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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길고양이 다큐멘터리 '고양이들의 아파트'

재건축을 앞둔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 하나둘 바삐 떠나가는 주민들과 달리 오랜 기간 아파트 단지에 터를 잡고 살아온 ‘또 다른 주민’ 길고양이들은 여전히 그곳에 머무르고 있다. 고양이들을 두고 떠나가야 하는 이들의 걱정과 고양이들의 안전을 염려하는 이들의 마음이 모여 고양이 이주 프로젝트 모임 ‘둔촌냥이’가 결성된다. 활동가들은 서로 다른 의견들을 절충하고 조율하며 고양이들의 이주를 준비한다. 250여 마리의 고양이들을 옮기는 고단한 여정 속에서 이들은 개개인의 온정과 연민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현실의 벽을 마주한다.

<고양이들의 아파트>는 사람들이 떠나간 재건축 아파트 단지에 살고 있는 길고양이들을 이주시키기 위한 활동가들의 노력과 고민을 조명한 다큐멘터리다. <고양이를 부탁해>(2001), <말하는 건축가>(2011) 등 극영화와 다큐멘터리를 오가며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구축해온 정재은 감독의 네 번째 장편다큐멘터리로, 정 감독은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이주가 시작된 2017년부터 2년 반 동안 고양이들과 활동가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철거를 피해 어디론가 옮겨져야 하는 길고양이들의 처지는 오늘날 삶의 터전을 잃고 떠도는 이들의 상황과 얼마간 닮아 있다. 이처럼 영화는 주거 공간에 대한 관찰과 사유를 바탕으로 도시 생태계 속 동물과 인간의 공존과 공생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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