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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 폰다가 25년간 시달렸던 거식증과 폭식증을 드디어 극복했다고 최근 식이장애교육연합을 위한 후원만찬에서 공개적으로 말했다. “25년 동안 나는 한번 입에 포크를 가져갈 때마다 두려움을 느꼈답니다. 이제 난 63살이고 2년 전부터서야 ‘좋은 게 좋은 것’이라는 걸 알게 됐죠.” 폰다는 에어로빅 열풍이 불던 1980년대 다이어트를 위한 체조 비디오를 낸 바 있다.
거식증, 폭식증에서 해방된 제인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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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로부터 날아온 화재신고. 2월16일 새벽, 베벌리힐스 소방서에 부저가 울렸다. 불이 난 곳은 베벌리힐스 90210 구역에 위치한 드루 배리모어의 집. 60명의 소방대원들과 헬리콥터 두대가 출동하여 다락과 2층에 퍼진 불꽃과 싸웠고, 발빠른 사진기자들은 배리모어가 그녀의 피앙세 톰 그린과 함께 급히 몸을 피하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화재진압에는 한 시간 정도가 소요됐다. 둘 다 다친 데는 없으나 5천 평방 피트 넓이의 집에서 발생한 재산피해는 70만달러에 달한다고. 화재원인은 아직 조사중이다.
불 좀 꺼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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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양심을 예리하게 자극하는 영화를 만들었던 ‘할리우드의 양심’ 스탠리 크레이머가 2월19일 87살로 운명을 달리했다. 사인은 지병이었던 폐렴. 크레이머는 다양한 시대에 걸쳐 다양한 사회적 이슈를 영화 속에 담아온 할리우드의 제작자 겸 감독이다.매카시즘이 한창이던 1950년대 초 그는 반매카시 알레고리를 담은 영화 <하이눈>을 제작했고, 평등권이 사회적 테마였던 50년대 말에는 <흑과 백>의 연출 및 제작을 맡았다. <신의 법정> <초대받지 않은 손님> 등 그의 작품에는 한결같이 ‘메시지’가 내포돼 있다.그러나 크레이머 부인에 의하면 그는 자신의 작품을 ‘메시지영화’로 규정하지 않았다고 한다. “남편은 자신을 단지 양심을 믿는 한 인간이라고만 여겼습니다.” <뉘른베르크의 재판> <미치고미치고미치고미친 세상>처럼 때로 그의 영화는 긴 상영시간과 고답적 성격으로 평단의 비판을 받기도 했으나 이제 할리우드는 그의 영화에
할리우드의 양심, 눈 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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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나무로부터 봄나무에로, 긴 겨울옷을 벗기려는 듯 내리쬐는 햇살이 따사로운 안동 하회마을. 한 남자가 단추를 목까지 채우고 깃을 세운 겨울외투에 싸여 서 있다. 꽤 더울 텐데 표정 하나 흐트러뜨리지 않고 선 절도있는 폼이나, 두툼한 겨울외투가 어딘지 낯익은 그는 사실 <철도원>의 호로마이 역장 다카쿠라 겐이다. 눈덮인 역을 고집스러우리만치 성실하게 지키며 딸과 아내를 떠나보내 관객을 울렸던 그가, 신작 <호타루>에서는 생이 얼마 남지 않은 아내와 마지막 여행에 나선다. <호타루>는 다카쿠라 겐, 후루하타 야스오 감독을 비롯한 <철도원>의 제작진과 제작사 도에이가 다시 의기투합한 일본영화. 아내의 죽음을 앞두고 함께한 인생역정을 돌아보는 노부부의 여행과 과묵한 사랑이야기를 그린다. 노부부의 여정이 하회마을에까지 이른 것은, 그들의 과거사에 조선인 전우의 이야기가 담겨 있기 때문. 태평양전쟁에 특공대로 끌려왔다가 전사한 옛 전우의 유언을 전
반딧불이 되어 돌아오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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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을 꺾어줄까, 발을 뭉개줄까?”이 말은 도시 재개발지구에서 싼값에 못 나가겠다고 버티고 있는 가구들을 철거용역회사의 깡패들이 ‘대통령령’이라며 무자비하게 철거시킬 때 흔히 나오는 말이라 한다.마포구 현석동에 살고 있는 나의 단독주택도 시가의 절반 수준으로 내쫓겠다고 하니 늘그막에 기가 차서, 또한 공포분위기에 이 글을 계속할 수 없어 미진하지만 이 글을 마감할까 한다.<사람의 아들>(이문열 원작)을 꼭 해야겠다는 결심은 <순교자>의 기독교인들의 반란의 오해를 메워보겠다는 간절한 소망이었기 때문이다. 그 당시 강원용 목사는 욕먹는 내편에 서서 “<순교자>는 예술이며 창작물이다. 변역된 소설이 문제작으로 부상하면서 베스트셀러가 됐는데 그때는 아무 소리 못하다가 왜 영화에만 화살을 던지느냐. 이 작품의 주제는 ‘참사랑’이다”라고 하였다.<사람의 아들>의 아주 간략한 뼈대는 이러하다. 신학대학 재학생인 요섭(하명중)은 이 고난의 시대에 하나님을
사람의 아들, 그리고 마지막 한 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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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6년부터 96년까지 10년 동안, 두 남녀의 우연한 만남과 필연적 사랑을 그려가는 영화 <첨밀밀>의 시간은, 중국 본토에서는 등소평의 이른바 `흑묘 백묘론'이 부활해 판을 친 때이고, 홍콩은 본토 반환을 1년 앞둔 시점이다. 공산주의의 대해를 넘어 자본주의의 섬을 선택한 남녀의 연애담이랄 이 영화를 보면서 내가 개인적으로 궁금했던 점은 여소군(여명)의 본토 애인과 이교(장만옥)의 조폭 애인이 우리의 주인공들의 사랑에 어떻게 반응할까 하는 거였다. 본토 애인이 등려군의 뽕짝풍의 노래처럼 여소군의 발목을 붙들고 늘어진달지, 조폭 애인이 이교에게 ‘개깡’을 부리지나 않을까? 이 두 가지 은근한 서스펜스 속에 이교는 ‘우연히’ 자동차 클랙슨을 울림으로써 여소군과 마침내 ‘필연적’ 사랑에 도달한다. 그리고 이교는 여소군에게 말한다. 여소군 동지! 우린 어떡해?
홍콩 멜로영화의 대명사처럼 알려진 <첨밀밀>의 한가운데 던져진 “동지”라는 호칭이 오랫동안 뇌리에 남는다
여소군 동지! 우린 어떡해?, <첨밀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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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가 수출에 호조를 보이는 가운데 리메이크 붐도 일고 있다. 지난 1월말 미국의 한 영화사가 봉준호 감독의 <플란더스의 개>를 리메이크하겠다고 밝혀 미로비전과 협상중이고 독일의 한 영화사는 장윤현 감독의 <텔미썸딩>을 리메이크하겠다며, 최근 판권계약을 요청했다. 한편 미이케 다카시 감독은 김지운 감독의 <조용한 가족>을 리메이크할 계획. 한국영화가 해외에서 리메이크된 전례로는 장윤현 감독의 <접속>이 있다. 독일에서 <해피엔드와 여인2>라는 제목으로 지난해 말 개봉한 이 영화는 한국에서와 달리 흥행성적이 저조했다.
<플란더스의 개> 리메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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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 김미희, 김상진 감독 오기환 각본 박정우 프로듀서 김상오 촬영 이석현 조명 박현원 음악 조성우 아트디렉터 이대훈 편집 이현미 동시녹음 이상준 믹싱 이규석 소품 김효진 의상 이유경 분장 최영 헤어 박성희 조감독 박진우 포스터 강영호 마케팅책임 강혜정 연출부 단기범, 임영성, 정현두, 최한기 스크립터 윤재근 제작부장 강선미 출연 이정재, 이영애, 권해효, 이무현, 공형진, 맹상훈, 추귀정, 이인철, 사현진, 윤진영, 이문식, 구혜령 개봉예정 3월24일슬퍼도 내색할 수 없는 남자가 있다. 아내가 불치병에 걸린 사실을 알았을 때도 얼마 남지 않은 그녀의 삶에 아무것도 보태줄 게 없는 그는, 개그맨이다. 남들 웃기는 일을 아내가 죽어간다고 포기할 수 없다. 차라리 분발하는 편이 낫다. 그는 아직 무명이며 그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선물은 그녀가 환하게 웃게 만드는 것이다. <선물>은 슬픔을 웃음으로 이
커밍순...<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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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앞으로 전 의 금요일 자정에 방영했던 호러영화들에 대해 꽤 자주 이야기할 겁니다. 정말 좋아했던 시간대였으니까요. 요새 그 시간대에 호러영화를 방영하지 않는다는 게 서글퍼질 지경입니다. <트왈라이트 존>의 영화판 도입부에 나오는 노래 기억하세요? 대충 이렇게 시작되지요. ‘금요일 밤 호러영화가 없으면 무슨 재미로 사나.’ 네, 그 기분 이해합니다. 이해해요.그때 굉장히 많은 영화들을 접했고, 돌이켜 생각해보면 제 영화 취향을 결정한 것들도 그런 영화들이었던 것 같습니다. 좋은 영화들만 했던 시간대는 절대로 아니었지만 규칙적으로 보다보면 거둘 수 있는 수확은 엄청났습니다.조지 로메로의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도 그런 영화들 중 하나였습니다. 습관적으로 신문 텔레비전 프로그램 안내란을 뒤적거리다 그 제목을 발견하고 얼마나 기뻤는지. 당시는 꽤 어렸을 때라 호러영화에 대한 제 지식이 그렇게 대단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전 조지 로메로가 누군지 알았고, 그의 첫
고어, 자극보다 풍요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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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도의 그림 중에 <씨름>이 있다. 우리 옛 풍속을 담았다 하여, 다만 그것으로 걸작인가 헤아려보니 미술사학자들은 특히 그 미학적 구도를 거론한다. 그중 하나가 서구의 원근법과 상관없이 아래위의 구경꾼과 가운데 씨름꾼을 드라마틱하게 표현한 것이며 그 둘이 오른쪽 여백의 짚신 두 켤레다. 짚신이 무심한 듯 놓여 있음으로 해서 이 그림은 구도적 완성, 그러니까 중앙과 위아래의 긴장이 오른쪽으로 트임과 동시에 그 여백을 조그맣게 채움으로써 또한 긴장 속의 균형을 갖는다는 설명, 오늘 그런 얘기다.케이블TV의 좋은 점 가운데 하나는, 마땅히 할 일도 없고 빌려놓은 비디오도 없을 때, 마침 지나간 명화를 우연찮게 방영해서 필요 이상으로 장면 하나하나를 눈여겨보게 만든다는 점이다. OCN은 정도가 심해서 재탕에 삼탕, 아예 수십탕까지 반복하는 바람에, 나는 <저수지의 개들>의 농담을 외울 지경까지 이르고 말았다. 그저께는 NTV에서 잭 니콜슨과 대니 드 비토의 <호
짚신 한짝, 그 속깊은 조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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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의 소리> <잊혀진 사람들> 등 사회고발성이 강한 다큐멘터리를 만들었던 재미동포 영화감독 김대실씨가 LA에서 새 다큐멘터리 <사이구2>를 제작중이다. 93년 LA폭동을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 <사이구(4.29)>를 만들었던 그는 2편에서 폭동 10년이 지난 현장의 변화를 담을 계획. <연합통신>은 <사이구2>가 내년 4월29일 폭동 10주년을 맞아 를 통해 미 전역에 방영될 것이라고 김씨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김대실, <사이구2> 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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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라이어티의 데이비드 루니든, <필름>의 피터 브루넷이든 모든 영화 평론가가 인정하듯 <수쥬>는 히치콕 감독의 <현기증>에서 시작되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니까 옛날 옛적 한 여자가 살았는데 그 여자는 사실 오토바이를 사랑하는 청년 마르다의 애인이며, 죽은 여자는 현실에서 다시 인어로 환생한다는 것이다. 금발의 인어 복색을 한 메메이는 알고보니 배달부 마르다의 애인이였던 소녀 무단과 똑같이 생겼다. 그런데 메메이에게는 그녀를 사랑하는 비디오 기사가 있고, 그는 이제 아주 건조하고 낯선 목소리로 잊혀졌던 한 여자의 진실에 대해서 이야기할 것이다. 사라진 자에 관한 강박관념과 이중의 정체성, 관음증에 포갠 기억과 사랑의 이야기, 로우예 감독의 <수쥬>는 언뜻 보면 낯설고도 익숙한 얼굴을 하고 있다.수쥬는 상하이를 동과 서로 가로지르는 강이다. 모든 쓰레기와 오물들이 집결되는 검은 강물의 표면에는 앙상한 빌딩이 벌받는 자세로 초라하게 서 있고,
자본의 탁류 속 인어는 살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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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영화제에 처음 갔을 때, 가장 인상적인 건 포룸이었다. 영화가 끝나고 관객과 감독들의 토론이 벌어지는데, 공식경쟁부문의 기자회견 못지않게, 아니 더 깊은 얘기들이 오가고는 했다. 이거 참 재미있다고, 우리도 이런 걸 한번 해봤으면 좋겠다고 ‘우리’ 영화평론가와 부러워했는데 그 평론가는 한국에서 국제영화제를 만드는 일에 참여하더니 정말 그런 자리까지 장만했다. 한국의 국제영화제들은 이제 하나같이 관객과의 대화를 주요프로그램으로 잡아놓고 있다. 영화제가 토론문화가 자리잡지 못한 한국에서 꽤 의미있는 토론교육장이 된 셈이다.포룸에서 모방하지 못한 장점은 그 배후, ‘독일키네마테크의 친구들’이란 운영주체다. 포룸은 지난 1971년, 베를린영화제가 이미 경직되어서 새로운 영화를 수용못한다고 판단한 이들이 만든 대안영화제로 시작됐다. 베를린영화제는 곧 자기들의 대안을 포섭해들여 포룸에 독립된 땅을 분양해주었다. 그곳은 정치적으로건 영화적으로건 첨단이나 변방에서 떠오르는 영화들의 포럼이 되
어느 영화의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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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관광부 사표반려, 유길촌 영진위 위원장 업무복귀사의를 표했던 영화진흥위원회 유길촌 위원장이 업무복귀했다. 지난 2월20일 홍릉 영진위 회의실에서 열린 제5차 위원회 총회에 모습을 드러낸 유 위원장은 “부임 이후 영진위의 공정하고 균형있는 운영을 위해 노력했지만, 개인적으로 많은 부족함을 느꼈다”면서 “좀더 덕망있는 분이 원만히 영진위를 이끌었으면 하는 뜻에서 사표를 냈다”고 해명했다. 그럼에도 “제3차 극영화제작지원 사업 등을 비롯 재임중 불거진 문제를 책임있게 해결할 필요를 느꼈다”는 말로 사퇴의사 철회 배경을 밝혔다. 이에 앞서 문화관광부는 유 위원장이 지난 2월9일 제출한 사표를 “대안이 없다. 공인으로서 책임을 다해달라”며 반려했다.하지만 이날 예상됐던 상정안 처리는 미루어졌다. 상임직 포함 8인의 영진위 위원들이 전원 출석했지만 극영화제작지원 사업에 대한 감사가 마무리되지 않았는데 동일안을 총회 의결안으로 상정할 수 있느냐는 감사의 불만이 터져나오는 등 회의는 두 차례나
돌아왔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