇보다 극의 전반적 호흡을 매끄럽게 끌고 가는 배우 벤자민 라베른헤의 매력이 돋보인다. 제73회 칸국제영화제, 제22회 전주국제영화제 초청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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