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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현, 박예진이 출연하고 6월21일 개봉하는 코믹액션영화 <뚫어야 산다>의 홈페이지 주소는 ‘뚫어뚫어!’(digdig)다. 알아야 산다, 화장빨 산다, 화면빨 산다, 사진빨 산다, 찜해야 산다, 알려야 산다, 는 모두 영화제목과 각운을 맞춘 메뉴의 이름들이다. 각각 영화내용, 등장인물, 동영상, 이벤트 게시판으로 연결된다. 미술품이 전시된 곳에 복면을 쓴 도둑이 등장하는 플래시애니메이션을 보면 언뜻 <엔트랩먼트>와 비슷한 영화가 아닐까 싶지만,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다. 도둑이 턴 금고 속에서 한권의 만화책이 등장하면서 분위기는 명랑만화로 바뀐다. 태창코믹스로 이름 붙인 메인화면은 만화책의 레이아웃을 끌어와 컷마다 캐리커처와 실사를 섞어서 구성하였다. 그리고 송골매의 흥겨운 노래 ‘어쩌다 마주친 그대’가 배경음악으로 흘러나오면, 80년대로 돌아가는 복고가 요즘 유행임을 실감케 한다. 늘 비슷한 것 같은 홈페이지들이지만 구석구석 들춰보면 의외의 재미를 발견할 수
<뚫어야 산다>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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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간 안방극장을 들뜨게 할 월드컵이 한창 열기를 더해가고 있다. 이번 월드컵은 예년과 달리 심야나 새벽에 잠을 설쳐가며 봐야 하는 고생도 없다. 물론 경기장에 직접 가서 온몸으로 느끼는 것이 최고이지만, 한정된 경기장 수용인원과 만만치 않은 액수의 입장권을 생각하면 느긋이 TV 앞에 자리잡는 것이 실속있는 방법이다.뭐니뭐니해도 TV중계가 지닌 최고 매력은 경기 내용보다 더 현란한 ‘추임새’와 ‘발림’을 펼치는 아나운서와 해설자의 입담이다. 마치 횟집을 갔을 때 주요리인 회 외에 각종 전채와 매운탕 등이 더 입맛을 사로잡는 것처럼, 축구중계의 해설은 경기에 또 다른 재미를 제공한다. 각 방송사는 이번 월드컵에 거액을 들여 영입한 스타 해설자와 아나운서를 내세웠다. 이번에 방송 3사에서 해설을 맡은 차범근, 허정무, 김주성, 신문선 등은 선수와 감독으로 쟁쟁한 명성을 떨쳤거나 아니면 해설자로 이전부터 연예인 못지않은 명성을 누린 주인공들이다.어느 때보다 입심 경쟁이 치열할 이번 월드컵
TV3사의 월드컵 중계에 바라는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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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카드-제작연도 2002년 광고주 삼성카드 대행사 및 제작사 제일기획딴소리를 내뱉기가 멋쩍은 시기다. 일제히 ‘오 필승 코리아’, ‘히딩크, 짱’ 등을 외치며 16강 진출을 희망하고 있는 이때에 월드컵과 무관한 광고를 얘기한다면 곁다리 긁기나 다름없을 것이다. 현재 국내 광고계는 너나 할 것 없이 월드컵을 벗삼아 맹렬히 뛰고 있다. 이른바 FIFA 월드컵 공식파트너인 기업을 비롯 유수의 업체들이 한국전 중계방송의 전후 광고시간대를 배정받기 위해 치열한 장외경쟁을 벌이고 있다. 또 15초 광고 한번에 일반 프라임타임대의 광고비보다 3배나 많은 3천여만원의 엄청난 광고비를 기꺼이 지불하고 있다.'월드컵 심(心)'을 겨냥한 광고들은 주제의 한계 때문인지 얼핏 키재기하는 도토리마냥 고만고만해 보인다. 그럼에도 남다른 반응을 자아내는 데 성공한 튀는 사례가 몇몇 있다.먼저 히딩크 감독의 컴백으로 화제를 낳은 삼성카드 CF를 빼놓을 수 없다. 삼성카드 광고는 지난해 히딩크를 내세워 ‘Just
축구 열풍 탄 TV 광고 속 남성·여성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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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llock 2000년, 감독 에드 해리스 출연 에드 해리스<HBO> 6월12일(수) 밤 10시잭슨 폴락은 추상 표현주의 화가로 분류되곤 한다. 현대 미술사에서 그는 중요한 인물로 거론되곤 한다. 그런데 다른 견해를 가진 이도 있다. 잭슨 폴락은 형편없는 알코올중독자였으며 천박한 수준의 작품을 그린 사람이라는 것. 영화 <폴락>은 논쟁의 소지가 다분한 문제적 인물에 조명을 비춘다. 무명화가인 잭슨 폴락은 리 크레이즈너라는 여성을 만난다. 리는 그의 재능을 금세 알아보고 둘도 없는 지원자가 된다. 여성으로서, 그리고 동료로서. 둘은 곧 동거를 시작하지만 생활이 넉넉하진 않다. 더 골치아픈 것은 잭슨 폴락의 돌발적 행동이다. 후원자들이 보는 앞에서 소변을 보고 술에 취하면 난동을 부리곤 한다.<폴락>은 배우인 에드 해리스의 감독 데뷔작이다. 에드 해리스는 화가의 예술세계에 대한 언급보다, 그의 인간적 면모를 강조한다. 영화는 몇개의 시각적 장치를 구비한
케이블 영화 <폴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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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스터데이>한반도가 통일된 뒤인 2020년. 은퇴한 과학자들이 잇따라 살해되고 이 사건에 투입된 특수수사대의 반장 석의 아들까지 납치된다. 인질극 현장에서 석은 아들을 쏜다. 석은 아직 죽지 않은 아들을, 완전히 회생시킬 의료기술이 발달할 때까지 냉동보관시킨다. 정윤수 감독, 김승우, 김윤진 출연, 미라신코리아 제작, CJ엔터테인먼트 배급, 상영시간 120분김봉석 기본기가 없다 ★★박평식 줄거리를 정확히 알려면 세번은 봐야 한다 ★★★심영섭 다음번에는 <스타워즈>를 만들 수 있을 거요? ★★★유지나 <블레이드 러너>에의 도취, 미로 속에 침몰하다 ★★☆■<레지던트 이블>21세기, 엄브렐러사 비밀연구소에서 바이러스 유출사고가 벌어진다. 연구소를 통제하는 슈퍼 컴퓨터 레드 퀸은 연구소를 봉쇄하고 감염을 우려해 전 직원을 말살한다. 엄브렐러의 특수부대와 입구를 지키던 안전 보안요원 앨리스는 레드 퀸을 찾아간다.김봉석 더울 때, 졸릴 때 보면
예스터데이/레지던트 이블/마고/클래스 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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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을 하겠다는 사람들이 너도나도 서민 흉내를 내고 다녀서 그런지, 구청장이나 군수, 구의원이나 군의원을 하는 사람들도 너도나도 서민 흉내를 내고 있다. 어렸을 적에 못 먹고 못 살고 지지리도 고생한 궁상을 무슨 훈장이나 되는 것처럼 떠벌리고 다닌다. 서민이란 본래 돈도 백도 없이 뼛골 빠지게 고생해서 겨우겨우 먹고사는 사람이라는 뜻일 게다.선거 때가 되니까 이 ‘서민’이 갑자기 성골(聖骨) 대접을 받고 있다. 멀정한 사람이 쓰레기 하치장에 가서 썩은 음식물 찌꺼기를 뒤적거리는 시늉도 하고 재래시장 생선가게에 가서 비린내 나는 생선을 맨손으로 주물러 보이기도 한다. 서로 자기만이 진짜 서민이고 상대방은 서민의 탈을 뒤집어쓴 귀족이라고 욕해대고 있다. 쓰레기를 뒤진다고 서민이 아니고 쌍소리를 잘한다고 서민은 아닐 것이다.서민이 선이고 귀족이 악인 것도 아니다. 가난뱅이가 선이고 돈 많은 놈이 악인 것도 아니다. 그 반대도 아니다. 진보가 선이고 보수가 악인 것이 아니다. 물론 그 반
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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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테면 이런 경우가 있다.여자와 공원에서 데이트를 하던 한 남자가 옆이 소란스러워서 힐끗 쳐다보았는데 소란스러운 쪽은 이른바 깡패, 혹은 양아치, 혹은 이유없이 원래 나쁜 놈이다.깡패: 뭘 봐 새꺄!남자는 잠시 혼란에 빠진다. 뭘 봤는지 대답을 해야 할 것인지, 왜 반말에 욕지거리냐고 따져야 할지, 그리고 그것을 존대말로 대답해야 할지 아니면 받은 대로 반말과 욕설을 섞어서 대답을 해줘야 할지 몹시 혼란스럽다. 아주 짧은 시간 동안 그런 유의 혼란은 아무렇게나 뭉쳐던진 실타래가 머리 속에 뇌 대신 자리한 것과 같은 막막함을 갖게 한다. 1. 왜 반말이세요? 2. 너 봤다 새꺄! 3. 죄송합니다. 4. …(그냥 무시한다)위의 셋 중에 하나 골라서 대답했다고 치고 다음 장면으로 넘어가자.여자는 공포에 질려 울고 서 있고 남자는 안경이 깨진 채 코피를 흘리며 자빠져 있다. 남자가 작살이 난 까닭은 위의 대답 중에 정답을 잘못 골랐기 때문이 아니다. 정답은 없다. 그냥 깡패가 오늘 기분이
김형태의 오! 컬트 <택시 드라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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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여러분, 안녕하세요. ‘내 인생의 영화’의 씨네 박입니다. 이번 주는 특별히 어느 한적한 마을의 김모 사진사를 모시고 이 코너를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씨네 박: 안녕하세요?
김모 사진사(이하 김모): 아…. 예 반갑습니다..
씨네 박: <씨네21>에 대해선 많이 알고 계신가요?
김모: 그럼요. 제가 즐겨 보는 잡지 중 하나죠. 특히 씨네 박씨가 직접 출연하시는 코너는 아주 잘 보고 있습니다.
씨네 박: 고맙습니다. (웃음)
김모: 근데 이번 주에는 왜 한적한 시골에서 사진사나 하고 있는 저에게 ‘내 인생의 영화’ 코너를 의뢰했는지 매우 궁금하네요.
씨네 박: 아… 예…(호흡) 이번 주에는 특별히 칸영화제의 한국영화 쾌거와 한일 월드컵 16강 진출이라는 열기 속에 소외돼 가는 일반 서민들을 위해 제가 특별히 준비한 특집입니다.
김모: 그렇군요 기자님.
씨네 박: 기자님? 아닙니다… 씨네 박이라고 하죠. 조모 일간지 광수가 있다면 저희 <씨네21&
그녀는 가고, 사랑은 남아‥, <8월의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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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서적이 부도가 났다고 한다. 종로서적이? 한참 동안 신문기사에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종로서적 경영이 예전 같지 않다는 얘기는 종종 듣긴 했다. 종로에 나갈 일이 있을 때 간혹 들러보면 사람들이 별로 없어 좀 썰렁해보이기는 했다. 복잡하지 않아 좋았지만 그것이 부도로 이어진 걸까, 싶어 여간 애석한 게 아니다. 서울의 대표적 대형서점으로 종로서적 홀로 존재했을 때와 어찌 같을 수 있겠는가마는 그래도 부도라니.서울에 올라와 내가 한강 너머로 처음 나가 본 곳은 명동성당 다음으로 종로서적이었다. 벌써 25년 전 일이다. 낮에는 회사에 나가고 밤에 학교를 다니는 데다 오빠 둘과 외사촌과 자취하던 시절이라 늘 시간에 쫓겼다. 해결해야할 일들이 늘 눈앞에 쌓여 있어 영등포구 바깥으로 나가볼 기회란 좀처럼 오지 않았다. 지하철을 타고 종각이란 곳에서 내리면 종로서적이란 곳이 있는데 그곳엔 책이 어마어마하게 많을 뿐 아니라 책을 사지 않아도 서점에 서서 책을 읽을 수 있다는 얘기를 소문으로
문 닫은 천국 / 신경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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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영화제가 겁없이 월드컵과 ‘맞장’ 떠서 보기 좋게 성공했다. 월드컵 개막 전야제가 열린 지난 5월30일 저녁, 같은 시각 서울아트시네마(옛 아트선재센터 아트홀)에서 열린 제6회 인권영화제 개막식은 그런 대로 성황이었다. 개막식 프로그램은 인권영화제 특유의 순박하고 어설픈(어떤 이들은 아마추어리즘이라고 비웃을지도 모르지만) 재미가 있었고, 노래패 꽃다지와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치는 관객의 어울림으로 이어졌다. 월드컵 개막 이후 첫 주말과 벌집 들쑤셔놓은 듯 온 나라가 야단법석을 떨었던 한국 대 폴란드 경기가 열렸던 시간에도 영화제는 계속됐다(한국 대 폴란드 경기가 열린 시간에도 ‘63명이나’ 영화를 봤다).그리고 한국의 16강 진출 가능성과 관련해 지대한 관심을 끌었던 미국 대 포르투갈의 경기가 벌어진 시각에 폐막식이 열렸다. 폐막식 분위기는 개막식과 별로 다르지 않았지만 인상적인 프로그램이 있었다. 관객이 무대에 올라가 영화 본 소감과 영화제에 대한 느낌을 이야기하는 순서였다. 영
노블리스 오블리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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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여자 맹랑하다. 춤의 의미를 묻는 질문에 대뜸 “말은 변명일 뿐”이라고 선수를 친다. 언어의 자리를 몸짓이 대신하고도 남음이 있다는 일종의 선전포고다. “슬플 때, 눈물이 나오려고 할 때 ‘나 지금 우울해’라고 말하는 것보다, 춤으로써 슬픈 느낌을 표현하는 것이 더 솔직했다”고 말하는 여자. 강한 동조감을 누르고 사연을 청해 듣는다. 자연스레 웨이브진 파마머리, 뮤지컬하는 사람답게 약간은 진한 화장을 한 강옥순(34)씨는 공격적이다 싶을 만큼 적극적이고 외향적이지만, 그 속에 놀랄 만큼의 조용함과 소극성 또한 갈무리한 채다.고등학교 입학은 그런 고요함 속에 꿈틀대던 내밀한 몸짓을 밖으로 이끌어낸 첫 계기였다. 수줍음 많던 소녀는, 자신의 그런 성격이 싫어 스스로를 춤반에 밀어넣었고, 그것은 숨어 있던 ‘끼’와 ‘의지’를 동시에 경험하는 첫발이 됐단다. 그러나 그런 기쁨에의 발견도 잠시, 무용과 상관없는 학과로 진학하면서 지극히 평범한 예전의 그녀로 돌아가는 듯했다. 언저리를 맴돌
<해적, 디스코왕 되다> 안무가 강옥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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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덕 감독의 전 작품을 상영하는 감독전이 해외영화제 곳곳에서 비슷한 시기에 열린다. 7월 중 체코 카를로비 바리 영화제와 호주 멜버른영화제, 8월에는 프랑스 에트랑제페스티벌의 한 섹션인 영화제 등 세곳에서 김기덕 감독전이 열린다고 LJ필름 관계자가 밝혔다. 김기덕 감독의 전 작품이라면 <악어> <야생동물 보호구역> <파란 대문> <실제 상황> <섬> <수취인불명> <나쁜 남자> 등 7편. 6월18일 크랭크인할 신작 <해안선>의 촬영 때문에 김기덕 감독은 체코 카를로비 바리 영화제에만 잠깐 참석할 예정이다. <해안선>의 해병대 역 배우들은 오는 6월15일 2박3일간의 ‘지옥의 해병대 훈련’에 들어간다.
해외영화제 곳곳에서 김기덕 감독전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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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nilla Sky2001년, 감독 카메론 크로자막 영어, 한국어, 중국어, 타이어 오디오 돌비 디지털 5.1 화면포맷 아나모픽 1.85:1 지역코드 3 출시사 파라마운트주변에서 아무리 <오픈 유어 아이즈>의 평범한 복사판이라고 욕해도, <바닐라 스카이>가 상당히 매력적인 영화라는 사견을 굽힐 생각은 없다. 물론 수십개의 뫼비우스 띠가 동시에 회전하고 있는 듯한 <오픈 유어 아이즈>의 난해한 분위기가 많이 없어졌고, 할리우드 자본냄새도 너무 강하게 난다는 점은 인정한다. 그러나 그렇기 때문에 생겨난 나름대로의 장점이 있다는 사실도 부인하기 힘들 것이다.그리 큰 시간차를 두지 않고 국내에 출시된 두 영화의 DVD에서 그 점이 더욱 확연히 드러난다. DVD 타이틀 자체만 놓고 생각해보면 <오픈 유어 아이즈>에 비해 오히려 <바닐라 스카이>가 더 매력적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 그 차이의 시작은 <오픈 유어 아이즈>의 국내
바닐라 스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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뤽 베송이 그가 제작자로 참여한 영화 <택시2>의 카메라맨 사망사고와 관련해 최근 과실치사혐의로 조사를 받았다고 <버라이어티>가 전했다. 문제의 사고는 99년 8월 파리에서 <택시2>의 차량추격 장면 촬영시 발생한 것. 공기주머니를 장착한 차량이 카메라맨 알랭 뒤타르트르(당시 41살)와 보조 장 미셸 바(26)를 치어, 알랭이 사망했고 장 미셸 바는 중상을 입었다. 베송이 받고 있는 혐의는 ‘스턴트 장면 촬영시 경비절감을 이유로 돈을 제대로 안 썼다’는 것. 베송의 변호사는 이에 대해 “터무니없는 낭설이다. 그는 사고장면 촬영시 현장에 있지 않아 주의, 감독의 책임이 없다”며 베송의 무죄를 주장했다.
뤽 베송,<택시2> 카메라맨 사망사고 과실치사혐의 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