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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파인우드 스튜디오, 셰퍼튼 스튜디오와 합병유럽 최대의 영화 스튜디오 두곳이 하나의 깃발 아래 뭉친다. 007 시리즈의 촬영지로 유명한 영국의 영화 스튜디오 파인우드 스튜디오는 최근 라이벌 업체인 셰퍼튼 스튜디오를 합병한다고 밝혔다. 지난 2월 벤처캐피털 업체 3i에 의해 인수됐던 파인우드 스튜디오는 셰퍼튼 스튜디오 인수로 명실상부한 유럽 최대 규모의 스튜디오로 떠오르게 됐다. <블레이드 러너> <셰익스피어 인 러브> <탑건> <노팅힐> 등을 찍은 셰퍼튼 스튜디오의 매각금액은 3500만파운드(약 630억원)로 알려졌다. 새로운 경영체제의 구체적인 모양새에 관해서는 아직 알려진 바가 없지만, 영국 언론들은 이 1억파운드짜리 초대형 스튜디오를 이끌 선장으로 영국 TV방송사 <채널4>의 간부 출신인 마이클 그레이드 현 파인우드 대표를 지목하고 있다. 셰퍼튼의 공동 소유주였던 리들리와 토니 스콧 형제도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맡을 것
둘보다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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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듀서도 신인들의 시대를 맞이한 것인가? 90년대 이후 봇물터지듯 신인감독이 대거 등장한 데 이어 최근 프로듀서들의 면면도 확연히 달라지고 있다. <여고괴담> 시리즈의 오기민, <주유소습격사건>의 김미희, <퇴마록> <가위>의 김익상, 우노필름과 명필름의 숨은 실력자 조민환과 심보경, <번지점프를 하다>의 최낙권, <해피엔드>의 김광수, <순애보> <하루>의 구본한, <수취인불명>의 이승재, <미술관 옆 동물원>의 이미영, <소름>의 황필선, <불타는 우리집>의 이관학, <슬로우 불릿>의 조종국, <엠바고>의 김병재 등 젊은 프로듀서들이 차승재, 심재명의 성공신화를 뒤쫓고 있다. 이태원, 황기성 등으로 대표되는 1세대, 유인택, 신철, 안동규, 이춘연, 차승재, 심재명, 이은 등으로 대변되는 2세대를 지나 이제 3세대 프로듀서들이 몰
충무로 세대교체, 제3의 물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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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경택 감독의 <친구>가 막바지 보충촬영중이다. ‘노스탤지어 리얼 휴머니즘’을 표방하는 <친구>는 장동건·유오성 주연의 ‘남자영화’. 3월31일 개봉한다.
사진제공: 영화방
녀석들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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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진위 극영화제작지원 대상작 선정시비, 심사절차 문제제기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의 극영화제작지원 대상작 선정을 둘러싸고 유길촌 영진위 위원장이 사표를 제출하는 등 파문이 커지고 있다. 현재 유 위원장이 연락을 두절한 상태라 정확한 이유를 파악할 수는 없지만, 2000년 3차 극영화제작지원 대상작 선정과 관련 한 이해당사자가 영진위의 심사결과가 편파적이라며 진정서를 제출하는 등 공정성 시비가 일자 지난 2월9일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부의 임병수 문화산업국장은 “사퇴서 처리문제는 좀더 두고봐야 할 것 같다”면서 난감함을 표했다. 이로 인해 지원 대상작 발표일은 2월20일로 미루어졌다. 영진위 이용관 부위원장은 “위원장의 공식적인 사퇴 발언을 듣지 못한 상태라 발표를 늦추었다”고 해명했다. 문제가 된 극영화제작지원 사업은 장편 극영화 또는 애니메이션에 한해 지난해부터 영진위가 총제작비 50% 한도 내에서 작품당 최대 5억원까지 차등 지원하는 진흥책이다.이번 일은 지난해
유길촌 위원장 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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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까지도 가장 커다란 힘을 발휘하고 있는 재즈 흐름인 비밥은 재즈 역사를 한순간에 바꿔놓은 혁명적인 것이다. 1940년대 초반부터 시작돼 1945년을 기점으로 폭발하기 시작한 이 음악은 이전 시기의 스윙이나 쿨 재즈와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다른 모습을 보였다. 그냥 ‘밥’이라고도 불리는 비밥을 이전 시기의 재즈음악과 구분지어주는 가장 큰 차이점이라면, 빅 밴드 스타일이 아니라 기껏해야 5∼6명의 연주자의 앙상블로 음악이 연주됐다는 점이다. 자연 솔로 연주자의 역할이 커졌고 각각의 역량도 중요해졌다. 이러한 연주형태의 변화에 따라 음악 자체도 이전처럼 말랑말랑한 멜로디 위주가 아니라 코드의 변주를 중요시하는 자유롭고 파격적인 형식을 취하게 됐다. 결국 비밥은 재즈가 더이상 대중적인 댄스음악이 아니라 연주자와 작곡가의 자의식을 반영하는 일종의 예술로 자리매김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또 이같은 변화의 근저에는 백인의 입맛에 맞는 스윙 재즈에 대한 반발과 흑인적인 음악 추구라는 지향이 있었다
비밥(Be-Bop)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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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세 작품은 장르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1980년대 후반이라는 시기 면에서나 소재 면에서나 매우 비슷한 인상을 준다. <라운드 미드나잇>의 경우엔 해당되지 않지만, <버드>와 <델로니어스 몽크>의 뒤에 놓인 한 사람의 그림자를 알아차리는 것도 재미있는 일이다. 그 주인공은 바로 클린트 이스트우드. 그는 <버드>에서 감독을, <델로니어스 몽크>에선 이그재큐티브 프로듀서를 맡았다. <버드>로는 89년 골든글로브에서 감독상까지 수상했다. 사실 이스트우드가 음악가를 소재로 만든 영화는 이 두편뿐이 아니다.82년 스스로 감독 및 주연한 <홍키통크맨>에서 그는 실제 재즈 베이스 연주자인 아들 카일과 함께 출연, 알코올중독자 컨트리 가수의 인생역정을 그린 바 있다. 이 영화의 주인공 레드 스토벌의 삶 또한 두편의 재즈영화에 등장하는 음악가들의 인생과 비슷하다. 물론 스토벌은 무대 위에선 두명의 재즈 거장에 필적하는 대접
<버드><델로니어스 몽크>만든 클린트 이스트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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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필름, 자회사 디엔딩 닷컴과 E픽쳐스 설립명필름이 프로덕션을 전문화하기 위해 자회사를 만든다. <공동경비구역 JSA>로 지난해 최고의 주가를 올린 명필름은 오는 3월 중에 인터넷 등 새로운 미디어의 소구층인 십대들을 위한 영화사 디엔딩 닷컴, 해외합작과 해외세일즈를 전문으로 하는 E픽쳐스를 설립하기로 했다. 이들 자회사 설립은 “영화를 만드는 방식과 그 성격을 다양화”하기 위한 노력이라는 것이 명필름의 설명. 디엔딩 닷컴에는 명필름의 심보경 이사가, E픽쳐스에는 이은 감독이 참여하게 된다.디엔딩 닷컴(대표 조동원)은 명필름과 TTL의 광고기획사 화이트가 공동 투자한 영화사. 재작년 말 <접속2> 제작 계획이 논의될 때, 화이트가 온라인 마케팅을, 명이 제작 운영을 맡아 함께 진행하자는 얘기로부터 시작됐다. 광고를 통해 신세대 데이터를 확보한 화이트, 한국영화에 무관심한 젊은 세대와 소통하려는 명필름이 의기투합한 것. N세대, 멀티미디어 세대를 타깃으로 잡은 이
분야별로, 주제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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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론가의 역할은 좋은 영화의 가치를 먼저 알아보고 알리는 것이다. 그래서 영화를 움직이는 것이다. 이 역할은 여전히 절실하다. 평론에 따라 움직이는 관객은 얼마되지 않는다. 도쿄라면 한 3천명 될까. 이건 평론이 자국 내만으로 한정할 때 역시 별다른 힘이 없다는 걸 뜻한다. 그러므로 중요한 평론이라면 그것을 외국어로 옮기는 일이 중요한 때가 됐다고 본다.”하스미와의 인터뷰는 2월8일 오전 도쿄대 총장 집무실에서 이루어졌다. 지난 1월 그의 대표적인 저서 가운데 하나인 <감독 오즈 야스지로>(한나래 펴냄) 번역 출간과 서울시네마테크의 오즈 야스지로 회고전을 계기로 인터뷰를 요청했고, 그는 흔쾌히 응했다. 도쿄대 총장 노릇을 하느라 영화에 소홀했다고 말하면서도, 그는 <쉬리> <거짓말>에 대한 논평을 잊지 않았으며, 퇴임 이후엔 존 포드론을 쓰겠다는 계획도 밝혔다.■당신은 1960년대 프랑스에서 불문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엘리트 지식인이다. 당시의 일본
하스미 시게히코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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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 채널이 생긴 뒤로, 좋은 것 하나는 다양한 외국의 TV드라마를 볼 수 있다는 점이다. 개인적으로 즐겨 보는 드라마는 <소프라노스> <프렌즈> <섹스 앤 시티> <앨리의 사랑 만들기> 등이다. 그중 개인적으로 가장 끌리는 건 <앨리의 사랑 만들기>.<앨리의 사랑 만들기>의 원제는 ‘앨리 맥빌’ 그러니까 여주인공의 이름을 그대로 딴 제목이다. 처음 <앨리의 사랑 만들기>를 봤을 때는 제목 그대로, 앨리의 사랑이야기가 중심이라고 생각했다. 변호사가 돼서 법률회사에 들어갔는데, 하필이면 8살 때부터 남자친구였고 대학 시절에는 애인이었던 남자를 만나다니. 그는 이미 결혼도 했다. 그것도 금발에 미인이고, 머리까지 좋은 변호사와. 앨리가 분노하는 것은 당연지사. 앨리는 수많은 남자를 만나고 또 만난다. 마치 인생의 목적이 ‘남자’라도 되는 것처럼. 하지만 <앨리의 사랑 만들기>는 점차 시야를 넓혀나가기
아이들은, 어른의 거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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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시에 영화를 보고 11시에 방금 장엄한 최후를 맞이한 주인공을, 방금 본 믿을 수 없는 이미지를 만든 감독을 코앞에서 만나는 것. 영화제는 그런 거짓말 같은 행운이 잠시나마 가능해지는 마법의 시간이다. 하늘색 하늘을 도무지 보기 힘든 음울한 2월의 베를린이지만, 베를리날레 팔라스트 지하의 기자회견장만큼은 종일 카메라 플래시로 눈이 부시다.▦깜짝 키스쇼제프리 러시는 존 부어맨의 <파나마의 재단사>와 비경쟁 상영작 <퀼즈>의 주인공으로 두 차례나 제51회 베를리날레 팔라스트 회견장 단상에 앉았다. 게다가 풍부한 조크와 키스신(?)까지 연출해 색다른 사진과 에피소드에 굶주려 있는 기자들을 행복하게 했다. <퀼즈>의 출연 결정 이유를 묻자 제프리 러시는 “케이트 윈슬럿에게 진한 키스를 할 수 있는 데다가 돈까지 받는데 어떻게 망설이겠냐”고 답했고 감동한 윈슬럿은 달려와 그의 허리를 젖히고 입맞춤을 퍼붓는 시늉을 했다.▦웃음으로 추위 잊으세요터키계 이탈리아감
난폭한 질문, 천진한 도그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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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20분은 따라가기 어려웠고 상징과 구조가 너무 도식적인 면이 있으나, 분명 재미있으면서도 지적인 영화다. 2부(남북 병사의 교류를 묘사한 부분)가 베스트였다.”(30대 관객, 독문학 강사)“스릴러로서도 말이 되고 흥미로운 스토리, 매력적인 캐릭터를 지녔다. 아무리 화제성 소재를 다룬 영화라 해도 설정, 촬영 등 만듦새가 좋지 못하면 실패하게 마련인데, 이 영화는 훌륭히 해냈다. <초급자를 위한 이태리어>와 더불어 아주 지역적이면서도 보편적 호소력을 발휘하는 경쟁작이다.”( 베를린 주재 기자 마이클 아들러)지난 2월12일 낮 공식상영에 앞서 이루어진 <공동경비구역 JSA>의 영화제 기자 시사는 수상 여부를 점치는 자리이기 전에, 온갖 국적의 관객이 한국 최고 흥행영화를 얼마나 즐기는지 관찰할 수 있는 흥미로운 기회였다. 결과는 객석 전체를 고르게 감싼 조용한 공감과 호감. 시사에 이어진 박찬욱 감독, 이은 제작자, 배우 이영애, 송강호, 김태우, 신하균 등
<공동경비구역 JSA> 기자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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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권 행사 계획 없다. ”■이번 거래의 배경을 설명해달라.로커스홀딩스는 출범 당시부터 얘기했지만, 엔터테인먼트라는 분야를 본격적으로 산업화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그리고 지주회사로서 우리의 임무는 각 분야의 일을 직접 담당하는 ‘키 플레이어’들이 최대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뿐이다. 우리가 시네마서비스를 인수한 것도 뜻이 맞는 사람끼리 모여서 함께 일을 해보자는 취지가 더 크다. 모든 이들이 이런 취지에 충분히 공감했기 때문에 이 일도 진행될 수 있었다. 영화를 떼어놓고 보면 요즘 한국영화가 좋지만 아직도 할리우드영화의 점유율이 높다. 결국 우리 영화의 질을 올리는 것이 가장 좋을 텐데, 작은 회사들로는 한계가 있다. 좀더 크게 뭉치면 큰 작업을 할 수 있고 외국에 진출하는 것도 쉬워진다.■시네마서비스가 왜 적극적인 입장을 취했다고 보나.그들은 영화와 관련된 일에는 능통하지만, 재무문제나 국제적인 파이낸싱 같은 것에는 익숙하지 않다. 우리가 그런 분야에서 도
충무로, 금융자본과 함께 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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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VD 출시된 재즈영화 3편 - <라운드 미드나잇> <버드> <델로니어스 몽크>때론 달콤하고, 때론 가슴을 저미는 재즈의 선율 가득한 걸작영화 세편이 나란히 DVD로 선을 보였다. <라운드 미드나잇> <버드> <델로니어스 몽크>(이상 워너 홈비디오)가 그것. 비디오로 출시된 바 있는 <버드>를 제외하고는 모두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작품이다. 이들 작품은 DVD라는 특성에 맞게 돌비 5.1채널 사운드를 제공해 영화의 진정한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음악을 좀더 생생하게 감상할 수 있도록 한다. 게다가 이들은 재즈의 황금기로 불리는 비밥 시대의 거장 색소폰 연주자 찰리 파커,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 델로니어스 몽크, 피아노의 명인 버드 파웰의 이야기를 영화화한 작품이라는 점에서 재즈 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그리고 뭉클하게 한다.<라운드 미드나잇>, 버드 파웰의 인생유전1959년 천재적인 재즈 피아니스트
DVD 재즈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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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노래한다. 프레스 기계의 시퍼런 칼날이 하얀 손목 근처를 배회할 때 쿵쾅거리는 톱니바퀴와 나사의 소음에 맞춰 춤을 추며 노래부른다. 그녀는 다시 노래한다. 공장에서 쫓겨나 빛도 희망도 볼 수 없을 때 “과거도 보았고 미래도 안답니다. 난 다 보았어요. 더이상 볼 것은 없답니다”라고 체념의 노래를 부른다. 그녀는 또 노래한다. 돈을 훔친 남자가 자신을 도둑으로 몰며 시커먼 절망의 절벽 아래로 밀칠 때 “바보 같은 셀마, 다 너 때문이야”라는 자책의 노래를 들려준다. <어둠 속의 댄서>는 사형대를 향해, 비극을 향해 경쾌한 탭댄스를 추며 나아가는 영화다. 오직 노래와 춤과 뮤지컬이 맘껏 숨쉴 수 있는 유일한 도피처였던 눈먼 여인은 아들에게 자기 운명을 대물림하지 않기 위해 자신을 희생한다. 그녀는 장님이 되지 않을 수도, 가난하지 않을 수도, 아껴주는 남편을 얻을 수도 있었다. 무엇보다 그녀는 살 수 있었다. 그러나 이 가련한 여인은 그 모든 걸 포기한다. 세상의 어떤
어둠 속의 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