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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꿈꾸는 사람을 위한 꿈의 약속 - <고스트밴드> 금동호 감독, 서지연 음악 프로듀서

<고스트밴드>는 영혼을 보는 10대 싱어송라이터 미타가 저승에 가지 못한 영혼들과 밴드를 결성해 꿈에 한 발짝 다가가는 이야기를 그린 K팝 애니메이션이다. 연출을 맡은 금동호 감독은 를 보고 뒤늦게 애니메이션을 공부하기로 결심, 4년여의 애니메이터 경험 뒤 애니메이션 콘텐츠 제작사 ‘골드프레임’을 설립해 20년 만에 자신의 첫 연출작 <고스트밴드>를 완성했다. 감독과 음악감독 사이 가교 역할을 맡은 서지연 음악 프로듀서는 밴드 활동을 오래한 싱어송라이터, 광고 영상 제작자, 음악영화 프로듀서, 작가, 서점 주인, 동네 풋살팀 10번 주자 등의 정체성을 가진 다재다능한 아티스트다. 두 사람은 창작의 길을 함께 걸어온 부부인데, 인터뷰 중 농담과 진담을 오가는 티키타카를 뽐내면서도 이들이 한목소리로 강조한 건 음악의 힘이다. 꿈꾸는 이들을 향한 뜨거운 박수이자 기분 좋은 응원가인 <고스트밴드>는 두 사람이 4년간 온 마음을 다해 키워온 꿈의 약속이었다.

서지연, 금동호(왼쪽부터).

- 애니메이션 연출 데뷔작이다. 개봉을 앞둔 소감은.

금동호 마냥 기쁜 것보다 복잡한 심정이다. 워낙 고생하며 만든 작품이고, 개봉하는 것 자체가 기적 같은 상황이라 실감이 잘 나지 않는다.

서지연 한편의 영화가 완성되는 과정이 얼마나 지난하고 험난한지 가까이서 지켜볼 수 있었다. 음악 PD로서는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게 쉽지 않았다. 시나리오가 완성되기 전에 음악이 나와야 했고, 윤상 음악감독님과 김상훈 공동 음악감독님 그리고 작곡가팀과 함께 3년을 고생했다. 다행히 극장에서 완성된 영화를 보는데 장면마다 아름다웠다.

- 처음부터 극장용 애니메이션으로 기획한 프로젝트였나.

금동호 처음부터 영화였던 것은 아니다. 코로나 팬데믹 때 버추얼 인플루언서와 버추얼 가수가 유행하면서 관련 프로젝트로 시작했다. 당시 NFT(Non-fungible Token)도 유행해 프로모션 영상을 만들었는데, 운 좋게 뉴욕 타임스스퀘어 나스닥 전광판에 송출됐다. 반응이 좋아서 이걸 영화로 만들어도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때부터 영화로 발전시켰고, 총 4년의 제작 기간이 걸렸다.

- 그사이 K팝의 위상이 크게 높아졌고, <케이팝 데몬 헌터스>(이하 <케데헌>)도 세계적인 성공을 거뒀다. 이런 흐름이 <고스트밴드> 제작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 부분도 있나.

금동호 우리가 한창 제작하고 있을 때 <케데헌>이 공개됐기 때문에 그 성공을 따라 만든 작품은 아니라는 걸 먼저 말씀드리고 싶다. 분명 긍정적 영향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케데헌>이 워낙 퀄리티가 좋고 널리 사랑받은 작품이라, 음악 애니메이션이라고 소개하기가 편해졌다. 예전에는 ‘무슨 밴드 애니메이션을 만드냐?’는 반응이었다면, 성공 사례가 생기니까 ‘K팝 음악애니메이션’ 한마디로도 설명 가능한 부분이 생겼다.

- 서지연 프로듀서가 SNS에 이런 글을 올렸다. “오랫동안 <원스> 같은 음악영화를 만들고 싶었는데, 배우자가 대신 만들어줬다. 동호씨는 결혼을 약속할 때 언젠가 나라를 대표하는 애니메이션을 만들고 싶다고 했고 애니메이션을 시작한 지 20년이 되어서야 첫 연출작을 만들었다.” <고스트밴드>는 두분의 꿈이 만난 작품처럼 보인다.

서지연 영화를 보며 많은 생각이 스쳤다. 오랫동안 음악을 해왔다. 음악이 너무 좋고 계속하고 싶어서 꾸준히 곡을 쓰고 노래했다. 꿈을 좇으며 음악을 만드는 미타가 나 대신 꿈을 이뤄준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미타를 통해 대리만족을 느끼기도 했고, 미타를 통해 다시 꿈을 꾸게 됐다. 그래서 더욱 소중한 작품이다.

- 영혼을 보는 10대 싱어송라이터 미타와 영혼들이 밴드를 결성한다는 이야기는 어떻게 시작됐나.

금동호 시작은 음악이었다. 음악애니메이션을 만들고 싶었다. 그리고 회사에서 만들어둔 귀여운 캐릭터가 5천종 정도 있었는데 그 캐릭터들을 활용하고 싶었다. 그러다 사물에 깃든 정령에 대한 아이디어를 접했고, 그렇다면 악기에도 영혼이 깃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이클 조던의 영혼이 농구공에 깃들거나, 스시 장인의 정신이 칼에 스며드는 것처럼 악기에도 뮤지션의 영혼이 들어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

- <고스트버스터즈> <소울> 등이 떠오르는 장면이 있는데, 레퍼런스 삼은 작품들이 있다면.

금동호 ‘소울 캐처’ 설정은 <고스트버스터즈>를 참고한 게 맞다. <소울>도 좋아하는 영화라 정말 여러 번 봤고, 음악영화인 만큼 <라라랜드> <원스> <>도 많이 봤다. 물론 참고는 하되 우리만의 색을 입혔다.

서지연 기본적으로 음악영화이면서 성장드라마라는 점이 중요했다. 무명의 미타가 뮤지션으로 사랑받고 고스트 친구들을 만나 성장하는 이야기다. 개인적으로는 <비긴 어게인>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다. 관객들이 미타를 응원하고 애정을 갖게 만드는 데 특히 신경을 썼다.

- 영화에는 고스트밴드의 영혼 4인방(하이, 장미, 비트, 지지) 중 하이의 생전 이야기만 나온다. 다른 멤버들의 사연도 구상했을 것 같은데.

금동호 하이뿐 아니라 장미, 비트, 지지에게도 각자의 사연이 있었다. 장미 할머니는 전생에 유명한 디바였고, 비트는 드럼을 좋아하던 아이였고, 지지는 주먹으로 말하는 복서였다. 마지막 공연에서 생전 모습을 잠깐 보여주자는 아이디어도 있었지만 실현되진 못했다.

- 서울의 동네 풍경도 매력적으로 묘사한다.

금동호 어느 정도 현실 고증을 했다. 서울 마포구 홍대쪽에서 나고 자랐다. 홍대, 망원동, 연남동의 정감 있는 모습과 새벽녘 한강의 아름다운 모습 등 내가 살던 익숙한 동네의 풍경을 담아보았다. 예전에는 서구적인 풍경이 예쁘다고 생각했는데 어느 순간 한국적인 풍경이 더 아름답게 보이더라. <기생충> 등을 보면서도 ‘한국적인 것이 곧 글로벌한 것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 윤상이 음악감독을 맡았고, 그의 곡 <달리기>가 미타와 고스트밴드의 첫 합주곡으로 사용된다.

금동호 <달리기>는 힘들 때 자주 듣던 노래다. 처음부터 영화에 <달리기>를 넣고 싶었다. 가사도 우리 영화의 메시지와 닿아 있다. 다만 걱정은 원곡이 생각보다 잔잔하고 느슨한 미디엄 템포의 시티팝이라 어떻게 신나는 밴드 사운드로 편곡할 것인가 하는 거였다. 다행히 우리에겐 좋은 음악감독과 음악 프로듀서가 있었다. 음악감독은 큰 고민 없이 윤상 감독을 떠올렸다. 예전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세련된 음악을 만드는 분이고, 음악적 스펙트럼도 넓은 분이라 <고스트밴드>의 음악감독으로 적역이었다.

서지연 관객들이 <달리기>를 듣는 순간 미타와 고스트밴드에 마음을 열길 바랐다. 처음 들었을 때 귀에 꽂혀야 했고,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밴드 사운드로 편곡하는 게 관건이었다. 여기엔 미타의 보컬을 맡은 경서씨의 역할도 컸다. 경서씨가 정말 미타가 된 것처럼 노래했다. 결과적으로 계속해서 듣고 싶은 새로운 버전의 <달리기>가 탄생했다.

- <디어 스타> <용기를 내볼게> 등 오리지널 곡에도 공을 많이 들였다.

금동호 <디어 스타>는 미타의 성장과정을 압축한 주제곡이다. 서지연 PD가 작사했는데, 처음에는 혼자였지만 이제 친구들이 생겨 더이상 외롭지 않다는 마음을 담았다. 미타의 정체성은 물론 고스트 멤버들의 매력을 극대화하는 음악이다. 영화에 밴드 버전과 어쿠스틱 버전이 나오는데, <디어 스타> 어쿠스틱 버전이 최애곡이다.

서지연 <용기를 내볼게>는 가사 때문에 고생이 많았다. 결국 사내 작사 대회를 열었고, 감독, 조연출, 애니메이터 등 거의 모든 스태프가 미타의 마음이 되어 가사를 썼다. 최종적으로 스토리보드 아티스트의 가사가 채택돼, 그분이 얼떨결에 작사가로 데뷔하게 됐다. (웃음)

- 미타의 보컬을 맡은 경서와의 만남은 어떻게 성사됐나.

서지연 우연히 경서씨의 노래를 들었다. <밤하늘의 별을>이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최고 인기곡이던 때가 있었다. 초등학생 자녀 둘이 있는데, 아이들과 차를 타고 어딜 갈 때 차 안에서 그 노래를 스무번쯤 들은 것 같다. (웃음) 목소리가 좋아 찾아보니 어쿠스틱 음악은 물론 밴드음악과도 잘 어울리는 목소리를 가진 가수였다. 녹음실에서 처음 녹음한 곡이 <용기를 내볼게>였고, 첫 소절을 듣자마자 ‘이건 됐다’ 싶었다.

- 앞으로의 계획 및 꿈은.

금동호 <고스트밴드>를 통해서 처음부터 끝까지 작품의 중심을 잡고 책임지는 게 쉬운 일은 아니라는 것을 경험했다. 그 경험 덕에 또 다른 자신감과 용기가 생겼다. 디즈니의 미키마우스처럼 100년 갈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만드는 게 목표다.

서지연 할머니가 될 때까지 노래하고 글 쓰며 사는 게 꿈인데, <고스트밴드>를 작업하면서 음악을 다시 하고 싶다는 마음이 커졌다. 언젠가 좋은 음악영화도 만들고 싶다. 금동호 감독이 100년 갈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꿈꾼다면 나는 100년 갈 음악영화를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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