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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없는 카메라 진짜를 찍다___다큐 <나와 부엉이>의 박경태 감독자, 문제 나갑니다. 거기, 바쁜 걸음 하시는 분들도 잠깐이면 됩니다. 여기, 한번 봐 주세요. 맞추면 이 영화, 거들떠 안 보셔도 됩니다. 예를 들어, 기지촌 여성들이 미군들의 화대 떼먹기에 항의하며 미국대사관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칩시다. 당신은 이 경우, 이들 여성들의 요구가 정당하다고 생각하십니까. 예? 뭐라구요? 매춘은 불법인데 무슨 소리하냐구요? 아, 그런가요. 예? 요즘은 러시아, 필리핀 여성들로 바뀌었으니 별 신경쓸 것 없다구요? 역시 다들 법에 밝으시고, 시사에 밝으십니다. 하지만 삐∼. 다들 이 다큐멘터리를 보셔야 할 것 같네요. 입장은 이쪽으로. 특히, 금방 고함 지르신 분들! 벌칙으로 가족 동반 관람입니다.두 얼굴을 가진 여인을 보셨나요? 인순이 아줌마. 후덕한 인상의 50대 여인이다. <나와 부엉이>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첫 장면. 상대를 쥐었다놓았다 하는 입심과 넉살은
인디포럼 2003에서 발견한 감독들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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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 쓰니가 좋아? 쯧쯧‥ 우리도 없으면서“아 정말 답답하네. 왜 그 사람 있잖아. <**>에서 !!로 나왔던 배우… 정말 생각 안 나? 얼굴이 어떻게 생겼냐 하면….” 이런 식으로 기억의 물꼬를 트게 되는 배우들이 있다. 우리는 대부분 그런 배우들을 조연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말라버린 기억력을 다시 길어올려야 할 만큼 그들이 가치있다는 사실을 그 누가 모를까? 기억을 더듬으며 할리우드의 명조연들 12명을 여기 초대한다. - 편집자편집 심은하 eunhasoo@hani.co.kr그러니까 그는출렁거리는 두부살 속에 예민한 촉수를 숨긴 남자■필립 세이무어 호프먼 Philip Seymour Hoffman1967년 생주요작1992 <여인의 향기>1997 <부기 나이트>1998 <위대한 레보스키>1998 <해피니스>1999 <매그놀리아>2000 <올모스트 페이머스>2002 <펀치 드렁크 러브>멍하니 벌린
주연보다 더 빛나는 할리우드 조연 12인방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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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그녀는불안하게 반짝이는 불빛, 그러나 검은 재는 그녀 안으로만 떨어진다■토니 콜레트 Toni Collette3331972년생주요작1994 <뮤리엘의 웨딩>1996 <엠마>1998 <벨벳 골드마인>1999 <식스 센스> |2002 <어바웃 어 보이>2002 <디 아워스>토니 콜레트를 ‘조연’이라고 칭하는 건 사실 실례일 수 있다. 할리우드영화에서는 인상적인 조연으로 익숙하지만 그는 사실 니콜 키드먼, 케이트 블란쳇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대표적인 오스트레일리아산(産) 여배우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18살에 앤서니 홉킨스와 찍은 데뷔작 <스팟츠우드>로 호주영화협회의 여주조연상 후보에 오를 만큼 큰 주목을 받았던 코니 콜레트가 진정한 ‘월드와이드’ 배우로 도약한 것은 P.J. 호건의 <뮤리엘의 웨딩>을 통해서였다. 7주 동안 40파운드를 불리면서 만들어낸 뚱뚱한 몸에 꿈꾸는 표정과 세상 끝에 떨
주연보다 더 빛나는 할리우드 조연 12인방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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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그는무섭게 생겼다. 하지만 하나도 안 무섭다■루이스 구즈만 Luis Guzman1957년생주요작1993 <칼리토>1997 <부기 나이트>1998 <스네이크 아이>1999 <매그놀리아>2000 <트래픽>2001 <몬테크리스토 백작>2002 <웰컴 투 콜린우드>푸에르토리코 출신의 배우 루이스 구즈만이 갖고 있는 별명은 ‘늑대인간’이다. 사진을 보면 왜 그런 별명이 붙었는지 알 것이다. 이런 생김새를 잊기란 쉽지 않다. 밤에 한적한 골목길에서 마주친다면 발이라도 얼어붙을 것이다. 감독들도 처음엔 모두들 그렇게 생각했다. 인상을 갖다 쓰자. 그래서 루이스 구즈만은 1980년대 <마이애미 바이스> <헌터> <호미사이드> 등의 텔레비전 시리즈에서 냉혹한 갱스터 또는 살인청부업자로 자주 등장했다. 그런데 이 배우에게서 얼굴과는 딴판인 따뜻한 심성의 연기가 배어나왔다. 그 모습은
주연보다 더 빛나는 할리우드 조연 12인방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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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그는나치옷 입고 난초를 캐도 어색하지 않을 사람■크리스 쿠퍼 Chris Cooper1951년생주요작1987 <메이트 원>1991 <꿈꾸는 도시>1993 <이 소년의 삶>1995 <머니 트레인>1996 <론 스타>1999 <아메리칸 뷰티>2002 <어댑테이션>크리스 쿠퍼에 대해서는 질문으로 시작하여 질문으로 끝나기 쉽다. 50살이 넘어 이제 막 노년의 길목에 접어들고 있는 이 배우에게 사람들은 아직도 존함이 어떻게 되시냐고 묻는다. 어떤 영화에 출연했었냐고 묻는다. 사실상 스파이크 존즈의 <어댑테이션>에 존 라로쉬로 출연해 2003년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을 받기 전까지 그의 이름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그의 출연작을 기억하는 사람도 적었다.12년 동안 연극무대 위에서 살아오던 그가 영화에 발을 들여놓은 것은 할리우드의 양심 존 세일즈가 1987년에 만든 영화 <메이트 원>에서였
주연보다 더 빛나는 할리우드 조연 12인방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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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만해선 그의 순풍을 똑바로 막을 수 없다씨네21, 시트콤 공장에서 `작가` 김병욱을 발견하고 `오바`하다1950년대까지 미국 평론가들이 스튜디오의 일관된 공정을 거쳐 나온 영화들을 2류로 여겼던 사실은 널리 알려진 일이다. 대형 영화사의 철저한 관리를 거쳐 오락물로, 흥행상품으로 만들어진 숱한 영화가 걸작으로 재평가된 것은 60년대 누벨바그의 주역이 된 프랑스 평론가들 덕이었다. 하워드 혹스, 앨프리드 히치콕, 니콜라스 레이 등이 그렇게 해서 뒤늦게 발견된 작가들이었다. 이처럼 창작자의 자유가 최대한 보장되지 않으면 예술이 될 수 없다는 오해는 뿌리 깊다.오늘날엔 비슷한 일을 방송에서 발견할 수 있다. 방송 비평의 주류는 지금도 선정성이나 도덕성을 논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김병욱의 시트콤을 이야기하면서 욕이 많이 나온다고,화장실 장면이 많다고 트집 잡는 현실은 놀랍다기보다 서글프다.시청률에 좌우되는 방송의 한계 안에서 고유의 세계를 만들어낸 작가를 격려하는 일은 TV냐 영화냐는
<순풍‥>에서 <똑바로‥>까지,`작가` PD 김병욱 론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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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김병욱은 집요하다“장인어른, 너무 하시는 거 아닙니까?”(<순풍 산부인과> 미달이 아빠) “아버님, 너무 하시는 거 아니에요.”(<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 박정수) “아빠, 너무 해요.”(<똑바로 살아라> 형욱) 김병욱의 인물들은 “너무한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그들은 정말 너무들 한다. 노구와 노주현, 노주현과 형욱 같은 부자지간에 두드러지는 특징이지만 장인과 사위, 시아버지와 며느리처럼 격식을 차려야 하는 입장이어도 별로 다르지 않다. <똑바로 살아라>의 이응경과 리나 자매를 보라. 억척스런 아줌마 이응경은 동생 리나에게 수시로 돈을 빌리는 데 그치지 않는다. 쇼핑 가면 계산하는 쪽도 리나인데다 자기 화장품을 사면서 카드로 사면 5% 할인된다며 동생의 지갑을 열게 한다. 그런데 정작 기가 차는 일은 그 다음이다. 리나가 백화점 카드로 계산하면서 받은 사은품까지 자기 것이라 우기는 이응경. ‘동생은 영원한 내 밥’이라는
<순풍‥>에서 <똑바로‥>까지,`작가` PD 김병욱 론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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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 김병욱은 배우를 발견한다김병욱 시트콤은 하루 100신을 찍는 속도전이다. 주 5회분을 이틀에 나누어 찍는데 노주현 집을 배경으로 하루, 박영규 집을 배경으로 하루를 찍는 식이다. 이만하면 충무로의 전설인 빨리찍기 권위자 남기남 감독 못지않은 스피드다. 그러나 녹화 당일 자정에 대본을 받아든다는 배우들의 연기는 수준급이거나 적어도 편집이 구획 지은 리듬 안에서 자연스럽다. 실제로 김병욱 시트콤을 통해 오지명, 노주현, 신구, 박영규, 선우용녀를 비롯한 중견배우들은 대중에게 새로운 레퍼토리를 보여주고 안재환, 서민정, 노형욱 등 젊은 연기자들은 잠재력을 꽃피웠다. 가만히 앉아서 눈썹만 꿈틀해도 설득력을 발휘하는 베테랑 연기자들의 공력 덕택이기도 하지만 연출자의 밝은 눈과 용병술을 빼놓고는 성공의 비결을 이야기할 수 없다.연기를 끌어내는 김병욱 PD의 기본적 방법론은 ‘투사’(投射)다. 대본을 읽히는 대신 “무엇을 좋아하냐”, “비는 시간에는 뭘 하고 지내나” 같은 일상적인 인터뷰
<순풍‥>에서 <똑바로‥>까지,`작가` PD 김병욱 론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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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형으로 보이니" 하고 놀다가 동생이 정서불안이 됐어요김병욱 PD와의 사소한 12문 12답월요일 오후 4시. 김병욱 PD는 언제나처럼 수줍은 자세로 등장했다. 하지만 주말 내내 <똑바로 살아라> 녹화테이프를 복습하며 감동과 폭소로 고양된 기자의 눈에는 그의 머리 뒤로 위인의 후광이 보이는 것 같았다. 자신감 같은 것은 웬만해서 키우지 않는 김병욱 PD는 영화를 고급 요리에, 자기가 만드는 시트콤을 패스트푸드에 비유하는 버릇이 있다. 이날도 다르지 않았다. “호텔 요리를 감식하던 미식가들이 우연히 길에서 떡볶이를 한번 먹어보고 맛있어서 진지하게 조리법을 캐묻는데 해줄 말이 없어서 더듬는 포장마차 할머니의 심정”이라고 난처해하는 김병욱 PD에게 우리는 한사코 시시콜콜한 질문을 던졌다. 그의 답변 중 다수가 “그래서 이젠 정말 그만 만들려고요” 하는 한탄으로 끝나긴 했지만, 우리는 전혀 개의치 않았다.어린 시절이 궁금합니다. 가족끼리 모여서 게임하면서 놀았어요. 그것도 1
<순풍‥>에서 <똑바로‥>까지,`작가` PD 김병욱 론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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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풍 산부인과> <웬만해선 그들을…> <똑바로 살아라> 모두 중심에 폭군 같은 가부장이 이끄는 가족이 있는데요. 일일 시트콤인 까닭이 커요. 회사는 일만 하고 아침 9시부터 저녁 10시까지만 있으니 이야기가 커지기 힘든데 가정이 들어오면 밥도 먹고 잠도 자고 소재가 다양해지죠. 조금 오래 쉬고 주간 프로그램을 하면 모를까, 이제 일일 시트콤을 더하면 양심불량이죠. 폭군적 가부장이라는 요소는 테크니컬한 건데, 난 갈등을 중요하게 생각해요. 갈등 자체를 코미디로 보죠. 갈등은 성격에서 오는 것, 지위에서 오는 것이 있는데 폭군이 있어야 갈등이 증폭돼요. 송창의 선배 시트콤은 싸워도 즐거운데 우리 프로 경우는 아주 첨예하게 싸우거든요. <똑바로 살아라>가 <순풍 산부인과>보다 힘이 약한 이유 중에는 노주현씨가 오지명씨처럼 절대자로 보이질 않고 어쩔 수 없이 선해 보이는 탓도 있어요. 극중 역할도 원장이 아니라 한 단계 건너 돈을 투
<순풍‥>에서 <똑바로‥>까지,`작가` PD 김병욱 론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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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이었다. 만물이 푸른 빛을 틔워야 당연한 계절이지만 황사로 뒤덮인 을씨년스런 홍은동의 하늘은 무언가 큰일이 일어날 것을 예견하는 듯했다. “아∼ 짜증나∼ 짜증나. 이 동네 진짜 후진 거 있죠. 아이씨, 이제 동욱이 오빠도 없고…. 어떻게 재밌는 일이 없어도 이렇게 없냐….” ‘주현정형외과’에 옹기종기 모여 햄버거를 씹어대던 간호사 려원과 물리치료사 흥수는 뭔가 흥미진진한 일이 벌어지기를 바라고 있었다. 그러나, 그럴 ‘턱’이 있나. 미친 매미만이 날짜 계산 못하고 튀어나와 울어젖히는, 초여름의 한가로운 오후일 뿐이었다.“정 간호사! 이게 무슨 소리야?” 골룸처럼 쭈그리고 앉아 있던 흥수의 긴 몸이 한순간에 쭉 펴지면서 창문가로 용수철처럼 튀어올랐다. 창문 너머 북서쪽 방향에 먼지를 동반한 강한 회오리바람이 인다. “아! 뭐야? 짜증나…. 또 공사해? 또 공사해?” “잠시만 조용히 있어봐, 정 간호사. 이건 공사장 먼지바람이 아니야.” 순간 바람이 잦아들 때쯤 태양을 뒤로 하고 한
<순풍‥>에서 <똑바로‥>까지,`작가` PD 김병욱 론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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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따라 노형욱씨. 무지하게 오바시네요. ” “오바라뇨. 이게 파카지 무슨 오바에요.” “아니 노형욱씨. 왜 그런 형편없는 농담을 하세요.” “형편이 없으면 아우편은 있나요? ” “아유 노형욱씨. 왜 이렇게 또 말꼬릴 붙잡고 늘어지세요? ” “그럼 소꼬리 닭꼬리 돼지꼬리 붙잡고 늘어질까요? ” ”아유 노형욱씨. 농담도 잘하셔.하하하하하하.” 얼마 만에 듣는 웃음소리던가. 지난 3년의 시간은 미달에게 웃음과 활기를 빼앗아갔다. 그러나 감상에 빠질 시간이 없다. “시끄럽다, 음란사이트나 뒤지는 너희 같은 꼬맹이말고 어른은 없느냐? ” 그때 밖에서 노주현의 차가 집 앞으로 들어오는 소리가 들린다. 미달은 서서히 다가오던 노주현의 검은색 세단 앞을 막고 섰다. 부드럽게 창문을 내리는 주현은 온화한 목소리로 미달에게 말을 건낸다. “왜? 사인을 원하나? ”“왜? 사인을 원하나? ”노주현 | 만년 소방파출소장이었던 그는 아줌마들에게 먹히는 얼굴로 탤런트로 업종전환했다. 아내였던 박정수의
<순풍‥>에서 <똑바로‥>까지,`작가` PD 김병욱 론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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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 디렉터를 육성하라한국영화산업 진단시리즈 4편- 급증 마케팅 비용 누수 현황과 대안2001년부터 마케팅비는 2억∼3억원대에서 두 자리수로 급상승해서 지금은 순수 제작비의 절반을 쉽게 넘나든다. 10억원이 넘는 돈의 쓰임새를 따지고 그것을 관리하는 시스템과 사람이 얼마나 유능한가를 짚는 것은 영화산업 전체를 끌어올리는 데 핵심 사안이다. 데이터에 바탕을 둔 시스템 재정비, 유능한 마케팅디렉터의 양성이 한국영화 마케팅 발전의 핵심 사인임을 제안하고자 한다. - 편집자01. 마케팅비 급상승“2001년 <신라의 달밤> 이후 단위가 달라지는 것을 실감했다.”(조윤미 좋은영화 실장) 한국 영화계에서 마케팅비 상승 곡선이 얼마나 가파른지에 대한 현장의 경험담이다. 각종 자료와 인터뷰를 통해서 볼 때 2003년 현재 일반적인 상업영화 한편의 순수 제작비는 25억원, 마케팅비는 순제작비의 40∼50% 수준인 12억∼14억원선이며 60∼70%까지 치고 올라오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마케
한국영화산업 X-ray 4 - 마케팅의 전문화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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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 데이터가 기초다광고 매체가 다양화한 것도 마케팅비를 상승시킨 또 다른 핵심 요인이다. 최근 광고 매체는 무려 40여종에 이른다. 대항목으로 볼 때 극장, 영상, 인쇄 매체와 같은 전통적인 광고 매체외에도 각종 옥외 광고와 온라인 매체가 새롭게 부상한 것을 알 수 있다. 매체 환경이 변화하면서 마케팅 역시 새로운 안목을 요구받고 있다.그렇다면 어떻게 매체비를 합리적으로 절감할 수 있는가. 답은 데이터다. 매체의 효용과 작용 방식에 대한 전문적이고 방대한 조사를 통해 광고를 결정하는 것이 시장의 합리성이고, 이것은 모든 불분명함과 복잡한 관계를 제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매체 조사와 더불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할 또 하나의 축이 바로 소비자 조사다. 현재 충무로 마케팅은 본질적으로 마케터가 하고 싶은 말을 소비자에게 소리지르는 식에 가깝다. 그러나 정작 온라인을 무기로 정보를 능동적으로 취합하고 극장 앞에 서는 요즘 관객은 얼마나 당당한가. “마케팅이 소비자를 망각하고 임의로 한다
한국영화산업 X-ray 4 - 마케팅의 전문화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