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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급위 심의결과가 가장 큰 변수, 소수 스크린에서 장기상영 계획올해 칸영화제 비평가주간에 초청됐던 박진표 감독의 <죽어도 좋아>가 8월 말 극장에 걸릴 예정이다. 메이필름이 제작하고 청어람이 배급을 맡은 <죽어도 좋아>는 칸영화제에서 널리 호평받은 작품. 개봉에 가장 큰 변수는 영상물등급위원회의 심의결과다. 노인의 사랑을 그린 <죽어도 좋아>는 성기가 노출되는 섹스장면을 포함하고 있어 과연 등급위가 어떤 등급을 매길지 귀추가 주목된다. 최근 새로 구성된 등급위로선 <죽어도 좋아> 심의가 어떤 시험대로 느껴질 만하다. 영화계에선 대체로 18살 관람가가 당연하다는 반응. 청어람은 영화의 특성상 동시에 많은 개봉관을 잡아 개봉하는 것보다 적정 수의 개봉관에서 장기간 상영하는 편이 낫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프랑스영화 <타인의 취향>이 단관에서 장기흥행한 사례는 모범이 될 만하다. 청어람은 하이퍼텍 나다, 씨네큐브, 서울아트시네마 등 전
<죽어도 좋아>, 8월 말 극장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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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전 있던 날 관객 뚝, <예스터데이> 예매율 비수기에도 못 미쳐<해적, 디스코왕 되다>를 스트라이커로 내세웠던 충무로의 공세가 다시금 월드컵의 철벽수비에 가로막혔다. 개봉 첫주 후반 4일 동안 전국 51만명을 불러모으는 등 영화사와 극장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던 이 영화는 6월12일까지 서울 22만명, 전국 68만4천명을 불러모으는 데 그쳐 월드컵의 위력을 다시금 실감케 했다. 배급사 A-Line 역시 미국전이 열린 10일, 평일 평균관객 수의 50% 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관객몰이가 주춤해졌다고 판단하고 있다. 6월13일 현재 서울 15만8500명(전국 38만명)의 관객 수를 기록한 <묻지마 패밀리>도 하강곡선을 그리고 있다. 월드컵 동시상영 이벤트를 했던 서울과 달리 지방관객의 발길은 부쩍 뜸해졌다. 임권택 감독의 칸영화제 감독상 수상으로 스크린 수를 늘리는 등 힘을 얻은 <취화선>도 부진했다. 13일까지 서울관객 38만명(전국 90
<해적...>도 월드컵 못 꺾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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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중국에서 막을 내린 제6회 상하이국제영화제(上海國際電影節)에서 주경중 감독의 <동승>(제작 스펙트럼필름코리아)이호주의 <뮬렛>과 함께 각본상을 공동 수상했다.주경중 감독이 시나리오를 쓴 <동승>은 월북작가 함세덕의 원작 희곡을 각색한 것으로 92년 연우무대를 통해 연극무대에 오르기도 했다.어머니를 향한 그리움을 잊지 못하는 동자승 도념과 속세의 유혹에서 번민하는 젊은 승려 정심을 내세워 진정한 구도의 의미를 이야기하고 있으며 오디션을거쳐 선발된 타이틀롤 김태진, 중견 연기자 전무송, 연극배우 오영수ㆍ김민교, 영화배우 김예령 등이 출연했다.주경중 감독은 91년 광주민주화운동을 소재로 한 영화 <부활의 노래>를 제작한 데 이어 95년 호주 국립영화제작소(FAC) 객원감독으로 활약하기도 했다.<동승>은 21∼30일 열릴 모스크바 영화제와 8월 말 개막될 몬트리올 영화제에도 초청됐으며 9월 극장 개봉에 앞서 서울 조계사 등에서 산
<동승> 상하이 영화제서 각본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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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가운데 촬영을 시작하여 순조롭게 진행된 장길수 감독의 <초승달과 밤배>가 지난주에 크랭크업 하였다. 이 영화는 신씨네와 공동제작의 형식으로 이우어졌으며, 2001년 타계한 정채봉 작가의 동명소설 <초승달과 밤배>를 영화화한 것. 70년대 어촌 마을을 배경으로 궁핍한 생활속에서도 순수한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시골 아이들의 모습을 그렸다.
충북 음성의 한 산골 초가집에서 촬영된 「초승달과 밤배」는 주인공 난나역에 아역탤런트 출신 이요섭(12)군과 아이들에게 끝없는 사랑을 주는 할머니역에 중견연기자 강부자씨가 출연하고 탤런트 장서희씨가 아이들에게 따뜻한 눈길을 주는 선생님을 연기한다.
후반 작업을 거쳐 오는 8월 개봉 예정.
인터넷 콘텐츠 팀 cine21@news.hani.co.kr
장길수감독의 <초승달과 밤배> 크랭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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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영상세대를 이끌어갈 청소년들은 누구이고, 이들은 현실에서 무엇을 느끼고 꿈꾸고 있는가.교육방송이 오는 21일 밤 10시 방송하는 특집 〈제1회 청소년 영상제 수상작〉에서는 ‘무서운’ 신세대 감독들의 영상을 통해서 이런 물음에 대한 해답을 던져준다.교육방송이 올해 처음 기획한 ‘청소년 영상제’에서 단연 눈길을 끄는 작품은 〈개선문 앞 오후 1시〉(연출 심동천·창원 경일고3). 지난 15일 총출품작 89편 가운데 으뜸상인 문화관광부장관상을 받았다.이 작품은 19살 고3생의 불안감과 혼란을 그렸다.명현은 수능을 치르고 학교를 떠날 생각을 하니 오히려 불안해진다. 명현의 친구 준태는 언젠가부터 학교에 나오지 않는다. 준태는 명현과 가장 친한 친구지만, 쉽게 속사정을 털어놓지 않는다. 명현은 준태의 집을 찾아가지만 헛걸음만 한다. 집으로 돌아온 명현 앞에는 파리에서의 재회를 기약하자는 준태가 보내온 전자우편이 도착해 있다.방송위원장상을 받은 〈우리가 눈뜰 때〉(박기훈·충남 연무고
영상세대 청소년 스스로의 자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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첩보영화 007시리즈의 주인공인 `제임스 본드'로 잘 알려진 영화배우 로저 무어가 20일 오전 10시30분에 방송되는 아리랑TV의 토크쇼「Heart to heart」100회 특집에 출연한다.
유니세프(유엔아동기금) 친선대사 자격으로 내한, 월드컵 전야제와 개막식에 참석했던 로저 무어는 지난달 31일 진행된 녹화 방송에서 부인 크리스티나와 함께 출연해 가난한 세계 오지의 아이들에게 관심을 갖게된 계기와 사랑과 희생을 몸소 실현하고 있는 부부의 감동적인 인생 이야기를 들려줬다.
배우보다 유니세프 친선대사로서 활동이 더 보람 있다는 로저 무어는 과테말라의 오지에서 유니세프 후원으로 설치된 수도에서 물이 뿜어져나오는 것을 봤을 때생애 최고의 감동을 느꼈다고 회고한다.
또한 아내 크리스티나와 사이에서 둔 3명의 자녀 이외에도 전세계 고통받는 수만 명의 어린이들이 모두 내 아이들이라고 그는 말한다.
(서울/연합뉴스)
007 로저무어,아리랑TV 토크쇼 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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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결혼은, 미친 짓이다>라는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 어느 정도 명확해졌다. 이 영화는 분할혼을 통해 결혼시장의요소와 운동법칙을 지극히 자본주의적으로 해부하여 동태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결혼은, 미친 짓이다>의 제목 가운데에(어법에맞지 않게) 위치하고 있는 쉼표가 함축하고 있는 의미를 풀어보면 다음과 같다.“결혼은 (법적, 규범적 제도라고 이해하고, 아직도 그 결혼의 개념적 신성함을 극구 주장하며, 여전히 단 하나의 결혼의 형태와 절대적 일부일부체를맹신, 숭앙하는 것은) 미친 짓이다”라는 뜻으로 풀이된다★31.결혼은 미친 짓이 아니라, 욕망의 정직하고 현명한 거래를 통해 참여자의 후생을 증진시키는 매우 유익한 경제활동이다. 단, 이를 위해 유연한시장의 기능이 작동되어야 하며, 상호 자유롭고 평등한 개인★32이 전제되어야 한다. 이러한 완전 자유시장에서 서로의 욕망이 배치되면 거래는 더이상 성립하지 않으며, 새로운 거래 접점을 향해움직이는
인상비평 혹은 여성학 에세이로 풀어낸 결혼에 대한 경제학적 분석(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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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3자의 거래구도를 좀더 일반화시켜보면, 결혼시장에서 거래되는 품목은 세 가지- 화폐, 노동, 성이다. 감우성은 그녀에게 성을 제공하고,엄정화는 감우성에게 화폐와 노동과 성을 제공하고 있으며, 남편에게 노동과 성을 제공하고 있다★19.그녀의 남편은 그녀에게 화폐를 제공한다. 위 교환관계를 도표로 표시할 수 있다(각자 그려보기 바람).화폐, 노동, 성이 거래되는 결혼시장의 일반 노동시장과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첫째, 화폐와 노동이 거래된다는 점에서는 일반 노동시장과같으나 성이 거래된다는 점이 큰 차이점이다. 성의 교환은 일반적인 매매춘시장에서도 볼 수 있으나, 매매춘시장에서의 성은 제공방향이 일방적이며,성이 하나의 완전한 상품으로 단지 화폐로 지불될 뿐이지만, 결혼시장에서의 성은 제공방향이 쌍방적일 수 있어서, 성이 상호교환될 때 상품인동시에 지불수단으로 기능할 수 있다. 엄정화와 감우성의 관계는 이런 쌍방향적 관계이다. 그러나 그녀와 남편과의 관계는 일방적인 관계이다.그녀는 남편
인상비평 혹은 여성학 에세이로 풀어낸 결혼에 대한 경제학적 분석(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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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다, 지극히 이성적인 경제활동이다인상비평 혹은 여성학 에세이로 풀어낸 결혼에 대한 경제학★1적분석경고: 영화를 보기 전에, 먼저 이 글을 읽지 마시오!해도 후회. 안해도 후회. 결혼은 미친 짓일까? 당신은 당신의 배우자와 검은 머리 파뿌리 될 때까지 `죽어도 좋은` 변함없는애정을 견지할 수 있는가. 일부일처제라는 해묵은 판타지에 과연 돌파구는 있다고 믿는가. 여기, 그 모든 의문에 관한 한편의 도발적인보고서가 있다. 욕망의 거래소인 결혼시장의 본질은 무엇이며, 결혼을 통하여 얻을 수 있는 만족의 극한점은 무엇인가? 어떻게 하면합리적으로 욕망을 추구할 수 있는가? 공식적 의미의 결혼 뿐이 아닌 비공식적인 결혼인 동거나 사실혼까지를 포함하는 새로운 `결혼`의개념을 소개한다.대관절 결혼이 무엇이며, 무엇하자는 것일까. 애들은 가라! 결혼시장에 분할혼을 허하라. 연대박사과정에 있는 황진미씨의 원고는한편의 흥미로운 딴죽걸기이다.편집자어떤 이는 이 영화를 보고, 결혼은 정말 미친 짓이라는
인상비평 혹은 여성학 에세이로 풀어낸 결혼에 대한 경제학적 분석(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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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디 포스터 주연의 액션 스릴러 <패닉 룸>에 니콜 키드먼이 목소리 카메오 출연을 한 것으로 밝혀져 화제가 되고 있다. <패닉 룸>에서 조디 포스터가 연기한 이혼녀 ‘멕’ 역은 원래 ‘니콜 키드만’이 맡기로 되어 있었다. 니콜 키드먼이 <물랑루즈>의 촬영 중 무릎부상으로 출연할 수 없게 되자, 이 역은 <애나와 킹>이후 3년 만에 스크린에 돌아온 조디 포스터에게로 돌아갔다.
평소 데이비드 핀처 감독과의 작업을 원했던 조디는 칸느 영화제 심사위원의 자리까지 거절하고 영화 <패닉 룸>에 출연했다. 촬영 당시 둘째 아이를 임신한 상태였던 조디 포스터는 딸을 지키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강한 어머니의 모습 뿐만 아니라 예기지 않은 불행을 극복하며 자신에 대한 믿음을 회복하는 30대의 이혼녀의 섬세한 내면까지 보여주는 투혼을 발휘, 매스컴의 찬사를 받았다.
한편, 데이비드 핀처 감독 영화에 꼭 함께 하고 싶었던 니콜 키드
니콜 키드먼이 <패닉 룸>에 목소리 나온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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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학자이며 축구광인 장원재 교수의 저서 <속을 알면 더 재미있는 축구이야기>는 빌 샨클리라는 원로 축구학자의 발언으로 말문을 연다.“어떤 사람들은 축구를 국가간의 전쟁에 비유하기도 하고, 어떤 사람들은 축구를 사람이 죽고 사는 일에 비유하기도 한다.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나는 치솟아오르는 분노를 억누를 길이 없다. 왜냐하면, 축구는 그런 일보다 훨씬 더 중요한 일이기 때문이다.”이건 정신나간 소리다. 아무리 축구가 좋다한들 사람이 죽고 사는 일보다 더 중요할 순 없다. 당연히 전쟁보다 더 중대할 수 없다. 이건 설명할 의욕조차 들지 않는, 상식이다. 그런데, 누구나 직감적으로 느낄 수 있겠지만, 이 원로를 그 상식으로 설득한다는 건 불가능할 것 같다. 그는 축구에 ‘미친’ 사람이기 때문이다.따지고보면 우리도 정신나간 한달을 보내고 있다. 한 경제연구소는 한국의 월드컵 첫승이 14조원에 이르는 경제적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그게 얼마나 타당한 수치인
사소한 쾌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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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브리 스튜디오는 <천공의 성 라퓨타>로 시작해, <이웃집 토토로> <원령공주> <추억은 방울방울> 등 무수한 수작들의 모태가 되어왔다. 메이저 스튜디오 시스템을 잘 견디지 못하던 고집쟁이 미야자키 하야오가 다카하다 이사오와 함께 1985년에 설립한 이곳은 재패니메이션의 산실이 되었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국내 개봉을 앞두고 지브리 스튜디오와 미야자키의 꿈이 영근 지브리 박물관을 찾았다.편집자‘세계를 움직이는 재패니메이션의 산실’, 이라고 하기엔 지브리 스튜디오는 작고 아담했다. 도쿄 교외의 고가네이시 주택가에 자리한 이 3층의 목조 건축물은, 누군가 ‘여기가 바로 거기’라고 말해주지 않으면 그냥 지나쳐버릴 만큼, 별난 구석이 없었다. 대부분 2층인 주변 주택들보다 조금 높고, 조금 넓을 뿐. 유난스러운 게 있다면 흰색 벽을 타고오르는 담쟁이덩굴과 건물을 둘러싼 키 큰 나무들이다. 가로 50cm가 넘지 않을 만큼 자그마한
미야자키 하야오의 지브리 스튜디오 탐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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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자키 하야오 인터뷰10살 된 친구 딸을 위해 이 영화를 만들었다 “10살 된 친구 딸을 보면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를 만들겠다고 생각했다. 이 영화를 구상하면서 생각하기가 귀찮아 온천장을 지브리 스튜디오라고 생각하고 이야기를 풀어갔다. (웃음) <센과 치히로…>는 센과 같은 10살짜리 어린아이가 가정을 떠나 다른 사람이 주는 밥 먹고, 그러면서 느낀 점들을 그린 영화다.” 기자들의 질문이 시작되기 전, 미야자키 하야오는 이렇게 먼저 이야기의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는 기자들의 딱딱하고 어려운 질문에 대해 쉽고 평이한 대답을 돌려주었다. 숲 속의 예쁜 집 같은 그의 아틀리에에서 열린 한 시간의 인터뷰는 국내 개봉을 앞두고 있는 <센과 치히로…>에 집중됐다.지브리 작품 가운데 자연친화적 작품들이 많다. 당신이 생각하는 자연은.어려운 질문이다. 자연은 두 가지 의미를 갖는다. 인간의 생존의 수단이면서 재해와 죽음을 포함하고 있다. 인간은 문명을
미야자키 하야오 & 스즈키 도시오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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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다 함께 길을 잃자”(Let’s Lose Our Way Together). 미야자키 하야오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을 제작하면서 함께 진행한 지브리 박물관은 <센과 치히로…>과 유사한 컨셉으로 만들어졌다. 그래서 박물관 안으로 들어가면 길을 잃어버리기 십상이다. 자신이 선 곳이 1층인지, 2층인지 헷갈릴 때도 많다. 아이들은 미로 같은 복도를 헤매며, 엉뚱한 곳에 나 있는 문을 열어보며 즐거워한다. 박물관이란 딱딱한 명칭이 도무지 어울리지 않는 곳, 이곳은 미야자키의 꿈이 총집결된 ‘아이들의 낙원’이다. 아이들이 만지지 못하는 건 아무것도 없다. 미야자키가 그린 원화라도 상관없다. 이같은 ‘방임’으로 인한 부작용은 박물관쪽이 기꺼이 감수한다.도쿄 도미타카시 이노바시라 공원 안에 자리잡은 지브리 박물관은 건물 전체에 미야자키의 손길이 묻어 있다. 건물 설계는 물론 내부 소품 하나하나 직접 미야자키가 그리고 만졌다. 지브리 박물관 문양이 찍힌 벽돌에서,
지브리 박물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