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래시는 어떤 영웅인가

플래시는 코믹스 사상 최초의 스피드스터다. 1940년 가드너 폭스가 쓰고 해리 램퍼트가 그린 <플래시 코믹스>를 통해 첫 등장한 플래시는 올해로 데뷔 83년을 맞이했다. 마블의 ‘퀵 실버’를 비롯해 속도를 강조한 히어로는 적지 않지만 그 제일 앞자리에 ‘플래시’가 있다는 걸 부정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플래시는 그저 속도가 빠른 것과는 다른 개념의 능력을 보유한다. 이른바 ‘스피드 포스’(태초부터 존재해온 초스피드의 에너지 차원)를 활용하여 다른 속도의 시공간으로 돌입한다는 개념이다. 이를 활용해 빛만큼 빠르게 이동할 수 있고, 전기 방출, 자체 회복, 진동수 조절을 활용한 물체 투과 등 다채로운 능력을 선보인다(대신 어마어마한 에너지가 필요해 늘 배가 고프다). 특히 이번 영화에서는 마침내 빛을 넘어선 속도를 이용하여 시공간을 초월한 공간을 만들어내는 등 그야말로 차원이 다른 능력을 발휘한다.

역대 배트맨 다시 보기

어쩌면 <플래시>가 아니라 <배트맨 리턴즈>라고 해야 할까. 1989년 팀 버튼 감독의 <배트맨>과 1992년 <배트맨2>에서 배트맨으로 변신했던 마이클 키턴이 돌아왔다. <배트맨 포에버>(1995)의 발 킬머, <배트맨과 로빈>(1997)의 조지 클루니, <다크 나이트> 3부작의 크리스찬 베일, <더 배트맨>(2022)의 로버트 패틴슨까지 여러 배트맨이 있었지만 마이클 키턴의 존재감은 특별한 지점이 있다. 2019년 코믹북 닷컴에서 역대 최고의 배트맨으로 뽑히기도 했던 마이클 키턴의 배트맨은 아날로그 특유의 투박함과 카리스마로 관객을 매료시킨다. 이번 영화에서는 팀 버튼 감독의 <배트맨>에 쓰인 것과 같은 자재와 오래된 항공기의 하드웨어를 활용하여 1980, 90년대의 질감을 살렸다. 참고로 이번 영화에 또 다른 배트맨으로 출연한 벤 애플렉은 총 4번 배트맨으로 출연해 최다 배트맨 역을 맡은 배우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