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화두는 “배우의 (재)탄생, 연기의 (재)발견”이다. “사실 배우를 컨셉으로 내세우는 게 우스꽝스러울 수 있다. 배우 없는 영화가 어디 있나. 그럼에도 이 주제를 내세운 건 배우의 존재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는 기회가 됐으면 해서다.” 전찬일 한국영화 프로그래머는 <터치>의 김지영, <창수>의 임창정, <콘돌은 날아간다> <무게>의 조재현을 보면서 올해 한국영화의 키워드를 ‘배우’로 정하게 됐다고 한다. 오해하지 말자. 전찬일 프로그래머가 말하는 배우는 이른바 스타들을 일컫는 게 아니다. “영화제는 이름 없는 사람들에게 기회를 주는 장이어야 하는데 갈수록 셀러브리티의 축제가 돼버리는 것 같아 안타깝다.” 전찬일 프로그래머는 <가시꽃> <1999, 면회> <낭만파 남편의 편지> <B•E•D> 등의 작품을 언급하며,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지닌 무명의 배우들에게도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한다. 특히 뉴 커런츠에서 소개되는 순제작비 3백만원의 초저예산 영화 <가시꽃>은 전찬일 프로그래머가 “발견”이라고 칭한 작품이다. 이외에도 <도둑들> <피에타> <남영동 1985> 등 다양한 결을 지닌 한국영화들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한국영화의 풍년에 전찬일 프로그래머는 마냥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