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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FF는 부천영화제의 미래다
장영엽 2008-07-19

제1회 아시아 판타스틱영화 제작네트워크

"한때는 판타스틱이란 이름을 뺄까 고민했었다." 한상준 집행위원장의 말이다. 사실 특정 장르에 집중하는 영화제는 모든 영화를 아우르는 일반 영화제보다 생존이 쉽지 않다. 이름 있는 장르영화제였던 유바리국제판타스틱영화제도, 도쿄판타스틱영화제도 지원 부족과 재정 문제로 힘없이 문을 닫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오히려 ’판타스틱’을 영화제의 생존전략으로 내건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의 선택은 주목할 만하다. 올해 처음으로 열리는 제1회 아시아 판타스틱영화 제작네트워크(이하 NAFF)는 부천영화제의 지향점이 현실화되는 첫번째 발걸음이다. <IT 프로젝트>, <인더스트리 쇼케이스>, <환상영화학교 2008>이라는 세 가지 부문으로 나뉘어 전개될 NAFF는 호러와 스릴러, SF를 사랑하는 영화인이라면 누구라도 관심을 가질 만한 구체적인 프로그램을 자랑한다. 부천영화제의 미래를 여기에 소개한다.

IT프로젝트 - 프랭크린

- IT 프로젝트 "인도네시아 작가가 시나리오를 쓰고, 한국 감독이 감독을 맡고, 일본이 제작하는 영화가 나올 수도 있지 않겠나" <IT 프로젝트>를 설명하는 권용민 프로그래머의 말이다. 이 프로젝트는 국경과 문화를 초월한 영화를 만들기 위한 사전 과정이다. 감독이 장르영화에 관련된 프로젝트를 영화제측에 제출하면, 심사를 거쳐 선정된 그들의 계획은 부천영화제를 방문한 세계 각국의 제작자들에게 곧바로 소개된다. 감독과 제작자는 함께 모여 영화를 어떻게 완성할 것인지 얘기를 나눌 수 있고, 이름 있는 심사위원들의 최종 심사를 거쳐 우수작으로 선정된 작품은 제작비와(1천만원) 후반작업 지원처럼 영화를 만드는데 실질적인 도움을 받게 된다. 올해 지원작을 살펴보면 비슷한 장르 안에서도 얼마나 다채로운 기획이 가능한지 알 수 있다. ’힙합 SF’란 드문 장르를 추구하는 대만계 미국인 프랭크 린의 <영 데시벨 Ø DB>, ’그래픽 노블’을 표방하는 필리핀 감독 리코 알라드의 <킬드로이드>는 그 좋은 예다. 한국에서는 애니메이션계의 선두 주자 이성강, 장형윤이 참여했으며 <우린 액션배우다>로 유명한 정병길 감독 또한 <청년폭도맹진가>라는 프로젝트로 참여한다. 한편 참여 대상인 아시아의 여러 나라 중 한 곳을 조명하는 ’프로젝트 스포트라이트’도 함께 진행된다. 올해의 나라는 중국으로, 7년동안 장이모우의 조감독으로 일했던 시에 동 감독을 포함한 세 명의 프로젝트가 소개될 예정이다. <IT 프로젝트>는 7월20일부터 22일까지 고려호텔 3층 그랜드볼룸에서 진행된다.

- 판타스틱영화 인더스트리 쇼케이스 "히로키 류이치와 시미즈 다카시가 자기 영화를 한국에서 팔 수 있는지 물어보더라" 박진형 프로그래머는 이렇게 말했다. 감독들에게 제작만큼 중요한 건 바로 판매다. 영화 구매에 눈독들이는 수많은 영화산업 관계자들 또한 좋은 영화를 보고 싶을 것이다. 부천영화제가 준비한 <인더스트리 쇼케이스>는 이러한 이해관계를 충족시켜주기 위해 기획된 프로그램이다. 모두 19편을 소개했던 2007년 인더스트리 스크리닝의 성과에 힘입어 영화제측은 올해 40여 편으로 상영 규모를 두 배 늘렸다. 상영작을 살펴보면 류승완 감독의 <다찌마와 리-악인이여 지옥행 열차를 타라>와 히로키 류이치 감독의 <오직 사랑으로> 등이 포함되어 있다. 국내외 100여 명의 영화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하는 이번 행사는 7월19일부터 24일까지 6일간 프리머스 시네마 소풍 7관에서 진행된다.

환상영화학교 - 콜린초우와 허명행

- 환상영화학교 2008 감독도, 배우도, 관객도 좋아할 프로그램이다. <환상영화학교 2008>은 장르영화의 기반이 되는 전문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작년 부천영화제에서 이미 ’환상교실’이란 이름으로 홍콩, 일본, 한국의 특수 분장 전문가를 초청해 제작 워크숍을 성공리에 마친 바 있다. 질적으로, 양적으로 풍부해진 올해 프로그램의 주제는 ’아시아의 액션영화’다. 정두홍 무술감독과 서울액션스쿨, <옹박4:초콜렛>의 태국 무술팀, <소림소녀> 무술팀과 다카하시 노부토시 무술감독이 19일부터 22일까지 매일 무술 시연을 벌인다. <매트릭스> 시리즈에 출연했던 액션배우 콜린 초우와 <짝패>의 정창현 무술감독의 무술 대결도 준비되어 있다. 한편 워크숍 프로그램에 지원한 감독들은 <형사>의 이명세 감독과 <친구>의 곽경택 감독에게 영화 연출을, <괴물>과 <역도산>의 촬영을 담당했던 김형구 감독에게 촬영을 직접 배우며 액션영화 한 편을 완성한다. 각국의 제작 노하우를 알아보는 ’액션 전문가 네트워크’나 아시아의 합작영화 가능성을 진단하는 ’스코프 인 장르’같은 학술적인 포럼 또한 준비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