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숀 펜이 현재 미국 <NBC>에서 방영중인 시트콤 <프렌즈>에 한편 이상 출연하기로 결정했다. 선사받은 역은 우술라의 남자친구. 우술라는 바로, 리사 커드로가 연기하는 피비의 쌍둥이 자매다. 숀 펜은 1994년도에 <더 래리 샌더스 쇼> <엘렌> 등에 출연한 것을 끝으로 그동안 TV 출연은 하지 않았다. 유명배우들을 촬영세트장으로 불러오는 데 그닥 어려움이 없는 듯한 <프렌드>에는 그동안 줄리아 로버츠, 빌리 크리스털, 브루스 윌리스, 로빈 윌리엄스, 수잔 서랜던, 위노나 라이더 등이 깜짝 출연했다.
나랑 친구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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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기와 인간관계에 대해 섬세한 통찰을 보여온 <이사> <태풍클럽>의 일본감독 소마이 신지가 53살의 나이에 폐암으로 숨졌다. 그는 지난 6월부터 투병생활을 해왔다. 일본의 영화지 <키네마 순보>로부터 1980년대 최고의 일본감독으로 선정되기도 했고, 1999년 베를린영화제에서는 <아 봄>으로 비평가상을 받기도 했던 소마이 신지 감독은 모리타 요시미쓰, 이시이 소고 등과 함께 80년대 초 일본영화계에 새로운 물결을 일으켰던 젊은 감독군의 한 사람으로 영화인생을 시작했다.
아직 할 일이 남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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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사>에서 가남은 ‘철없는’ 최정 장군의 ‘철없는’ 행동과 명령을 묵묵히 따르면서 그림자처럼 보좌하는, 그야말로 듬직하고 충실한 부하다. 갑옷과 투구, 큰 칼 등 캐릭터에 걸맞게 묵직한 의상을 걸친. 그러나 막상 투구를 벗은 가남, 박정학은 칼보다 펜이 어울릴 듯했다. 갸름한 얼굴, 가늘고 긴 눈매, 그리고 수줍은 미소까지. 서른 고개를 훌쩍 넘어 마흔에 한발짝 가까운 나이도 거짓말 같다.
한때는 가출소년, 아니 가출청년이었다. 중3 시절 누나와 함께 본 <쿠쿠박사의 정원>이라는 연극 한편이 삶의 행로를 바꿔놓았다. 연극 내용이 문제가 아니었다. ‘내가 저 무대 위에 있었으면’ 하는 열망에 얼굴이 달아오르고 가슴이 쿵쾅거렸다. 연극을 하고 싶어 예고를 가려 했지만 아버지의 반대로 한번 좌절됐고, 대학도 연극영화과를 가고 싶었지만 다시 반대에 부닥쳤다. 그 길로 집을 나왔고, 대학로에서 자취를 하며 연극에 빠져들었다. 군대를 마친 뒤 본격적으로 연극에 몰두했다
푸른 청년의 꿈, 사막 위에 쓴, <무사>의 박정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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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름이 올지 안 올지 모르는 시사회. 부부지만 앙숙이 돼버린 남녀 주연배우들. 남자배우는 산에서 도닦고 있고 여자배우는 스페인 남자에게 홀려 예전에 찍은 영화쯤은 안중에도 없다. 겨우 시사회장에다 ‘모셔’ 놨지만, 영화홍보자에게는 최악의 상황이다. 근데 이 상황을 쏠쏠히 재미있는 퀴즈쯤으로 생각하는 이가 있다. 바로 빌리 크리스털이 연기한 영화 속 영화 <아메리칸 스윗하트>의 홍보담당자 리. 악재를 호재로 바꾸는 놀라운 솜씨로 배우와 언론을 요리하는 그에게서 빌리 크리스털 자신의 흔적을 발견하기란 어렵지 않다.
지난해까지 아카데미 시상식 사회를 여섯번이나 보며 쟁쟁한 배우들의 마음자락을 쥐락펴락하는 데 이력이 났을 법한 그는, 스탠드업 코미디로 내공을 쌓은 뒤 TV로, 그리고 영화로 성공적으로 입지를 넓혀온 흥미로운 배우다. “내 우스갯짓이 먹힐까 안 먹힐까 하는 생각에 1948년부터 발뻗고 자본 적이 없다”며 엄살 아닌 엄살을 부리는 그에겐 삶이 곧 재미난 거리를 찾는
“유명배우? 아직도 발뻗고 못 자!” 빌리 크리스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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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10일, 한동안 중국 내 매스컴에 등장하지 않았던 첸카이거(陳凱歌) 감독이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은 중국 국제신탁투자회사(中國國際信託投資公司)의 계열사인 중신문화체육산업회사(中信文化體育産業公司)가 중국영화집단(中國電影集團)과 공동으로 세기영웅영화투자회사(世紀英雄電影投資公司)를 오픈하는 날이다. 이 새로운 회사에서 첸카이거 감독은 예술 총감독의 직책을 맡고 있으며, 이 회사는 영화인들로부터 중국영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 것이라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이날 부인과 함께 참석한 첸카이거 감독은 기자들과 짧은 인터뷰를 가졌다. 중국이 개방을 한 기간은 길지 않지만 모든 분야에 있어 변화가 매우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와 함께 관객의 취향도 나날이 바뀌고 있다고 입을 연 첸카이거 감독은 18, 19세기가 예술의 시대라고 한다면 20세기 이후는 기술의 시대라고 말했다. “기술의 발전이 너무 빠르기 때문에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뒤를 돌아볼 시간이 없다. 오늘날의 생활은 테크놀로
“예술영화만 하라는 것은 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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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 런던의 극장가를 지켜보면서, 최근 새롭게 등장한 글로벌 시네마라는 말이, 실질적으로는 세계 전역에서 똑같은 할리우드영화를 거의 동시에 보고 있음을 지칭하지 않는가 하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었다.<미이라2>로 시작해서, <진주만> <파이널 환타지> <슈렉> <툼레이더> <혹성탈출>, 그리고 이제 좀 늦게 도착한 <물랑루즈>까지. 이 할리우드의 총공세 기간중, 오시마 나기사의 <고하토>와 베트남 영화인 트란 안 훙의 <At the Height of Summer> 등 아시아권 영화들은 여전히 아트하우스라는 게토에 안전하게 머물고 있었다. 그 와중에 이 안전하면서도 비좁은 게토를 벗어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아시아영화 두편이 있었으니, 타이영화인 <철의 여인들>과 <티어스 오브 더 블랙타이거>가 바로 그들이다.<철의 여인들>은 게이, 복장도착자,
`제2의 홍콩`, 용트림을 시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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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얗고 긴 손가락, 함초롬한 눈매. 어디 길가에서 마주친다면 “어머, 쟤 예쁘다” 하고 돌아볼 것만 같은, 깨끗한 여자아이. 그 아이의 목소리는 의외로 크고 걸걸했다. “안녕하세요!” 시원시원한 인사를 ‘외치며’ 스튜디오에 들어서는 옥지영은 이후로도 눈에 띄는 행실을 계속해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휴대폰으로 전화가 오면 낼름 받아서는 무슨 얘긴가 하다가 대뜸 “너, 죽어!” 그러질 않나, 옷을 갈아입으러 탈의실에 들어가기만 하면 우당탕탕 뒤엎는 소리가 나질 않나…. 다소 엉뚱할 만큼 상큼발랄한 그와의 만남은 초가을의 어느 일요일, 여러 개의 샌드위치를 먹어치우며 계속됐다.
고양이라면 옥지영은 지붕 위로 마당으로 마구 뛰어다니는 고양이. 그녀에게 요즘 제일 신나는 일은 단연 <고양이를 부탁해>를 찍었던 거다. 원래 연기자를 꿈꾸던 그녀는 단편 <열일곱>에 출연하긴 했지만 장편영화에 출연하기는 <고양이를 부탁해>가 처음이었다. <여고괴담 두번째
스물둘 어디로 튈지 몰라요, <고양이를 부탁해>의 옥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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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11일 뉴욕 세계무역센터 쌍둥이빌딩과 워싱턴 펜타곤에 가해진 테러의 여파로 미국 연예산업과 할리우드가 몸살을 앓고 있다. 미국사회 모든 부문과 마찬가지로, 테러를 접한 할리우드의 첫 번째 반응은 완전한 마비. 11일 하룻동안 스튜디오와 방송사의 프로덕션이 전면 중단됐으며 플로리다와 캘리포니아의 디즈니랜드와 유니버설의 테마파크도 문을 닫았다.AMC, 로즈, 리갈, 유나이티드 아티스츠 등 극장 체인도 희생자와 유족에 대한 조의를 표하며 뉴욕지역 극장 등 일부 상영관의 문을 닫았고 이중 유나이티드 아티스츠는 전국의 상영관 운영을 중단하고 무역센터 인근의 유니온 스퀘어 극장을 피난처로 제공했다. 방문자들이 친지 생사를 확인하느라 북새통을 이룬 토론토국제영화제도 당일 상영과 이벤트를 중지, 연기했고 일부 게스트들은 미국-캐나다 국경 폐쇄로 발이 묶이기도 했다. 9월16일 로 중계될 예정이었던 에미상 시상식과 라틴 그래미상도 무기한 연기됐다.11일 하룻동안 업무를 중단한 채 사무실 T
테러, 할리우드에도 직격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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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언덕이라고 했던가, 잊기 힘든 그 이름의 뜻이. <푸른 안개>로 이제는 너무나 잘 알려졌지만, 바쁜 스케줄 때문에 지쳐 앉아 있는 이요원은 어딘가 낯설었다. 컨디션이 좋아 ‘공식적인’ 모습만 보였다면 오히려 드러나지 않았을 것들, 그녀에게서 ‘낯선 배우’의 얼굴을 보게 한 건, 막 많은 일을 하기 시작한 스타의 희로애락, 그중에서도 ‘피로’였다. 여러 남자아이들에게서 동시에 문자메시지를 받는 ‘요원’과 아직도 남아 있는 <푸른 안개>의 ‘신우’, 그 이미지들 뒤에서 이요원은 조금씩 속도가 빨라지는 러닝머신 위에 서 있는 듯했다. 멈추면 넘어지고 마는.
“<푸른 안개>를 안 했으면 <고양이를 부탁해>로 첫 주연데뷔를 했을 거예요. 그랬다면 절 보고 그냥 얼굴 좀 익숙한 신인이라고 했겠죠.” <고양이를 부탁해>는 이요원이 처음으로 주연으로 출연하는 영화다. <남자의 향기>가 첫 영화지만 ‘어린 은혜’, 즉 주연인 명
안개를 걷고 청춘의 햇살 아래, <고양이를 부탁해>의 이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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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은 간다>는 그냥 예쁜 멜로드라마인가? 예술가의 개성적 스타일이 담긴 작가영화인가? 지난 9월13일 기자시사회를 통해 공개된 허진호 감독의 두 번째 영화 <봄날은 간다>가 던진 질문이다.때는 전자의 견해가 많았으나 <봄날은 간다>까지 나온 뒤엔 상황이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허진호 감독이 평단의 외면을 받기 쉬운 멜로드라마라는 장르에서 독특한 자기 스타일을 완성했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시사회 반응은 대체로 좋다. 올 초 유행했던 최루성 멜로물과 전혀 다른 방식으로 관객을 끄는 정서적 힘이 대단하다는 평이 주류를 이룬다. 영화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9월28일 개봉하는 이 영화가 추석 시즌 극장가를 평정하리라는 성급한 예상도 나오고 있다.최근 개봉한 <무사>가 미국 테러사건의 영향으로 고전하고 있는 제작사 싸이더스는 <봄날은 간다>에 대한 호평에 다소 고무된 분위기. 하지만 “기대에 못 미친다”는 소감도 있다. 일부에선 “이영애
드디어, `눈부신` 봄날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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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뇌성마비 시인이 불러주는 시를 타자기로 또박또박 받아 치는 참을성 있는 아이. 요일 칫솔부터 이마에 묶는 손전등까지 행상들이 내미는 잡동사니들을 차마 뿌리치지 못하는 심성 고운 아이. 그러면서도 외항 선원이 되겠다고 장정들이 우글대는 사무실을 기웃거리는 엉뚱한 아이. <고양이를 부탁해>의 태희는 작고 깊은 우물 같은 여자애다. 친구들은 그녀에게 다가와 비밀과 투정을 퐁당퐁당 던져 넣고, 차고 맑은 물 한 모금을 얻어 간다. 하지만 그녀의 바닥을 본 이는 아무도 없다.
별만 총총하고 인적이 드문 밤이면 우물은 몰래 마음을 졸이기도 한다. 아이들이 더이상 날 찾지 않는다면 어떡하지? 난 어떻게 하면 큰 바다로 갈 수 있지? 조밀하고 담담한 문체의 영화 <고양이를 부탁해>에서 갈대가 우거진 강을 따라 하염없이 흘러가는 태희의 몽상은 거의 유일한 판타지신이다.
배두나는 그러나 순진한 몽상가에서 한참 더 자란, 꽉 찬 일인분의 배우다. 야무지고 정확하며 매사에
영혼의 우물에 꿈이 찰랑, <고양이를 부탁해> 배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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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너 왜 내 메시지 무시해!”
아침나절부터 TV드라마를 찍다 틈을 내 스튜디오로 달려온 이요원에게 옥지영이 골목대장 같은 쩌렁한 목소리로 스파이크를 날린다. 흠, 요원은 지영의 메시지를 받지 못한 걸까. <아프리카>의 지방 촬영과 TV시리즈를 왕복하는 최근의 과로 탓인지 엷은 병색마저 감도는 이요원은 이렇다 저렇다 말없이, 마른 몸을 하늘거리며 희미하게 웃는다. 그리고 두 동갑내기는 설익은 주먹을 교환하는 사춘기 남자아이들처럼 터프한 대화를 툭툭 주고받는다.
“안녕, 안녕.” <고양이를 부탁해>의 맏언니 배두나가 검정 부츠를 신고 장난감 병정의 걸음걸이로 성큼성큼 입장한 것은 30분 뒤. 스튜디오는 순식간에 노랑, 파랑, 딸기 무늬 손가방과 샌드위치 더미, “A-Yo”하며 휴대폰 받는 음성으로 와글와글해졌다. 인천과 서울 곳곳을 수놓듯 누빈 <고양이를 부탁해>를 찍는 동안은 땅콩 강정처럼 고소하게 달라붙어 지낸 세 사람이지만, 일단 촬영이 끝
이제, 우리, 어디로 갈까? <고양이를 부탁해> 배두나, 이요원, 옥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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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 학교에 가다
조직폭력배의 보스가 고등학교에 입학하며 벌어지는 일을 코믹하게 그리는 <두사부일체>(감독 윤제균, 제작 제니스 엔터테인먼트)의 제작발표회가 9월11일 서울 대학로의 한 카페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장에는 보스 계두식 역을 맡은 정준호를 비롯, 부두목 상두 역의 정웅인, 대가리 역의 정운택 등이 참석했다.
<두사부일체> 제작발표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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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 고급 전자제품을 실은 트럭들이 한 무리의 차량 폭주족들에 의해 약탈당하는 사건이 연이어 일어나고 이에 따라 경찰은 범인을 색출해내기 위해 형사 브라이언(폴 워커)을 폭주족 무리에 위장잡입시킨다. 브라이언은 용의자인 폭주족 우두머리 도미니크(빈 디젤)에게 접근하는 데 성공하고 마침내 그와 돈독한 우정을 나누는 데까지 이르게 된다.■ Review<분노의 질주>에서 플롯은 순전히 도구에 불과한 것으로 사실상 아무런 중요성도 없다. 범죄의 단서를 알아내기 위해 위장잠입한 형사와 범죄자 사이에 형성되는 모종의 유대감이라는 진부한 장치가 <분노의 질주>에선 전혀 흠이 되질 않는다. 오히려 그처럼 진부한 갱영화의 줄거리를 차용함으로써 관객의 관심이 일련의 카체이싱과 경주에만 집중되도록 하는 것이 이 영화의 목적이었을 테니 말이다.카메라는 질주하는 차량들의 이곳저곳을 거의 ‘핥듯이’ 지나간다. 때로는 벌겋게 달아오른 채 바삐 돌아가고 있는 ‘그녀들’의 내장까지도
분노의 질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