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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교수의 외출한상준 / 20분 / DV6mm컬러 8년 동안 밥 딜런의 <블론드 온 블론드> 앨범만을 들으며 연구실에서 두문불출한 M교수의 기이한 외출기. 8년이 지나 드디어 자신을 알파빌에 데려다준다는 ‘레미 코숑’을 만나기 위해 외출하지만 약속장소인 국도극장은 없어진 지 오래다. 주차장에서 밤을 지샌 그는 전혀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알파빌에 가게 된다. 여러 고전들을 인용하는 이 작품은 시네필과의 대화를 시도하는 판타지무비.그들은 캘리포니아에 살았다백재영 / 30분 / 16mm컬러캘리포니아에 사는 한 유학생 부부의 동상이몽을 통해 인간관계의 소외를 담담히 이야기하는 작품. 여자는 결혼을 하고 미국에 와 사는 현재에 만족하지만, 남자는 ‘과거가 그랬듯 현재도 힘들고 미래 역시 불안하다’고 한다. 1999년 12월31일, 이들의 주관적 감회는 가장 극적으로 엇갈린다. 영화는 시간을 거슬러가며 이들을 보여준다. 아름다움에 대한 갈증원숙현 / 25분 / DV6mm컬러‘인어공
인디포럼 2002 극 . 실험영화 부문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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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청작은 해외 8편과 국내 1편 등 9편이다. 해외 초청작은 캐나다 온타리오주 윈저에서 매년 2월에 열리는, 실험성으로 이름 높은 영화제인 ‘미디어시티 국제실험영화제’에서 불러온 작품들. 난해하고 실험성 강한 영화들의 집합체인 만큼, 공들여 만든 화려하고 기이한 영상미가 시선을 자극한다.<다크 다크>(Dark Dark, 감독 아비게일 차일드, 16분, 16mm, 흑백)는 당혹스러운 영화다. 네개의 단편적인 이야기가 누아르, 웨스턴, 로맨스 등 서로 다른 형식과 뒤섞여 있을 뿐 아니라 화면 자체를 거꾸로 잡는 등 스타일의 욕심이 넘쳐난다. <엔젤 비치>(Angel Beach, 감독 스콧 스타크, 25분, 16mm, 컬러)는 고장난 영사기처럼 흔들리는 정지화면으로 1970년대 해변의 비키니차림 여인들 모습을 현란하게 교차편집한 작품. 달력 속의 미녀사진들을 즐기는 관음증을 자극하면서 팝아트의 느낌도 동시에 풍겨난다. <그녀의 차가운 속도>(Her G
국내 · 해외초청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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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러티브보다 이미지에 천착한 갖가지 실험과 다양한 주제의식이 빛난다. 형식면에서 2D와 3D는 경계를 허물었고 퍼핏, 스톱모션, 클레이, 페이퍼 등 여러 기법이 사이좋게 공존한다. 인간의 내면과 현대 자본주의사회를 응시하는 시선이 만만치 않다.퍼스 포패린다 김 / 6분47초 / DV6mm컬러 / 퍼핏어둡고 환상적인 작품으로 이름높은 체코의 초현실주의 아티스트 얀 스팡크애머와 그의 상상력을 이어받은 인형애니메이션 작가 퀘이 형제, 인체에 관한 기형적이고 에로틱한 상상력을 보여준 일련의 인형작품으로 유명한 프랑스의 초현실주의자 한스 밸머 등에게 영향을 받은 퍼핏애니메이션. 기괴한 이미지와 풍경, 낡고 지저분한 인형의 딱딱한 움직임으로 표현한 거짓된 자의식과 정체성에 대한 음산한 상상력은 <팀 버튼의 크리스마스의 악몽>을 연상시키지만, 그보다 몽환적인 느낌은 덜하고 기괴한 압박감은 더하다. ‘퍼스 포패’는 거짓된 인형이란 뜻이다.Now, Who Rules You?이우진 / 4분
인디포럼 2002 애니메이션 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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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품된 작품 수가 37편. 예년에 비해 늘었다는 점이 일단 고무적이다. 다만 지난해 상영됐던 <애국자 게임> 같은 화제작은 눈에 띄지 않는다. 대신 다양한 형식의 다큐멘터리 10편이 상영된다. “소재만이 아니라 형식에 대한 고민과 실험이 작가들 사이에서 활발히 진행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는 것이 김노경 프로그래머의 총평이다.1980년 4월 사북의 봄-먼지, 사북을 묻다 이미영 / 80분 / DV8mm컬러광포한 역사는 ‘희생양’을 요구한다. 1980년 광주가 그러지 않았던가. 그해 강원도 사북의 광산노동자들 또한 마찬가지였다. 마을의 한 여인을 무참히 린치하고, 심지어 군부대가 관리하는 무기고까지 탈취했던 폭도들. 어용노조 퇴진 요구를 내걸었던 탄광촌의 그들을, ‘역사’는 그렇게 기록했다. 그 일이 있은 뒤, 누군가는 자식 손을 잡고 고향을 등졌고, 누군가는 무속인이 되어 세상과의 연을 끊었다. <…사북의 봄>은 침묵과 망각의 더미에 묻힌 20여년 전 사북의
인디포럼 2002 다큐멘터리 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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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사는 게 힘들구나. 늙었다….”이렇게 만난다는 건 상상하기 힘든 일이었다. 사실은 좀 민망했다. 친구 상가에서 같이 운구를 했던 게 1990년쯤이니 12년 만이다.<씨네21> 평론상 당선작을 뽑고 나서 뽑힌 사람이 1962년생이라는 걸 알고 피식 웃음이 나왔다. 나이 마흔 넘어 이런 짓을 하고 있다니…. 이 사람도 속에 바람이 어지간히 많은 모양이군…. 그런데, 이름이 낯익었다. 설마 했다. 사실은 내가 아는 친구와 동일 인물일 거라는 예감이 곧바로 들었으나, 그렇지 않길 바랐다. 그런 예감이 든 이유도 그게 아니길 바란 이유도 잘 모르겠다.그 친구와 나는 딱히 친한 편은 아니었다. 그저 같은 시대에 같은 학교를 다니고 비슷한 고민을 했던 터라, 강의실에서보다는 술집에서 거리에서 좀더 자주 마주쳤고, 난 사람 좋아보이는 잔주름 많은 그의 얼굴과 처진 눈과 느린 말투를 기억하고 있었다. 살다보면, 느리게 천천히 다가와서 마지막까지 남아 있는 사람들이 있다. 대개 목소리
5월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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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 류승완 감독에 이어 수요일, 목요일의 남자가 된 김지운, 박찬욱 감독. <씨네21> 창간 7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로 마련된 ‘젊은 감독과의 대화’는 마지막날까지 가득 찬 객석으로 관객의 관심을 입증시켜주었다. 아트선재센터 앞에 삼삼오오 모여 있는 어떤 무리는 4일을 모두 채웠다고 했고, 평소 흠모하여 마지않던 ‘감독님’을 만나기 위해 월차를 내서 왔다는 회사원도 있었다. 한편 감독들은 각자 비밀루트를 통해 전날 어떤 수위의 질문이 오고 갔는지를 확인한 뒤 마음의 갑옷을 단단히 채워왔고 관객은 오랫동안 장진해 놓았던 질문들이 다시 제자리로 돌아갈까봐 여기저기 손을 들어 총알을 날려댔다. 가끔은 “혈액형이 뭐예요?” 같은 스펀지형 총알에서 ‘호두 이론’까지 들먹이며 전작에 날카로운 평가를 내리는 초강력 총알도 있었다. 하지만 누구도 부상당하지 않았다. 솔직하고 담대했지만 자체 치유기능까지 갖추었던 이날의 대화에는 혹시 하는 마음에 ‘빨간약’까지 준비하고 있던 주최쪽만 심
젊은 감독, 관객을 만나다 [1] - 김지운, 박찬욱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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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이게 뭘까`하는 느낌을 잊지 마세요”
안녕하세요. 김지운이에요. 들어오다 잠깐 들었는데 ‘야, 진짜 선글라스 썼네’ 그러시네요. 사실 제가 낯을 많이 가리고… 눈을 어디다 두어야 할지 몰라서요… 선글라스… 양해부탁드립니다. 먼저 절 모르시는 분들도 많을 테니 제 소개부터 하죠. 저는 서울에서 몇 안 되는 서울 토박이고 할아버님 본적이 중구 삼각동이에요. 그 동네가 일제시대부터 양복점인지, 포목점이 많은 동네라 할아버님도 그런 일을 하셨나봐요. 저는 태어나기는 홍제동에서 났어요, 잠깐만 옷 좀 벗을게요. (윗옷을 벗자 ‘우우∼’ 하는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김지운 감독, 당황하며) 이런, 다 벗는 건 아니에요. (웃음) 어제 류승완 감독이 땀이 많이 날 거라고 하던데 정말 땀이 많이 나네요….
#1 유년기
어떻게 영화감독이 되었을까를 생각해보면 아마 유년 시절에 대한 기억이 많이 작용했던 것 같아요. 저는 3살 때부터 그림을 그렸어요. 동네 친구들한테 돈 받고 팔기도
젊은 감독, 관객을 만나다 [2] - 김지운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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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간 영화는 ‘떠나간 옛사랑’ 같아”
관객 | 감독님은 몸가는 대로, 마음가는 대로 사는 분인 것 같아요.
김지운 | 예? 몸가는 대로 살지는 않는데요.
관객 | 아니, 그런 말이 아니라 가족의 반대와 걱정도 많으셨을 텐데 어떻게 이겨내셨는지가 궁금하다구요. 사실 저는 감독님을 잘 모르거든요. 그런데 오늘 여기서 뵈니까 멋진 분인 것 같아요. 혈액형과 별자리와 좋아하는 이성스타일과 동성스타일을 말씀해주시겠어요?
김지운 | 저… 딱히 동성을 좋아하진 않구요. (관객웃음) 집안에서 걱정을 많이 하긴 했지만 저는 걱정이고 뭐고 그냥 밀고 나가는 편이에요. 물론 부모님 하시는 말씀은 틀린 게 하나 없는데 늘 말보다는 그 말들의 관계 속에서 스트레스를 받는 거잖아요. 저는 그냥 쿨하게 받아들였던 것 같아요. 물론 서른이 넘었는데 다 큰 아들이 집에만 있으니 어머님이 “공무원 시험이나 봐라, 동회 같은 데서 일하면 얼마나 좋은 줄 아냐”, 그러시면 “아… 예” 하고 아무것도 안 했
젊은 감독, 관객을 만나다 [3] - 김지운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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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출부 100년해도 소용없어요, 좋은 각본을 쓰세요”
(‘젊은 감독, 관객을 만나다’ 4번째는 원래 장진 감독이 예정되어 있었다. 그러나 첫날 예정되었던 박찬욱 감독이 전주영화제에서 올라오는 도중 비를 만나 제시간에 도착하기 힘들게 되어 부득이 장진 감독과 시간을 맞바꾸게 되었다. 약속시간 약 15분 전, 어린 시절 자신을 사로잡았다는 영화 속 ‘스파이’처럼 짙은 색 선글라스를 끼고 나타난 박찬욱 감독은 ‘바꿔친 감독사건’의 원인제공자로서 사과의 멘트로 ‘나의 인생, 나의 영화’에 대해 입을 열었다.)
장진 감독을 만나러 온 분들에게는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월요일에 전주에서 충분한 시간을 갖고 출발했는데 비가 쏟아지는 바람에 그만…. 다음 작품 때 <씨네21>이 혹평을 해도 받아들일 각오가 되어 있습니다. (웃음) 용서해주시리라 믿고, 제가 살아온 이야기를 할게요. 저는 1963년에 태어났어요. 부모 양가가 서울에서만 오랫동안 여러 대에 걸쳐 살아온 보기드문 서울
젊은 감독, 관객을 만나다 [4] - 박찬욱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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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테스크, 창과 방패가 결합해 만들어지는 아이러니
-<복수는 나의 것>이 하드보일드로 가다 마지막에 관객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인지, 감독님의 의도인지 모르지만 코믹하게 나간다는 판단이 많은데요. 그것에 대해 해명을 해주세요. 그리고 충무로 연출부 생활을 했던 사람으로서 영화감독이 되려고 하는 후배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것이 있다면요.
=<복수는 나의 것>은 하드보일드와 코믹이 불가분의 관계로 처음부터 끝까지 섞여서 가기를 원했어요. 오히려 하드보일드한 느낌은 뒤로 갈수록 강해진다고 보구요. 의도적으로 점점 코믹하게 가려고 했었고. 송강호의 죽음에 대해서도. 송강호가 그런 식으로 죽는 것이 굉장히 우스꽝스럽다고 실망한 관객도 있겠지만, 나는 주인공의 죽음이 우스꽝스러운 것이 아주 중요한 포인트라고 생각해요. 우스꽝스러울수록 비참한 기분이 더 들기 때문에. 두 번째 질문, 영화감독이 되려는 후배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은, 사람이 1만명이 있다면 그걸 직
젊은 감독, 관객을 만나다 [5] - 박찬욱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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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론이라는 분야에 한정해 말한다면 심사라는 행위는 일반적으로 그 주체와 대상의 상대적인 지적 우열이 전제될 때 정당화된다. 다시 말해 심사하는 사람은 심사받는 사람들보다 더 많이 알아야 한다. 그러나 우리의 경우엔 그렇다고 말할 수 없다. 이건 겸손이 아니라, 올해 제출된 70여편의 응모작 가운데 다수가 보여준 담대한 지적 모험의 성취도를 우리가 엄격하게 판정할 능력을 갖지 못하고 있다는 고백이다. 그럼에도 우리가 스스로에게 부과하는 심사의 의미는, 우리가 찾는 것이 일반적으로 뛰어난 평론이 아니라, 특정한 방식으로 뛰어난 평론이라는 데 있다. 그건 <씨네21> 평론상의 일관된 방침이기도 하다.
지난해에도 밝혔지만 우리는 이번에도 부드러움과 명료함, 그리고 영화사적 교양이라는 기준으로 응모작들을 선별했다. 전자의 기준은 평론이 대화의 태도를 가져야 한다는 믿음에서 나온 것이며, 후자의 기준은 영화사적 교양과 그에 대한 존중이 우리 영화문화에서 가장 부족한 요소라는 판단에
제7회 <씨네21> 영화평론상 [1] - 심사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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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박찬욱표 ‘종합선물세트’이다. 이러저러한 장르적 요소들이 한데 어우러진 일종의 ‘초패러디’인 셈이다.
우선, 이 영화는 그 구성이 너무 치밀하고 완벽해서 오히려 모든 인과관계가 ‘우연성’으로 조작된 듯 보이는 일종의 ‘범죄스릴러’이고 잔혹한 ‘필름누아르’이다. 어떤 의미에서 이 이야기는 일련의 엽기적인 죽음들에 관한 극도로 축약된 ‘검찰보고서’이기도 하다. 잘 알다시피 수사보고서는 거꾸로 쓰여진다. 결과가 먼저 있고 원인이 뒤따른다. 먼저 처벌해야 할 ‘죄’가 있고, 나중에 그 행위의 그럴듯한 ‘동기’가 구성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불필요한 잉여가 전혀 없다. 이 영화는 마치 수사보고서처럼 군살 하나 없이 철저한 ‘인과율’로 꽉 짜여 있다. ‘결과’는 황당한데, 그러한 결과가 나올 수밖에 없는 ‘동기’는 지나칠 정도로 풍부하고 설득력 있게 주어져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류’가 그토록 황당할 정도로 잔인하게 ‘장기밀매 패밀리’를 처단하지 않을 수 없었던 이유를 영화
제7회 <씨네21> 영화평론상 [2] - 변성찬 비평 <복수는 나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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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카락 한 오라기가 툭 떨어지면서 들리는 ‘떠나라’란 광고 카피가 가슴 한구석에 와닿는 계절, 여름이 한발 앞에 서 있다. 간편한 휴양지인 극장으로 바캉스를 떠난 관객은 올해도 70여편의 영화를 놓고 고민에 빠질 것이다. ‘난 내가 이번 여름에 할 일을 알고 있다’는 관객은 아마도 없으리라.한국영화 20편과 60편 가까운 외국영화들이 키를 돋우며 경쟁을 펼치게 될 올 여름 시즌은 한국영화가 유난히 강세를 보였던 지난해와는 달리 전개될 것이라는 전망이 강하다. 이미 서곡을 울려퍼뜨린 <스파이더 맨>에 이어 불세출의 프랜차이즈 <스타워즈: 에피소드2>와 돌아온 두 남자의 무용담 <맨 인 블랙2>, 스티븐 스필버그-톰 크루즈 커플의 <마이너리티 리포트> 등 전열을 정비한 할리우드영화들이 어깨를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릴로와 스티치> <아이스 에이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스피릿> 같은
<챔피온>에서 <맨인블랙2>까지, 무더위 날릴 여름영화 70편 올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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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아르를 계승해가는, 포스트누아르 또는 네오누아르라고 불릴 수 있는 진영 중에는 이런 두 가지 부류들이 속한다. <폐쇄구역>의 제임스 폴리처럼 외설적 아버지의 형상을 전면에 내세우거나, <악질 경찰>의 아벨 페라라처럼 존재론적인 것을 밑바닥까지 끌어내리면서, 누아르의 주제에 닿아 있는 어느 하나를 심화시키는 부류와 <블루스틸>의 캐서린 비글로처럼 팜므파탈을 옴므파탈로 대체하고, <유주얼 서스펙트>의 크리스토퍼 매커리, 브라이언 싱어처럼 1인칭 보이스 오버의 회고를 거짓 내러티브로 뒤바꾸면서, 전체 누아르 컨벤션 중 일부를 변주하는 부류. 크리스토퍼 놀란의 <메멘토>는 아마도 후자의 경우에 속할 것이다.
누아르 역사에 수없이 등장했던 직업인 보험수사관이 전직인 레너드, 그가 들려주는 1인칭 보이스 오버, 그의 기억손실증을 악용하는 팜므파탈로서의 나탈리, 그의 주위를 맴도는 정체불명의 사내 테드. <메멘토>는 누아르 형식
제7회 <씨네21> 영화평론상 [3] - 정사헌 작품비평 전문 <메멘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