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니발> <트래픽> 등 할리우드 대작들에 대한 독일 영화관객의 관심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도 극장을 찾는 독일 관객 수는 점점 늘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월24일 독일 영화진흥공사가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동안 극장을 찾은 독일 관객은 총 1억5250만명으로 전해에 비해 2.4%가 증가했다. 이런 증가추세는 저예산 독립영화나 비주류 작품들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는데다가, 10대 후반, 그리고 30대 연령층들이 대폭 극장을 찾기 시작한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한 독일인들의 영화안목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는 긍정적인 분석도 가능하다. 이에 비해 15살 이하 어린이 관객의 관심은 점점 줄어들고 있어 극장계 앞날에 작은 그늘을 던지고 있다. 지난해 동안 독일에서 개봉된 신작 수는 총 416편으로 이 역시 독일영화사상 최고 기록이다.
통일 10년을 넘긴 독일이 아직도 극복하지 못하고 있는 동·서독의 차이는 영화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옛서독지역 관객 수가 2.7%나 증가한 반면, 옛동독지역 관객 수 증가율은 0.8%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독일 영화진흥공사는 실업률이 20%를 넘는 옛동독 주민들이 극장을 찾을 만한 마음의 여유를 갖지 못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보고서의 이변은 남성 관객 수가 대폭 증가한 것. 여성 관객 수가 남성을 앞지른 작품은 <에린 브로코비치>와 <스튜어트 리틀> 단 두편뿐이다. 남성들은 <엑스맨>이나 <글래디에이터>처럼 대체로 신나는 스펙터클영화를 선호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30대 관객층에게 가장 인기를 모은 영화는 브루스 윌리스가 주연의 <식스 센스>. 50대 관객이 가장 많이 본 작품은 <아메리칸 뷰티> <애나 앤드 킹>, 그리고 <글래디에이터>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