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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애의 <사일런트 리밋><열왕대전기>의 이정애가 오랜만에 장편으로 독자들을 만난다. 인터넷 만화사이트 코믹스투데이(comicstoday.com)에 연재중인 <사일런트 리밋>의 단행본 1권이 출간되었다. 인간의 나약한 정신에 침투해 분열을 일으키는 영적인 존재와 이들에 맞서 사투를 벌이는 인간들, 그리고 둘 사이의 공존을 꿈꾸는 정신과 의사…. 그녀의 다른 작품과 마찬가지로 난해하고 철학적인 장치들이 얽혀 있지만, 강력한 액션과 다이내믹한 진행이 색다른 느낌을 자아낸다. 사이코미스터리, 퇴마호러, 거기에 무협의 요소까지 결합된 복합장르 작품인데다가, 방대한 지역을 넘나드는 설정과 다양한 인물 등의 요소가 결코 작품을 만만하게 읽어치울 수 없게 한다. 하지만 이정애의 열혈 팬들은 그녀가 만든 복잡한 수수께끼들을 풀어나가는 재미에 만화를 봐왔기에 이번 장편은 더욱 관심을 끌 요소를 많이 가지고 있다고도 보인다.둘리와 함께하는 고룡이 만화캠프어린이들을 흥분
이정애의 <사일런트 리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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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자와 아이의 <나나>는 매력적인 설정의 만화다. 귀엽지만 평범한 소녀가 무턱대고 동경에 올라와, 그와 같은 이름의 여자아이와 동거 생활에 들어가게 된다. 몇 가지 우연이 개입되지만, 그럭저럭 봐 줄 만하다. 누군들 청운의 꿈을 품고 도시에 올라와 갖은 고생을 해보지 않았을까? 그런 불쌍한 청춘들에게 약간의 행운 정도야 오히려 내가 신들에게 부탁해볼 정도지.만화 속에서라도 꿈꿔보자그런데 그 행운을 읊어볼까? 돈이 없는 나나가 제대로 된 방을 못 구해 겨우 찾아낸 것은 클래식한 서구형 빌딩의 전망 좋은 7층 방, 약점이라고는 엘리베이터가 없다는 점(그런데도 계단을 낑낑거리며 올라가는 장면 하나 나오지 않는다). 그래도 월세가 조금 비싸 고민하고 있었는데, 기차에서 만난 같은 이름의 여자아이가 마침 그 방을 보러 와 있었고, 복덕방 할아버지의 제안으로 함께 방을 빌려쓰기로 한다. 물론 방의 구조도 각자의 독립된 방이 같은 크기로 되어 있고, 가운데는 공동의 거실이 준비되어 있
행운의 여신은 누구 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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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툼레이더>의 원작은 게임이다. 파괴와 학살보다는 곡예에 가까운 액션을 보여주는 참신한 시스템으로도 충격을 주었다. 주인공 라라의 인기는 그야말로 하늘을 찔렀다. 지금보다 컴퓨터그래픽 기술이 떨어지는 시절이다보니 어찌보면 조금 괴상한 모습이었지만, 멋진 게임 속 액션과 어우러져 수많은 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다. 나 역시 그녀에게 홀딱 반해 윈도를 <툼레이더>로 도배했고, 부록으로 주는 <툼레이더> 달력을 갖고 싶어서 별 필요없는 잡지를 사기도 했다.2편이 나오면서 라라의 인기가 한층 더 고조되던 무렵의 일이다. 꽤 큰 규모의 소프트웨어 가게를 어슬렁거리고 있는데 놀라운 걸 발견했다. 바로 실물 크기 라라 크로프트 등신대 그림이었다. 그냥 얇은 종이가 아니고 두꺼운 나무판을 대어 세워놓게 되어 있었다. 그렇게 멋지고 좋은 건 본 적이 없었다. 나는 감탄하고 또 감탄했고, 마음은 맹목적인 소유욕으로 변해갔다.가지고 싶었다. 너무나 가지고 싶었다.
나만의 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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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너무도 친숙한 <이웃집 토토로>가 조악한 비디오 화면이 아닌 대형 스크린으로 7월28일 찾아올 예정이다. 개봉과 함께 오픈한 홈페이지도 토토로가 널리 알려진 캐릭터라는 점을 십분 활용, 단순 홈페이지 개념에다 커뮤니티 개념을 적극 활용했다. 영화 정보와 커뮤니티의 장을 제공한다는 영화 홈페이지의 기본 개념에서 한 걸음 나아가 토토로 마니아들의 호응도를 높이고 그들이 제공하는 고급정보를 홈페이지 안에 담는다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노린 것이다.
홈페이지를 한껏 즐기려면 회원가입이 필수지만 회원가입 없이도 영화 전반에 대한 얘기와 O.S.T 전곡 그리고 <바람계곡의 나우시카>와 <원령공주>로 유명한 지브리스튜디오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만날 수 있다. 특히 O.S.T 코너에서는 가사까지 제공하는 세심함을 볼 수 있다. 토토로 인형이 탐나는 네티즌이라면 토토로 이벤트에서 행운을 기대해볼 수도 있겠다.
http://www.totoro.co.kr/
<이웃집 토토로>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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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몇 년간 한국영화의 신드롬을 이어간 <쉬리>, <JSA>, <친구> 3총사를 제외하고, <슈렉>만큼이나 평범한 주위사람들의 입에서 자주 오르내린 영화는 아마 없을 것이다. '최근 본 100편의 영화 중에서 최고로 재미있다'는 평가를 서슴지 않고 내리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슈렉>에 대한 긍정적인 입소문이 빠르게 퍼져나가고 있는 중인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미국에서의 폭발적인 반응이 우리나라에서도 재현될 것인지 자못 궁금했는데, 그 해답이 너무 빨리 나와버려 조금은 허탈해하는 중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대부분의 관객들이 <슈렉>이 가지고 있는 '정치적으로' 올바른 시각을 높이 평가하고 있는 것 같아 보이지는 않는 점은 조금 안타까운 것이 사실이다.여하튼 <슈렉>의 성공을 지켜보는 일은 참으로 묘한 기분을 느끼게 만든다. 세계 영화계 아니 더 크게는 세상이 바뀌고 있다는 걸 여실히 느낄 수 있게 해주기 때
미(美)의 혁명, 동화에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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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사람들은 요즘도 영화에 나온 것처럼 사나요?” 18일 <티어스 오브 더 블랙 타이거> 상영 직후 진행된 출연배우와의 대화시간에선 낯선 영화를 본 관객들이 앞다투어 질문을 했다. 감독이 참석하지 못해 답변을 도맡은 여자 주연배우 스텔라 말루치는 “감독이 40년 전 태국영화 분위기를 살리려했다. 세계시장을 염두에 두기보다 전통적인 태국영화에 대한 향수를 보여주는 영화”라고 말했다. 그녀는 또 “한때 1년에 9편밖에 제작되지 않던 태국영화가 지난해 17편 가량 됐다. 지난해와 올해, 활력을 되찾았다” 라는 말로 태국영화산업에 대한 궁금증에 답했다.모두 ‘상영관 매니저’ 덕분영화제가 후반에 접어든 요즘, 영화제 서비스에 대한 평가가 높아지고 있다. 가장 긍정적으로 평가받은 제도는 ‘상영관 매니저’. 네 곳의 상영관과 심야상영에 배치된 5명의 상영관 매니저는 한 마디로 ‘움직이는 상황실’이었다. 영사사고, 좌석 정리는 물론 상영관 내에서 벌어지는 모든 상황을 통제하고 해결
태국영화, 활기 넘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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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5시 부천시청에서는 부천초이스(단편)로 선정된 다양한 소재와 메시지를 담은 9편의 작품을 묶어 상영한 후 감독과의 대화시간을 가졌다. 관객들은 9편의 상영작 매 편이 끝날 때마다 박수로 화답했고 이은 관객과의 대화시간에는 클레이애니메이션 <낙하>의 아우렐 클림트에게 특히 많은 질문이 쏟아졌다. <쇼핑카트 무도회>의 하리 플뢰터 감독은 “쇼핑카트가 춤을 추는 것이 참 판타스틱하다”는 말에 “내가 원래 이상한 아디이어를 많이 가지고 있다”며 재치있는 미소를 지었다. 단편경쟁 부문은 오늘 아침 11시에 한번 더 영화상영과 감독과의 대화 시간을 가질 예정.
짧은 만남, 긴 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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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짝 상영작이 <용문객잔>과 <충렬도>로 바뀌었다. 관객반응이 좋은 작품 가운데 영화제가 아니면 다시 보기 힘든 영화를 재상영하는 깜짝 상영은 오늘과 내일 이틀간 마련됐다. 20일 2시 깜짝 상영작은 <협녀>로 결정됐으나, 프린트 반송 일자가 임박해 <충렬도>로 교체됐다. <용문객잔>은 오늘 오전 11시, <충렬도>는 내일 오후 2시 상영이며, 장소는 모두 복사골 문화센터다.A Change in Surprise Filmsand were settled to be the surprise films. Films that the audience showed a liking for, and cannot be seen anywhere except at a film festival will be reshown at the surprise screening, scheduled to be held for 2 days(today and
깜짝상영작 <협녀>, <충렬도>로 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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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펜던트> The Independent2000년·미국·감독 스티븐 케슬러·85분출연 제리 스틸러, 맥스 페리치헐리우드 블록버스터의 그늘에 가려진 미국 B급영화. <인디펜던트>는 독립영화계의 현실과 애환을 모티 파이먼이라는 허구적 인물을 통해 코믹하면서도 날카롭게 풍자하는 모큐멘터리이다. 감독 스티븐 케슬러는 자신의 동료들과 미국 B급영화계의 대부 모티 파이먼의 작품세계를 조망하고 삶을 추적하는 헌정 다큐멘터리를 찍고 있다. 파이먼은 1970년대 이후로 427편을 연출한 B급 영화의 대부. 로저 코만과 에드우드가 반쯤 뒤썩인 인물이다. 때문에 그의 작품들은 블록버스터와 작가주의를 넘나들며 자신의 방식대로 패러디한 작품이 등장하거나 선정적인 방식으로 장르를 뒤섞는다. 가령 베르히만의 <제7의 봉인>을 군인들의 성병방지 홍보영화로 둔갑시키거나 똑같은 상황을 연기하는 배우들에게 3가지 옷을 입혀가며 3가지 버전의 시대극을 만들어낸다. 전반적으로는 영
인디펜던트 The Independ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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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경쟁작에 초대되었다고 생각하시죠?” “음… 좋은영화이기 때문이죠.” 질문도 대답도 간단했다. 배우라면 모를까 감독으로 관객을 만나는 자리가 어색했는지 1974년 생의 어린 감독은 그다지 긴 대답을 늘어놓진 않았다. 엽기적인 제목이 넘쳐나는 부천영화제에서 보기드물게 ‘로맨틱’한 제목을 달고있는 <히어로즈 인 러브> 중 두번째 에피소드 ‘My beloved’의 감독인 풍덕륜은 <젠 엑스 캅> <천선지연> <십이야> 등에 출연했던 홍콩의 아이돌 스타.18일 오전 11시 상영 후 가진 ‘관객과의 대화’ 시간에 다른 감독들을 대신해 참석한 풍덕륜은 <젠 엑스 캅>에서 함께 출연했고 이번 영화를 공동연출한 사정봉과의 작업에 대해 “처음부터 우린 좋은 친구였고 이 프로젝트에 대한 기본적 접근방식이나 일의 나눔에 대해 미리 충분히 상의했기 때문에 별다른 어려움은 없었다”고 말했다.3개의 상자 속에 담긴 여자와 여자, 남자와 사물 그리고 여
남자의 총은 여자의 화장품 같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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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을 데려온 여인. 비구름이 거짓말처럼 걷힌 부천에 당도한 <뉴질랜드 이불 도난사건>의 헤로인 다니엘 코맥은 열 시간의 여행에서 막 빠져나왔다고 믿기 힘든 싱싱한 눈빛으로 대화에 응했다. 연기 경력이 20년을 헤아리는 코맥은 부천을 찾지 못한 해리 싱클레어 감독 대신 <뉴질랜드 이불 도난사건>을 소개하는 사명에 퍽 진지했다. 코맥이 처음 싱클레어 감독을 만난 것은 1997년. 그의 영화 <토플리스 여자들, 인생을 논하다>에 출연했던 그녀는 덕분에 <뉴질랜드…>에서 촬영 직전에야 대사를 건네주는 감독의 작업 방식에 겁먹지 않을 수 있었다. 하지만 주말마다 “다음 주에는 무슨 변고를 당하려나”하는 두려움에 떤 건 사실이라고. 그래도 우유 속에서 헤엄치는 것 정도는 몸에 좋은 경험 아니냐고 묻자 “실은 물에 탄 분유라 며칠이나 악취에 시달렸다”고 웃는다.1999년 3회 부천영화제에 그녀의 출연작인 <베이비> <시암 선셋>이
우유에서 헤엄치기도 피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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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연도 2001년 제품명 Heineken Beer 제작사 Bates, Singapore 아트디렉터 Camilla Bjornhaug, Preben Moan 포토그래퍼 Erwin Olaf머리뚜껑 열릴 일이 생겼다. 사건의 시작은 평소부터 애물단지라 생각하던 자동차 때문. 늘 하던 대로 빌딩 앞 공터에 겹치기로 주차해놓고 사무실에 앉아 있는데 뒤차 주인의 짜증스런 목소리가 휴대폰을 타고 울린다. 다섯개 층을 걸어 내려가서 차를 뺀 것까지는 그런 대로 참을 만했다. 평소 버스나 지하철을 타고 다니다가 차를 가지고 나올 때부터 이 정도의 다리품 대여섯번쯤 팔 각오는 했던 터였다. 때마침 장대비가 퍼붓기 시작한다. 그 지점에서 일이 꼬였다.갑자기 뒤쪽에 우산이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 트렁크 레버를 당겨 뚜껑을 열어놓고 차문 밖으로 나섰다. 웬걸, 헛간 같은 짐칸을 다 뒤져도 우산은커녕 그림자도 안 보인다. 또 한번 뚜껑이 열린다. 육두문자를 속으로 중얼거리다가, 시동을 걸어놓고 문을 잠가버
뚜껑만 보면 따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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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문객잔> 龍門客棧1968년·대만·감독 호금전·111분출연 쉬 펑, 시 준간신들의 모함으로 충신은 살해되고, 그의 자식들도 간신들이 파견한 자객들에게 쫓긴다. 무고한 충신의 자식을 보호하려는 협객들과 황궁의 자객들이 주점 ‘용문객잔’에서 마주친다. 1967년의 <대취협>과 함께 호금전 스타일의 확립을 알려주는 초기 걸작. 두 작품은 일본 사무라이영화의 뒤쫓기에 급급하던 홍콩영화계를 뒤흔들었다. 사실적이고 자극적인 액션 대신 경극을 방불케 하는 아름다운 동선과 빠르면서도 시적인 리듬의 세련된 편집은 그 자체만으로도 충격이었다. 호금전은 무술 지도를 맡은 한영걸뿐만 아니라 출연진에도 경극 배우들을 대거 참여시켜 무협의 톤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여 검객의 등장도 기존 무협의 관습을 깨며 호금전 영화의 시적인 결을 형성하는 중요한 요소. <와호장룡>에서 장쯔이가 주점에서 벌이는 대결 장면은 <용문객잔>에 대한 오마주처럼 보인다. 개봉 당시
<용문객잔> 龍門客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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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코 비치 파티 Psycho Beach Party 2000년 미국 95분감독 로버트 리 킹 출연 로렌 앰브로서, 토마스 깁슨조용한 해변에 들려오는 단말마의 비명을 신호탄으로 영화는 연쇄 살인자의 행적을 따라간다. 살해자가 전부 "결함을 가진 자" 로 판명되면서 경찰서장은 살인마가 엄청난 콤플렉스의 소유자라는 추측을 한다. 반면 매 순간 기억상실 증상과 다중 인격을 경험하는 여주인공은 자신이 살인마가 아닐까 하는 혼란에 빠진다. 현란한 꽃무늬 수영복과 촌스럽게 합성된 윈드서핑 장면으로 시작되는 <싸이코 비치파티>는 상영시간 내내 관객들의 웃음보를 터뜨린다. 1960년대 청춘 영화의 한 갈래인 비치 파티 무비의 형식과 <여우령> <나는 네가...>같은 최근 공포영화의 흔적이 어른거리는 가운데 웃음의 카타르시스를 안겨 주는 영화다.Following the footsteps of a serial killer, this film starts off wit
싸이코 비치 파티 Psycho Beach Par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