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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에 집중하라! 긴장 끌어올리는 고막 스릴러 영화들

<더 길티>

긴급 신고 센터의 경찰이 의문의 전화를 받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더 길티>가 본격 소리 추격 스릴러를 자처하고 관객들을 만났다. 제한된 공간, 오로지 의지할 하나는 전화 통화뿐. 청각적 소재를 활용해 극한의 몰입을 선사한다는 공통분모를 가진 다른 고막 스릴러를 모아봤다.

더 테러 라이브, 2013

하정우 단독 주연의 힘이 빛났던 <더 테러 라이브>. 이 영화는 라디오 부스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펼쳐지는 밀실 스릴러인 점에 더해, 청취자의 전화 음성에 최대한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점까지 긴장감을 유발하는 요소가 됐다. 라이브로 펼쳐지는 라디오 방송에 걸려온 테러 예고 전화. 전 국민을 공포로 몰아넣은 상황 속에서, 국민 앵커 윤영화(하정우)와 테러범과의 숨 막히는 밀고 당기기가 일품이다. 드라마 <미생>의 우직한 대리 동식을 연기했던 배우 김대명이 사회에 불만을 품고 고요하게 폭주하는 테러범의 소름 끼치는 목소리를 훌륭히 연기했다.

폰 부스, 2003

<더 테러 라이브>가 세상에 나오자마자, 사람들은 <폰 부스>를 이 영화의 원류로 꼽았다. 2003년 국내 개봉한 <폰 부스> 역시 한정된 공간에서 펼쳐지는 데다, 익명의 협박 전화로 인해 혼란에 빠지는 주인공의 심리를 좇는 영화기 때문이다. 당시 27세였던 콜린 파렐은 <폰 부스>의 단독 주연으로, 겉치레에 집착하지만 가진 것은 자존심과 허풍밖에 없는 인물 스투를 탁월하게 연기해 호평을 받았다. 전화벨이 울리는 순간 스투는 함정에 빠진다. 일거수일투족을 감시 당하는 그는 이 전화를 끊자마자 머리에 총알이 날아와 박히고 말 것이다.

콰이어트 플레이스, 2018

<콰이어트 플레이스>는 ‘소리를 내면 죽는다’는 설정으로 관객마저 숨죽이게 만들었다. 기발한 설정을 살린 기발한 마케팅도 화제였다. 상영관의 소음 데시벨을 측정해 더 조용한 관에 경품을 증정하는 식. 이런 마케팅이 가능했던 건 <콰이어트 플레이스>가 소리에 반응하는 괴생명체들의 습격으로 인류가 멸망 직전에 이르렀다는 스토리라인 덕이다. 살아남기 위해 침묵을 지켜야만 하는 삶 속에서, 생명을 잉태하고 만 아내(에밀리 블런트)와 그의 가족들은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가. <콰이어트 플레이스>는 작은 소리에도 신경을 곤두서게 만드는 신선한 발상의 호러 영화로 남았다.

맨 인 더 다크, 2016

<맨 인 더 다크> 역시 소리를 낼 수 없다는 설정 때문에 <콰이어트 플레이스>와 비교돼 왔다. 이 영화가 소리를 낼 수 없는 이유는 시각을 잃었으나 청력이 발달해 버린 남자와 암전 속에서 맞서 싸워야 하기 때문. 철없는 10대들이 눈먼 퇴역 군인(스티븐 랭)의 집을 터는 범죄행각을 벌인다. 어떤 빛도 들어오지 않는 깜깜한 이곳에서, 눈먼 군인은 절대적으로 우위에 있다. 첫째, 엄청난 청력을 가졌다. 둘째, 체격과 체력이 남다른 군인 출신이다. 마지막으로 셋째, 이곳은 그의 집이다. 칠흑 같은 밀실에서 시각은 중요하지 않다. 그는 이 집 구석구석을 온몸으로 알고 있는 사람이니까.

아직 끝나지 않았다, 2018

​특정 장르에 규격화된 영화는 아니지만 매 장면마다 심장을 조여오는 탓에 스릴러/서스펜스의 영화로 읽힐 여지가 있다. 영화는 프랑스의 어느 불안한 가정을 조명한다. 초반부 양육권 분쟁 중인 부부의 모습은 그저 각기 다른 입장을 그리지만, 11세 아이 줄리앙(토마 지오리아)이 아버지를 ‘그 사람’이라 부르고 있다. 점차 드러나는 아버지 앙투안(드니 메노셰)의 폭력성. 그러나 그것은 결코 갑자기 촉발되지 않는다. 묘한 긴장감 속에 관객들의 심리마저 교란시키다가 후반부에 이르는 순간, 이성을 잃은 남자로부터 가족은 끔찍한 불안에 갇히고 만다. 자동차 경고음, 휴대폰 벨 소리, 시계 소리 등 일상적인 소리에서 발생하는 공포감과 더불어 문 두드리는 소리에 심장이 쾅쾅 내려앉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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