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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 오브 뉴욕
한마디로 말해봐! 옛날 옛적 뉴욕에선… 미국은 어떻게 단련되었나
<갱 오브 뉴욕>은 “미국은 무엇인가, 미국인은 누구인가”에 대한 한 거장의 굵직하고 강렬한 물음표다. 마틴 스코시즈의 ‘필생의 작품’으로 의미를 가지는 이 작품은 1억달러가 넘는 제작비와 3년간의 긴 제작과정뿐 아니라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카메론 디아즈 등의 스타 캐스팅과 대니얼 데이 루이스의 악마적 연기변신으로도 눈길을 끈다. 19세기 초반의 뉴욕, 미국에 정착한 초기 이민세대이자 과격한 이민반대주의자인 빌(대니얼 데이 루이스)과 그의 패거리는 아일랜드 이민자들의 정신적인 지주인 발론 신부(리암 니슨)를 살해하게 되고 신부의 어린 아들 암스테르담(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은 현장을 목격하고 복수를 다짐한다. 세월이 흘러, 청년이 된 암스테르담은 빌 패거리에 접근해 빌의 신임을 얻기에 이른다. 그러나 한때 빌의 연인이었던 제니(카메론 디아즈)를 사랑하게 되면서, 복수를 향한 여정에 잠시
격돌! 12월부터 설까지 겨울영화 60편 [10] -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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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갑내기 과외하기
한마디로 말해봐! 여대생 김하늘, 동갑내기 고교생 권상우 가르치기
TV드라마 <로망스>에 이어 김하늘이 다시 한번 고교생과 파트너를 이룬다. 이번엔 <로망스>처럼 선생님과 제자의 본격적인 연애가 아니지만, 과외선생님인 여대생과 말썽많은 고교생이 동갑내기라니 호기심이 동할 만하다. 배급사는 <동갑내기 과외하기>가 로맨틱코미디가 아니라는 걸 강조한다. 사랑 이야기가 주축이 아니라 전혀 다른 환경에서 자란 남녀가 부딪칠 때 생기는 웃기는 상황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동갑내기 과외하기>의 코믹한 설정은 여대생과 고교생의 집안환경으로 드러난다. 아버지의 실직으로 온 가족이 닭집에 뛰어들고 자신도 등록금을 마련하자면 과외를 해야만 하는 여대생 수완, 김자옥이 연기하는 그녀의 어머니는 과거 5공주파의 멤버로 살벌한 칼솜씨를 자랑한다. 반면 고등학교에서 2년 유급된 지훈은 학교에서 손꼽히는 싸움꾼으로 만나는 과외선생마다 1시간 내
격돌! 12월부터 설까지 겨울영화 60편 [11] -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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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라리스
한마디로 말해봐!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과 화해하는 방법. 단, 우주에서.
<솔라리스> 둘레를 공전하는 소문들은 하나같이 흥미로운 이름을 포함하고 있다. 제임스 카메론이 오랫동안 이 프로젝트에 눈독을 들였다가 소더버그가 관심을 표하자 메가폰을 포기했고, 소더버그는 대니얼 데이 루이스를 조지 클루니보다 먼저 주연으로 물망에 올렸다. 스타니슬라브 램의 1961년작 원작은 30년 전 러시아 거장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가 영화화해 평론가들에게 극찬받았다. 소더버그 감독이 4천만달러로 만들어진 새로운 <솔라리스>를 요약하는 표현은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파리에서의 마지막 탱고>”. 무중력 공간의 에로틱한 액션이 있다는 이야기일 리는 없고 사랑의 심리적 본질을 우주공간에서 고요히 주시하는 남자의 신비한 경험담이 될 듯하다. 솔라리스 행성을 도는 우주정거장에서, 마치 솔라리스가 관찰자들에게 게임이라도 거는 듯 괴이한 사건들이 발
격돌! 12월부터 설까지 겨울영화 60편 [12] -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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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지켜라
한 마디로 말해봐! 덤벼라 외계인, 어수룩한 영웅 병구가 있다
지금 내가 겪고 있는 이 고통과 불행은 어디서 비롯된 것인가. 혹시 지구를 정복하려는 못된 외계인들의 불타는 야욕 때문은 아닐까. 최소한 <지구를 지켜라>의 주인공 병구에게 이런 생각은 상상이 아니라 엄연한 사실이다. 그는 자신의 어머니를 죽음으로 몰고간 것이, 스스로를 삶의 벼랑 끝으로 몰고간 주범이 자신이 다니던 공장의 사장, 아니 실제로는 외계인인 강만식 때문이라고 믿고 있다. 게다가 병구는 강 사장이 외계인들과 함께 지구를 파괴할 음모를 꾸미고 있다는 확증도 갖고 있다. 안드로메다 외계인의 지구파괴 계획을 캐내 분쇄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병구는 결국 여자친구 순이와 함께 강 사장을 납치한다. 병구의 잔인한 고문에도 불구하고 강 사장은 자신이 외계인임을 완강히 부인하고, 강 사장 납치범을 쫓는 형사는 병구의 발자국을 추적한다. 장준환 감독의 도발적인 상상력이 돋보이는 이 작품은 블랙코미
격돌! 12월부터 설까지 겨울영화 60편 [13] -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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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영상학과 모집경향,정시모집 인원 줄고 전형방법은 변함없어다시 입시의 계절이다. 올해 수능일은 예년과 달리 푸근한 날씨였지만, 변덕스런 날씨처럼 점수에 대한 예상이 이랬다저랬다 해 더욱 수험생들의 마음을 힘들게 했다. 영상학과 입학을 준비하고 있는, 예비 영화학도들도 마찬가지였으리라. 정시모집이 이제 12월10일을 전후해 일제히 시작된다. 이제 그동안 해온 노력만큼이나 풍부한 정보를 접하고 현명한 선택을 내리는 일이 중요한 시기다. 영상학과의 경우 매년 여러 학교에서 학과를 신설하고 전공을 세분화하는 추세라 다른 전공에 비해 선택의 폭이 넓은 편이다. 그리고 그만큼 학교와 세부전공에 따라 전형방법도 다양하게 마련돼 있어 더욱 ‘선택’의 중요성이 크다고 할 수 있다.영화 붐이 일면서 한창 일어나던 영상학과 신설 붐이 올해는 조금 주춤하지만, 그래도 4년제와 2년제 모두 영상관련학과를 신설한 학교들이 꽤 있다. 가장 본격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곳은 계명대학교. 계명대는 연극
2003 영상학도 입시 올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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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은 지난호 민주당 노무현 후보에 이어 두 번째로 국민통합21의 정몽준 후보를 인터뷰했습니다. 이번 연쇄 인터뷰의 목적은 12월19일 치러질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출사표를 던진 각 정당들의 영화영상 관련 정책의 밑그림을 미리 살펴보는 것입니다. 덧붙여 대통령 후보들의 문화적 소양이나 문화관까지 독자들이 엿볼 수 있도록 돕기 위함입니다. 단, 각 후보의 의사와 사정을 반영해서 직접 만나거나 서면으로 하거나 둘을 병행하는 방식으로 후보마다 달리 인터뷰가 이뤄질 수밖에 없음을 미리 밝힙니다. 편집자국민통합21 정몽준 후보는 11월15일 민주당과 후보 단일화에 합의한 뒤, 어느 때보다 숨가쁜 한주를 보냈을 것이다. 이는 후보 단일화 방안을 위한 양쪽의 실무 협상의 진행만 봐도 짐작할 수 있다. 무산 위기-협상 재개-막판 진통 등 향배를 쉽게 점칠 수 없다는 언론의 관측들이 일주일 사이 연이어 쏟아졌다. 그랬으니 국민통합21쪽에서 “정 후보와의 대면인터뷰는 도저히 어려울
국민통합21 前대선후보 정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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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3대 영화제 집행위원장이 말하는 오늘의 영화올해 부산영화제에는 3대 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이 모두 참석해 눈길을 모았다. 티에리 프레모 칸영화제 집행위원장과 디이터 코슬릭 베를린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지난해에 이어, 모리츠 데 하델른 베니스 집행위원장은 올해 처음으로 부산영화제를 찾았다. 각기 자신의 영화제가 국제영화의 ‘심장’임을 자부하는 이들은 ‘아시아영화의 오늘과 내일’을 가늠하기 위해 부산을 찾았다고 했다. 티에리 프레모 위원장은 “전반적인 아시아영화의 파노라마를 보기 위해 부산을 찾았다”고 밝혔고, 디이터 코슬릭 위원장은 ‘미래의 트렌드를 보여준다’는 의미에서 영화제를 ‘패션쇼’에 비유하며, 부산이 바로 그런 곳이라는 기대를 내비쳤다. 그렇다면 매년 최고의 ‘전망’에서 국제영화의 흐름을 목도하는 이들은 ‘오늘의 영화’그리고 ‘내일의 영화’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이야기의 초점은 자연스레 아시아영화에 맞춰졌다. 최근 10년 사이, 국제영화제의 이목이 아시아에 집중, 그 안에
PIFF 2002 엔딩 크레딧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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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회 부산영화제가 11월23일 기타노 다케시 감독의 <돌스> 상영을 마지막으로 성대한 축제의 나날들을 끝마쳤다. 부산시의 다양한 행사에 밀려 11월14일에야 시작된 이번 영화제는, 주위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규모나 성과 등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7회라는 연륜과 관객의 꾸준한 참여, 언론의 보도 전쟁을 보며 삼박자가 잘 맞아 떨어지는 영화제라는 생각이 든다”는 호주 언론인 러셀 에드워즈의 이야기처럼, 올해 부산영화제는 안정적이라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했다.부산영화제의 날로 성장하는 면모는, 우선 규모에서 확인된다. 이번 행사에는 해외 770명을 포함, 3834명의 게스트가 참여했다. 개·폐막식 게스트까지 포함하면 5318여명으로 지난해 3700여명에 비해 크게 늘어난 수치. 해외 기자도 125명 참여, 지난해 72명보다 월등히 많았다. 또 57개국에서 226편의 작품이 상영된 이번 영화제에서는 20만4천여석의 좌석 중 16만7300여석 정도가 들어차 80.7%(지난해 78
PIFF 2002 엔딩 크레딧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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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말, 말, 말“옷이 없어서 못 봤다.”(프랑스 평론가 피에르 리시엥, “<해안선>을 어떻게 봤냐”는 질문에 공항에 짐이 도착하지 않아 개막식 드레스코드에 맞출 정장을 구할 수 없었다며)“파티는 끝났다. 이제 누가 계산을 하고, 누가 설거지를 할지를 정해야 할 때다.”(싸이더스 차승재 대표, 아시안필름인더스트리네트워크(AFIN) 컨퍼런스에서 한국영화시장의 르네상스는 끝났다며)“사람들은 우리가 밟아도 밟아도 죽지 않는 바퀴벌레 같다고 할지 모른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의 영화를 위해 살아남을 것이다.”(차이밍량 감독, 대만 신전영 20주년 오픈토크 중 대만영화의 현재에 관해 말하면서)“내가 초대하고 싶은 영화는 <엽기적인 그녀> <디아이> 같은 영화다.”(허우샤오시엔 감독, 대만에 새로 문을 연 문화공간 타이베이 하우스에 초대하고 싶은 영화를 말하면서, 아시아 젊은 감독들은 서로의 영화를 보고 토론하면서 새로운 영화를 만들어야 한다는 의미로)“<
PIFF 2002 엔딩 크레딧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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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아 최대의 프리마켓 부산프로모션플랜(PPP)이 11월18일 해운대 파라다이스 호텔에서 개막했다.◀ 영화제의 성공개최를 위한 전야제가 13일 저녁 6시에 남포동 PIFF광장에서 열렸다. 부산중구청 주관으로 열린 이 행사에는 부산시민과 언론 등 400여명이 몰려들었다. 사람들의 환호와 갈채뿐 아니라 애드벌룬과 폭죽도 축제의 시작을 알린 소품들.▲ 19일 오후 <광복절특사>의 배우 차승원, 설경구, 송윤아, 강성진과 김상진 감독이 PIFF광장 야외무대에서 관객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이들을 보기 위해 몰려나온 관객 틈에서 부산영화제가 열릴 때의 PIFF광장은 감옥만큼 탈출하기 어려운 곳이라는 사실을 실감했다.▲ 대만감독 야외무대 - 20일 PIFF광장에서 대만의 허우샤오시엔 감독을 비롯해 린쳉솅 감독, 알렉스 양 감독, 왕밍타이 감독과 배우들이 인사하고 있다.▲ 영화의 바다인지, 사람의 바다인지 구분이 가지 않을 정도로 오후의 남포동 거리는 북적거렸다. 여기에 갖
PIFF 2002 엔딩 크레딧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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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영화의 새로운 주인공들이 한자리에 모여서 파트너를 찾았다. 18일 열린 제2회 뉴 디렉터스 인 포커스, 이름하여 NDIF는 신인 감독의 영화제작 계획을 제작사, 투자사와 연결시켜주는 자리. 뜨거운 피와 반짝이는 아이디어로 뭉친 그대들, 건승하시라!----◀ 12개국에서 온 21개 프로젝트가 신선한 경쟁을 펼친 올해 PPP에선 홍상수 감독의 <다섯번째 프로젝트>(가제)와 허우샤오시엔 감독의 옴니버스영화 <내 생애 최고의 날들>이 공동으로 부산상을 받았다.▲ 남포동의 5인 시위대, 가 아니라 “표를 달라”고 외치는 열혈 관객. 표에 울고 표에 웃는 부산영화제의 익숙한 풍경은 올해도 재연됐다. 특히 가장 먼저 예매된 월드애니메이션단편전처럼 인기 높은 작품의 경우, 티켓을 구하기란 보통 일이 아니었다.▲ 티켓을 구하는 절체절명의 과제 앞에선 사해동포, 남녀노소가 똑같다. 푸른 눈과 금발의 외국인이라고 티켓 없이 영화를 볼 수 있겠나. “월드단편에니메이션 표 구합
PIFF 2002 엔딩 크레딧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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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붉은 악마’들의 동복 패션이 아니다. WTO 문화시장 협상을 앞두고 스크린쿼터문화연대 등의 회원으로 이뤄진 시위대가 PIFF광장에서 문화시장 개방 반대를 외치고 있다. 한 민족과 집단의 영혼이 담긴 문화는 흥정거리가 될 수 없다는 게 이들의 주장.▶ 무릇 모든 사물에서 도(道)를 찾을 수 있는 법. 삶과 진실과 사랑을 보여주는 영화야말로, 그 자체가 도를 논하는 것 아니겠는가. 한 스님이 부산영화제의 지도라 할 수 있는 프로그램 책자 속에서 길을, 도를 찾고 있다.◀ 손을 닦는다. 예술가들의 영혼이 담긴 손자국이 행인들의 발길에 더럽혀지는 게 안타까워서였을까. 하지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 이들 핸드프린팅에 손의 윤곽을 남긴 거목들의 진짜 손은 지금 카메라를 붙들고 있으니까.▲ 야호! 부산영화제를 온몸으로 지켜낸 자원봉사단이 11월13일 부산시청에서 발대식을 갖고 있다. 하늘처럼 상쾌한 빛의 옷과 마음을 입은 자원봉사자들은 매표구에서, 극장 입구에서, 사무국에서 영화제와 함께
PIFF 2002 엔딩 크레딧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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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 흥미로운 영화제는 ‘발견’의 재미를 주는 영화제다. 부산국제영화제처럼 수백편의 영화가 한꺼번에 몰려드는 경우엔 더 그렇다. 올해 부산에서 당신의 눈에 들어온 보석 같은 영화는 무엇이었나 이구동성으로 꼽는 한편이 있다면 단연 <질투는 나의 힘>일 것이다. 유난히 처음 선보이는 한국영화가 드물었던 올해, <질투는 나의 힘>은 최고의 화제작 가운데 한편이었다. 내년 4월에 개봉할 이 영화를 비롯해 신선한 홍콩영화 <너는 찍고, 나는 쏘고>와 주목할 만한 다큐멘터리 <연안에서 온 딸> 등 올해의 발견이라 할 만한 3편의 감독을 만나봤다.편집자부산의 발견 1 - <질투는 나의 힘>의 박찬옥 감독냉소를 지운 홍상수? 다르다!올해 부산영화제를 통해 처음 소개된 박찬옥의 데뷔작 <질투는 나의 힘>을 본 많은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홍상수적이기는 한데 뭔가 다르다’는 평가를 내리곤 했다. ‘홍상수적’이라는 표현이 홍상수 그 자신의
PIFF 2002 엔딩 크레딧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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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대 연극영화과를 졸업해 <있다> <느린여름> 등의 단편을 거쳐 홍상수 감독의 <오! 수정>의 조감독 생활을 한 박찬옥의 장편 데뷔작인 <질투는 나의 힘>은 매력적이지만 도통 속을 알 수 없는 애인 같은 영화다. 감독도 그렇다. 끊어질 듯 드문드문 대답을 이어나가는 그의 속은 시원하고 명쾌한 대답을 끌어올리는 두레박을 가지고 있지 않다. 늘 “당신이 그렇게 생각한다면 그 생각이 정답”이라는 다소 무책임한 대답을 내놓은 그에게는 영화 속 원상을 바꿔놓았던 윤식처럼 우리에게 결핍되어 있는 묘한 매력이 존재한다. <질투는 나의 힘>은 그렇게 감독과 꼭 닮은 영화다.‘홍상수 감독의 조감독 출신’이라는 세간의 주목이 부담으로 작용하진 않았나.→ 물론 시놉시스 단계서부터 그런 이야기를 많이 들었지만 마음에 두지 않고 신경 쓰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당장은 만들고 싶은 걸 만들고 비교나 평가 같은 건 나중에 듣자, 그런 마음이었다. 다 감독님
PIFF 2002 엔딩 크레딧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