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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자청비> <바람의 나라> <폐쇄자> 등 영화가 탐낼 만한 한국 만화 추천작
영화는 만화를 사랑한다. 영화가 오래전부터 스토리보드라는 공정을 통해서 만화언어를 제작과정에 활용한 역사를 고려하자면, 90년대 중반 이래의 만화 원작 영화제작 붐이 오히려 지나치게 늦었다고 느껴질 정도다. 물론 다른 매체양식을 옮겨오는 과정은 생각보다 수월하지 않기에 <비천무>(김혜린)의 경우처럼 어설픈 캐릭터 해석과 낮은 영화적 완성도로 오히려 원작 팬들의 원성만 산 경우도 있다. 하지만 원작의 몇 가지 핵심 정서를 효과적으로 영화만의 색으로 녹여낸 <비트>(허영만·박하)라든지, 원작의 설정과 이야기 뼈대를 전혀 새로운 주제와 결론으로 이끌어낸 <올드보이>(쓰지야 가론·미네기시 노부아키) 같은 매력적인 성공 사례들이 있다. 나아가 최근의 <신 시티>(프랭크 밀러)처럼 아예 만화의 시각적 표현 하나하나를 그대로 이식하는
충무로에 부는 한국 만화 열풍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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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나> <허니와 클로버> 등 21세기 들어 만화의 영화화에 적극 나선 일본 영화계
일본에서는 매년 10편 이상의 만화가 영화로 만들어지고 있다. 드라마를 합치면, 영상화되는 만화는 수십여편에 이른다. 대중문화의 중심이 만화인 일본에서는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하겠지만, 만화의 영화화는 최근 들어서야 주목을 받는 상황이다. 21세기 전까지 만화의 영화화는 큰 관심을 끌지 못했다. 지금과는 달리 일본 영화계가 침체기였던 탓도 있었지만, 다른 이유가 더 컸다. 만화를 영화로 만드는 것은, 의외로 간단한 작업이 아니다. 특히 만화의 캐릭터가 유명할수록 실사영화로 만드는 것은 더욱 힘들다. 그림으로 그려진 캐릭터가 이미 존재하기 때문에, 만화 캐릭터를 실제 배우로 대체하는 것은 꽤나 험난한 일이다. <내일의 죠>라든가 <거인의 별> 등 일본 국민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만화가 실사영화로 만들어지지 않은 것도 그런 이유다. 다카하시 루미코의 <메
충무로에 부는 한국 만화 열풍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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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동품에 깃든 혼령과의 대화
<분녀네 선물가게>
왜 만드나?
“판타지 장르는 한국 관객에게 여전히 낯선 분야다. 하지만 <분녀네 선물가게>에는 한국적이고 동양적인 판타지영화의 가능성이 있다.”
분녀네 선물가게에 들어서는 순간, 당신은 두 세계의 경계에 발을 딛는다. 분녀가 팔고 있는 골동품에는 하나하나 사연 깊은 혼이 담겨 있으며, 그것들은 당신의 운명을 완벽하게 새로운 방향으로 데려갈 것이다. 2004년 1월부터 서울문화사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연재를 시작한 이후 두터운 팬층을 형성한 이은의 <분녀네 선물가게>는 순정만화와 판타지의 눈으로 바라본 인생 이야기다. 무당의 손녀인 분녀는 자신의 핏줄에 내린 ‘신내림’의 운명을 거부하기 위해 물리학을 전공하고, 물리학조차도 핏줄의 운명을 막지 못하자 할머니와 계약을 맺는다. 조건은 할머니의 골동품을 모조리 팔아치우는 것. 마지막 물건이 팔리는 순간 신내림의 운명은 사라질 것이다.
연재 초기에
충무로에 부는 한국 만화 열풍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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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만화의 최강자
강풀의 만화 4편-<바보> <순정만화> <타이밍> <26년>
왜 만드나?
“강풀 만화는 어떤 작품이든 한줄로 설명할 수 있다. 그런 명확함이 상업영화의 원작으로서는 큰 장점이다.”
안병기 감독의 <아파트>가 미지근한 흥행성적을 올렸음에도 불구하고 강풀 원작 영화의 제작은 쾌속질주 중이다. 현재 <순정만화>와 <타이밍>은 시나리오 준비 단계에 있으며, 차태현과 하지원이 캐스팅된 <바보>는 최근 촬영을 종료하고 겨울 개봉을 목표로 후반작업에 돌입했다. 네티즌간에 공방을 불러일으키며 인터넷 세상에 불을 지른 광주민중항쟁 정치스릴러 <26년> 역시 연재가 채 종료되기도 전에 제작사 청어람에 판권이 팔린 상태다.
<바보> _ 하얀 도화지같은 ‘바보’가 있었다
올 겨울 개봉예정인 <바보>의 동명 원작은 악한 세상을 선하게 살다 간 바보의
충무로에 부는 한국 만화 열풍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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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나 지금이나 충무로의 블루칩
허영만의 만화 3편-<타짜> <식객> <각시탈>
왜 만드나?
“발품과 애정으로 건져올린 풍부한 극적 요소들이 눈앞에 있는데 그걸 놓치고 싶겠나?”
허영만은 여전히 충무로의 블루칩이다. <타짜>가 곧 개봉을 앞두고 있고, <식객>은 촬영에 들어갔으며, <각시탈>은 시나리오 작업 중이다. 영화뿐이랴. 애니메이션, 드라마쪽의 관심도 못지않다. 열매를 미처 맺지 못한 그동안의 노력까지 합한다면, 허영만에 대한 충무로 안팎의 관심은 경배에 가깝다. 그렇게 불러도 정말이지 무리가 아니다.
<타짜> _ 도박판 인생들은 무엇으로 사나
<타짜>는 1999년 7월부터 4년 동안 <스포츠조선>에 연재됐던 도박만화다. 모두 4부(1부-지리산 작두, 2부-신의 손, 3부-원 아이드 잭, 4부-벨제붑의 노래)로 구성되어 있다. 연재 당시 “100만 이상의 홈페이지
충무로에 부는 한국 만화 열풍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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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에 한국 만화 열풍이 부는가. 오랫동안 침체일로를 걸어온 한국 만화계가 충무로의 새로운 아이디어 뱅크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몇년간 충무로 제작사들은 치열한 물밑 경쟁을 벌이며 인기 한국 만화의 판권을 구매하는 데 열중해왔고, 2006년은 최초의 결과물들이 속속들이 관객을 찾은 원년으로 기록될 듯 하다. 이미 강풀 원작의 <아파트>와 B급달궁 원작의 <다세포 소녀>가 개봉했고, 허영만 원작의 <타짜>와 강풀의 또 다른 만화를 각색한 <바보>가 올해 안에 관객을 찾을 예정이다. 현재 충무로에 불고 있는 한국 만화 열풍을 진단하고 향후 몇년간 관객을 찾을 한국 만화 원작영화 프로젝트를 한자리에 모았다. 그에 더해 대중문화평론가 김봉석이 21세기에 들어와 만화의 영화화에 적극적으로 나선 일본 영화계의 움직임을 전한다. 만화연구가 김낙호의 글은 양질의 한국 만화를 찾아나선 충무로 제작자들과 독자에게 풍요로운 리스트를 선사할 것이다.
대원
충무로에 부는 한국 만화 열풍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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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스 어폰 어 타임 인 LA
브라이언 드 팔마의 <블랙 달리아>
베티 쇼트는 1947년 1월15일, 몸이 절반으로 토막나고 내장이 다 비워지고 입 양쪽이 귀까지 찢어진 채로 공원에서 발견됐다. 이 사건을 함께 수사하게 된 파트너 겸 친구 리 블랜처드(아론 에크하트)와 버키 블레커트(조시 하트넷)는 수사가 진행될수록 서로의 관계에 금을 만든다. 그러다 블랜처드가 죽고, 버키는 할리우드 유세가문의 딸에게서 결정적인 정보를 얻으면서 사건의 진실에 다가선다.
영화 <블랙 달리아>는 스토리텔링에서 완전히 상반된 성향을 추구하는 두 작가의 충돌이 시너지를 내지 못한 결과에 가깝다. 브라이언 드 팔마는 히치콕 스타일의 편집 기법을 즐겨 사용하는, 매우 시각적이고 날렵한 스토리텔링을 추구한다. 반면 제임스 엘로이는 양적으로 방대하고 논리적으로 치밀하며 꽉 짜인 세계를 추구하는 묵직한 소설가다. 두 사람의 공통점은 누아르 혹은 범죄물이라는 한 장르에 대해 경도돼 있다는
제63회 베니스영화제 중간결산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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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의 시간을 보여주는 데칼코마니
아핏차퐁 위라세타쿤의 <상 사타왓>
토아 씨는 여의사 테이를 좋아한다. 테이는 시장에서 난을 파는 눔이라는 남자를 사모한다. 치과의사 플레는 이 치료를 받으러 온 젊은 스님에게 묘한 매력을 느낀다. 젊은 스님은 테이의 그런 의사의 마음을 알지 못한다. 서로가 서로를 향해 앓는 사랑의 증후군은 한 시절에서 끝나지 않고 100년이 지난 뒤 똑같은 모습으로 찾아온다. 작은 시골 병원과 가까운 미래의 초현대식 병원을 각각 무대로 삼은 <상 사타왓>은 데칼코마니 같은 형태의 영화다. 소소해 보이는 짝사랑과 일상에서의 조우들, 행복했던 찰나와 상실의 아픔이 한데 공존하는 삶을 영화는 100년의 간격을 두고 똑같이 보여준다. 같은 얼굴의 사람들이 같은 행동을 하고 같은 대사를 주고받는다. 이 데자뷰의 경험은 그 자체로 묘한 쾌감을 남길 뿐 아니라 반쪽뿐이던 세계를 완성시키는 역할도 한다. 100년 전의 그때와 정반대의 위치에 놓이는
제63회 베니스영화제 중간결산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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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독한 고독이 피워낸 사랑
차이밍량의 <혼자 잠들고 싶지 않아>
샤오캉은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의 한 골목에서 깡패들에게 당한다. 쓰러져 있던 샤오캉을 데려와 간호하던 라왕은 점점 그에게 마음을 붙인다. 커피숍에서 일하는 아가씨 치이도 샤오캉을 맘에 들어한다. 치이가 일하는 가게의 여주인까지도 샤오캉을 좋아한다. 집없는 샤오캉은 그 어느 곳에도 정착하지 않고 라왕과 치이와 가게 여주인의 품을 번갈아 떠돈다. 모두에게 관심을 받고 있지만 샤오캉은 늘 외로워 보이기만 한다. 샤오캉의 외로움이 짙게 느껴지는 또 다른 이유는 이강생이 이 영화에서 1인2역을 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치이를 괴롭히는 가게 여주인에게는 뇌사상태에 빠진 아들이 있는데 이강생은 그 아들 역도 함께 맡고 있다. 때문에 이강생은 두눈을 부릅뜨고 있는 뇌사상태의 환자와 가게 여주인의 자위를 해주는 청년의 모습을 오가게 된다. 제목이 알려주듯, 인물들의 혼자 잠든 모습이 하나같이 쓸쓸한 이 영화는 심지어
제63회 베니스영화제 중간결산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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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기 성룡 영화를 다시 보는 것 같다
류승완 감독의 <짝패> 현지 반응
“아드레날린의 분비를 촉진시키는 영화다.” “성룡의 전성기 시대 영화를 다시 보는 것 같다.” 비경쟁부문에 초청된 류승완 감독의 <짝패>에 대한 베니스 현지의 평가가 대단히 호의적이다. 지난 9월1일 현지에서 기자시사와 공식상영이 있은 뒤 현지 언론들은 류승완 감독의 <짝패>가 매우 개성있으면서도 대중적인 재미를 품은 액션영화라는 데 공통적인 견해를 보이고 있다. 젊은 비평가들로 구성된 잡지 <아르카>는 영화제 데일리에서 이렇게 쓰고 있다. “홍콩 액션이나 무협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보더라도 충분히 좋아할 만한 장면들이 많다. 류승완 감독은 유머를 잘 사용한다. 류승완 감독은 홍콩영화의 영향을 받은 감독이지만 인물들의 결투장면에서 CG의 도움을 받지 않는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캐릭터들도 흥미롭다.” 또 다른 현지 언론은 “이런 종류의 영화는 ‘메트로폴리탄 웨스턴
제63회 베니스영화제 중간결산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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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회 베니스국제영화제가 중반을 넘어섰다. 21편의 경쟁작 가운데 16편이 공개됐고 비경쟁부문과 오리존티 부문에 포진한 웬만한 기대작들도 대부분 뚜껑이 열렸다. 그 어느 때보다도 화려한 라인업으로 출발한 올해 베니스에서는 지금까지 무슨 일이 벌어졌을까. 영화제에서 일어나는 일이란 결국 영화가 상영되는 극장 안에서, 말 많은 기자들이 모이는 기자회견장 안에서 그리고 레드 카펫 위에서 벌어지는 일일 것이다. 경쟁부문, 비경쟁부문, 오리존티 부문 등 주요 부문에서 9월4일 현재까지 상영된 영화들을 중심으로 현지 분위기를 전달한다. 이곳에서 기자와 평론가들 사이에 가장 뜨거운 반응을 얻어낸 영화 5편과 개막작 <블랙 달리아>, 비경쟁부문에 진출해 예상외로 열렬한 호응을 이끌어낸 한국영화 <짝패>에 관한 소식을 첨부한다. 리도섬의 레드 카펫을 밟은 스타들의 사진첩도 덧붙였다. 베니스의 화제작들을 ‘시청’하지 못하고 ‘읽어야’ 하는 이들을 위한 디저트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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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회 베니스영화제 중간결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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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래스톤베리>는 글래스톤베리페스티벌과 닮아야 한다
“잠을 이룰 수도 없었고, 갈수록 신경질적이 되어갔다. 편집감독은 내가 미쳤다고 생각했을 텐데, 어쩌면 중년의 위기였는지도 모르겠다. (웃음)” 1년에 걸쳐서 산더미 같은 분량의 영상을 확인하고 기록해야 했지만 진짜 위기는 본격적인 편집과 함께 찾아왔다고 템플은 고백한다. 불놀이를 하다가 자신의 옷에 불이 옮겨붙어 호들갑을 떠는 소년, 축제에선 남자보다 음악이라고 말하며 웃는 여자, 글래스톤베리를 스쳐간 숱한 행위예술가들의 퍼포먼스와 눈을 잡아끄는 공연들…. 숱한 소스 중에서 영화를 진전시키고, 역사적 의의도 있으면서, 전체를 이루어 더욱 큰 의미를 지닐 만한 단 한 장면을 골라내야 했다. 템플이 안정을 찾고 편집의 진짜 재미를 느낀 것은 <글래스톤베리>와 글래스톤베리페스티벌이 서로 닮아야 한다는 깨달음 이후의 일이었다. “그것은 매우 임의적인 행사여서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다. 글래스톤베리에 가는 사
<글래스톤베리>는 어떻게 만들어졌나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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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의 열기를 말로 설명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문자가 아닌 이미지와 소리를 활용할 수 있다고, 그것이 쉬워질까. 상상이 현실이 되는 순간의 뜨거운 광기, 혹은 자유와 방종이 수시로 자리를 바꾸는 혼돈의 간접경험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게다가 그 축제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음악페스티벌 글래스톤베리라면 영화로 옮겨 섣불리 흥을 깨느니 가만히 있는 게 낫다는 말을 듣기 십상이다. 뮤지컬, 음악다큐멘터리, 뮤직비디오 등을 만들어왔던 줄리언 템플은 그 ‘미션 임파서블’을 나름의 방식으로 달성했다. 그가 4년에 걸쳐 완성한 <글래스톤베리>는 축제가 안식년을 맞이한 2006년, 연례행사의 부재를 달래줄 정도로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 다큐멘터리는 무대를 둘러싼 스펙터클을 세심하게 전달하는 공연실황 중계도, 노래의 정서를 비주얼로 설명한 뮤직비디오도 아니다. 그것은 천개의 눈을 동원하여 수십년에 걸친 문화현상을 담아낸 특별한 여정이다. 조금은 낯설고 혼란스럽지만 벅찬 열정으로
<글래스톤베리>는 어떻게 만들어졌나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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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에 핀 꽃 Water Flower
기노시타 유스케/ 일본/ 2005년/ 92분
여고생 미나코는 오래전 자신과 아빠를 버리고 집을 나간 엄마를 미워하고 있다. 다시 이혼한 엄마가 이복동생 유를 데리고 마을에 돌아왔다는 사실을 알게 된 미나코는 몰래 엄마의 아파트 부근을 맴돌다가 게임센터에서 놀고 있는 유에게 충동적으로 접근한다. 미나코는 자신을 따르는 유의 손을 잡고 야간버스에 올라 돌아가신 조부모의 집이 있는 바닷가로 향한다. 아버지와 어머니 모두로부터 버림받았다고 믿고 살아온 미나코는 천진한 유를 보면서도 외로움을 버리지 못한다. 대사가 매우 적은 <물에 핀 꽃>은 가만히 앉아 있는 소녀의 뒷모습과 바닷가에 부는 바람만으로도 많은 이야기를 전해주는 영화다.
시네마 킨더가든 단편모음1 세서미 워크숍의 댄싱 디아블로 스튜디오 특선 외
인형극 <세서미 스트리트>로 유명한 세서미 워크숍과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댄싱 디아블로가 합작으로 만든 교육용 애니메이션
제2회 고양국제어린이영화제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