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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9일 개봉이 확정된 한국 최초 본격 기차액션 <라이터를 켜라>가 대규모 포스터 촬영을 마치고 2002년 여름 흥행가에 출사표를 던졌다. 이날 포스터 촬영을 위해 지난 5개월간 새마을호 기차에서 생활해온 김승우, 차승원 두 주연배우가 새마을호 기차를 다시 찾았다. <라이터를 켜라> 포스터 촬영작가는 최근 <집으로...><결혼은 미친짓이다><울랄라 시스터즈> 등 흥행영화의 포스터를 촬영해온 강영호 작가. 열정적인 촬영모습으로 촬영된 사진만큼이나 화제를 불러일으키는 그는, 이번 <라이터를 켜라>에서 새마을호 기차를 배경으로 야외촬영을 시도하여 스피디하고 역동적인 기차액션영화 <라이터를 켜라>의 컨셉을 정확하게 잡아냈다.김승우, 차승원이 비장한 각오로 자세를 잡고 서있는 대결구도가 너무 진지한 나머지 웃음을 불러일으키는 가운데, 뒤쪽에선 10여명의 경찰과 건달들의 육탄전이 벌어지고 있다. 여기에 통쾌한 카피
<라이터를 켜라> 포스터 촬영 현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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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의 복서 김득구의 치열한 삶과 두려움 없는 사랑을 그린 영화 <챔피언>이 체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함께 O.S.T 작업을 한다. 이미 국민가수 god의 참여로 눈길을 끌었던 <챔피언>의 O.S.T는 이번 멤버 오브 체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의 녹음으로 또 한번 열정을 과시. 체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세계 10대 오케스트라 중 하나로,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유럽 정통 오케스트라. <챔피언>의 음악 프로듀서인 윤민화씨는 “<챔피언>의 멜로 씬을 위한 애절하면서도 아름다운 선율, 권투씬에 필요한 강렬하고 파워풀한 음악들을 완벽하게 표현해내기 위해 세계 최고 음악가들의 솜씨가 필요했다.”고 이번 작업의 이유를 밝혔다.<챔피언> 음악팀은 지난 5월 29일 체코로 가서 6월 5일까지 녹음 작업을 마쳤으며, 이번 녹음에는 멤버 오브 체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정인원의 80%(67명)가 참가했다. 지휘는 아담 클로만센이 맡았으
<챔피언> 체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O.S.T 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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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나이 여덟살 때 <선셋대로>를 처음 봤는데, 그땐 그냥 웃긴 영화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호러영화라고 결론짓게 됐다. <선셋대로>는 할리우드를 가장 정직하게 묘사한 영화고, 할리우드는 그 자체로 충분히 공포스럽기 때문이다. 그 영화는 나로 하여금 카메라 뒤의 삶은 어떤 것인지 생각하게 만든다. 모든 위대한 호러영화는 관객이 영화 속 괴물 캐릭터에 공감하고 연민하게 만드는데, 이 영화 역시 글로리아 스완슨과 나를 동일시하게 만든다.” 칸영화제가 오매불망 기다리던 감독 마틴 스코시즈의 첫 마디에 많은 이들이 웃음을 터뜨렸지만, 그들 대부분은 웃은 것을 금세 후회한 것 같았다. 그렇지 않았다면, 3천명이 운집한 뤼미에르 대극장의 폭소가 삽시간에 수그러질 수는 없었을 것이다. 마틴 스코시즈와의 만남은 그처럼 거장의 긴 한숨을 엿들은 불경, 그 죄책감으로부터 시작됐다. 알려지지 않은 뉴욕의 과거를 찾아서 마틴 스코시즈는 올해 칸을 찾은 게스트 중
마틴 스코시즈, 신작 <갱스 오브 뉴욕>을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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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기 타는 동안, 기사의 마음도 탔겠지?2001년 10월1일, 부산 동래별장│43차 촬영 추석 연휴 기간 내내 스탭들은 부산에 붙들려 있다. 동래별장이라는 이 멋진 일식풍의 고가(古家)는 박정희의 별장이었다가 뒤에 요정을 거쳐 지금은 큰 일식 요리집으로 바뀐 곳이다. 그런 사연인지라 빌리는 과정도 어려웠고 겨우 빌린 게 영업을 하지 않는 연휴 즉 추석 전후 3일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꼭 빌려야 했다. 이런 독특한 분위기 때문에 일상적인 가옥보다 훨씬 특별한 곳- 영화 속에서 SI의 안전가옥 같은 곳으로 쓰이기 딱 알맞다. 이 장소에서 석과 희수의 유일한 멜로도 만들어진다. 어제 무척 많은 수의 컷들을 소화했지만 오늘 내일 사이 낮-밤-낮에 걸쳐 40여컷을 찍어내야 한다. 더구나 어젠 발전차가 불이 나는 사고로 국내 하나뿐인 새 조명기 루비세븐과 아우라 소프트가 타버렸다. 드러내진 않지만 염기사 속도 그렇게 까맣게 탔을 것이다. 오늘은 그런 대로 순조롭게 진행된다. 하지만 정작
정윤수 감독이 쓴 <예스터데이> 1000일의 제작 기록(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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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스 오브 뉴욕>은 길지 않은 미국 역사에서 가장 혼탁하고 어지러운 시절이었던 19세기 초반의 뉴욕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초기 이민자들이 평화로운 공존을 거부한 채 갈등하고 다투고 죽고 죽이는 사이, 남북전쟁이 발발하고, 그 와중에 아일랜드계 노동자들이 폭동을 일으키는 1860년대까지, 그 자체로 드라마틱했던 격변의 시대를 이야기의 배경으로 두르고 있다.이야기는 당시 뉴욕에서 기득권을 누리고 있던 초기 이민자의 사악한 리더, 그에게 아버지를 잃고 오랜 세월 복수를 꿈꾼 아일랜드 소년, 그리고 그들 두 남자의 사랑을 받는 바람 같은 여인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도살자 빌’로 통하는 빌(대니얼 데이 루이스)은 미국에 정착한 초기 이민세대로서, 과격한 이민반대주의자다. 밀려드는 이민자들을 무단침입자로 규정한 빌과 그의 패거리는 아일랜드 이민자들의 정신적인 지주인 발론 신부(리암 니슨)와 그의 추종자들을 살해한다. 발론 신부의 어린 아들 암스테르담(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은 현
<갱스 오브 뉴욕> 20분 시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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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닫은 술집인데 영업방해라고?8월29일, 부산 초량동 러시안 거리│25차 촬영밤새 4컷밖엔 소화하지 못한다. 전혀 예상을 못한 건 아니지만 갑작스레 출현한 암초에 걸렸다. 애초에 유명한 유흥가인지라 촬영이 쉽지 않을 건 예상했었다. 하지만 상가나 거리의 분위기가 러시안, 중국계 상대로 형성된 독특함이 있어서 욕심을 냈었고 그런 거리를 오픈 세트로 구현할 엄두도 내지 못하는 우리 프로덕션 현실에서는 다른 대안 없는 선택이었다. 그 거리는 섭외 초기부터 갖은 고생을 다했고, 러시안 진영과 중국계 진영의 실력자를 찾아다니며 설득을 해야 했다. 촬영 당일 역시 술집 외에 일반 상가가 문을 닫는 밤 10시에나 촬영팀이 들어갈 수 있었지만 내심 촬영허가를 받은 것만 해도 제작부의 성과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취객과 불량배, 혹은 상인들의 불만과 언제 부딪칠지 모르는 상황이라 스탭 모두 긴장하고 조심하며 촬영준비를 했고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상가번영회, 해병전우회, 칠성파 인사들이 현장에 나와
정윤수 감독이 쓴 <예스터데이> 1000일의 제작 기록(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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켄 로치를 만나러 가는 길에 들은 인상적인 이야기 하나. 이제는 칸영화제의 트레이드 마크가 된 레드카펫 세리머니에서는 주인공은 물론 민간인도 턱시도나 이브닝 드레스 차림이어야 한다. 그런데 누군가 말하길, 언젠가 딱 한 사람, 바로 켄 로치가 청바지 차림으로 레드카펫에 오른 적이 있다는 것이다. 딱 그다운 행동이다 싶어 흐뭇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슬그머니 걱정스러워지기 시작했다. 대중매체에서 사라져간 좌파의 자리를 40년 가까이 씩씩하게 지켜온 고집스런 감독. 혹 꼬장꼬장한 성미라서, 말 한마디 잘못했다고, 쫓아내는 건 아닐까.그러나 모든 게 기우에 지나지 않았음을 깨닫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한적한 호텔 정원에서 다른 기자와 인터뷰중인 켄 로치를 발견했는데, 그는 온화하고 겸손한 얼굴로 경청하거나 대답하고 있었다. 그리고 창백한 얼굴에 맑은 미소를 띠며 이쪽으로 다가와 먼저 인사를 건넸다. 그는 칸영화제의 단골 손님으로 느끼는 남다른 소회를 털어놓는 것으로 말문을 열었다.
<스위트 식스틴>의 켄 로치가 이야기하는 ‘좌파영화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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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에서 <베일>로, 다시 <예스터데이>로. 제목이 바뀌는 것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다. 관객을 만나기까지 최소한 몇년의 시간을 야금야금 베어먹는 것은 영화의 어두운 숙명일지도 모른다. 과장도 엄살도 아닌 현실. 기획에서 촬영종료까지 3년여의 시간이 걸린 <예스터데이>도 그 현실을 비켜갈 순 없었다. 애초에 작은 영화로 기획되었던 <예스터데이>는 제작비 80억원짜리 블록버스터가 되면서 감독의 ‘고난지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졌고 결국 촬영기간 9개월, 촬영횟수 112회를 기록했다. 관객과의 조우를 앞둔 <예스터데이> 감독이 털어놓는, 현장에서 생긴 일들. 편집자감독을 존중한다, 제목은 <예스터데이>!1999년 5월 혹은 6월│프롤로그1999년 5월인가 6월의 어느 날- 아! 그날은 명동에서 스크린쿼터를 반대하는 영화인들의 삭발 집회가 있었다- 삭발한 안병주 미라신코리아 대표를 처음 만났다. 일은 그렇게 시작
정윤수 감독이 쓴 <예스터데이> 1000일의 제작 기록(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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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칸영화제에서 시나리오상을 수상한 <스위트 식스틴>은 켄 로치의 파트너인 폴 레버티의 작품이다. <스위트 식스틴>은 폴 레버티가 켄 로치와 함께 한 4번째 작품. 자신이 한번도 가져보지 못한 가정을 꾸리고 싶었던 한 소년의 고군분투, 그리고 좌절을 그린 <스위트 식스틴>은 캐릭터의 리얼리티와 상황의 아이러니를 잘 살려낸 수작이다.폴 레버티는 작가가 되기 전에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서 법조인으로 일하다가, 중앙아메리카의 인권단체에서 일했다. 스페인 내전을 다룬 영화 <랜드 앤 프리덤>을 찍던 켄 로치가 스페인어에 능통한 폴 레버티를 단역으로 출연시킨 것을 계기로, 두 사람의 인연은 시작됐다. 폴 레버티는 다양한 지역에서 생활하며, 인권단체를 통해 각계의 노동자들과 교류해왔는데, 그런 그의 데이터베이스는 켄 로치에게 좋은 이야깃거리를 제공했다. “대개 영화의 아이디어는 폴이 먼저 준다”는 게 켄 로치의 설명. 폴 레버티는 켄 로치와 니카라과
켄 로치-폴 레버티의 파트너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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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장면에 나는 무릎을 쳤다
1. <스타워즈>(1977)
특수효과 총감독을 맡은 존 딕스트라는 기존 영화에서는 사용하지 않았던 기술들을 여러 장면에서 시도했는데, 특히나 모션 컨트롤 카메라를 활용한 마지막 우주전투 시퀀스는 상상을 초월하는 역동감을 선사한다. <스타워즈> 이전의 영화들이 특수효과 장면에서 정지된 화면이나 단선적인 카메라워킹만을 보여줬던 것과 비교하자면 가히 혁명적인 시도였고, 이 작품을 위해 연구된 우주선의 동선과 카메라 무브먼트는 이후의 SF영화에 교과서가 됐다.
2. <제다이의 귀환>(1983)
<스타워즈>는 한편만 언급하고 싶었지만 빼먹어서는 안 되는 이야기가 있어서 하나 더. <스타워즈>의 골수팬들조차도 시리즈 중 가장 떨어지는 작품으로 꼽는 <제다이의 귀환>은 기술적으로 보면 말도 안 되게 황당한 퀄리티를 보여주고 있다. 다름 아니라 다스베이더가 루크를 끌어들이기 위해 설득하는 동안
특수효과의 메카 ILM을 가다 [6] - ILM 최고의 CG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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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 없는 기술은 아무것도 아니다”
히피 같은 스타일에 긴 금발머리를 휘날리며 인터뷰장으로 들어온 존 버튼은 각국 기자들에게 악수를 청하던 중 ‘코리아’에서 왔다는 말에 “폴란드전은 대단했다”, “미국과의 경기는 어떨 것 같으냐”는 등 월드컵에 대한 지대한 관심을 표하는 전혀 ‘미국인답지 않은’ 미국인이었다. 오하이오 주립대학에서 예술교육과 컴퓨터그래픽 석사과정을 이수한 그는 1990년 <터미네이터2>의 CG 애니메이터로 일하면서 ILM과 처음 인연을 맺었고 이후 <마스크> <쥬라기 공원> 등의 CG 오퍼레이션 매니저를 거쳐 <미이라> <미이라2>의 시각효과 슈퍼바이저로 굵직굵직한 ILM의 작업들을 도맡아서 진행하고 있다. <맨 인 블랙2>에서는 시각효과 전체를 총괄하는 역할을 맡아 전편보다 훨씬 많아진 외계괴물들과 싸우느라 일년을 꼬박 지새웠다는 그는 “다음 작업에 대한 대답은 바로 휴가!”라며 너스레를 떨었
특수효과의 메카 ILM을 가다 [5] - 존 버튼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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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특수효과업계는 생존경쟁의 시대로 돌입했다. 현재 미국 내에서 단기적으로 일자리를 잃은 3D 인력은 수천명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 있다. 1500∼2천여명의 인력을 거느린 매머드급 3D 제작사들이 1차, 2차에 나누어 많은 인력을 방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외로 많은 대형 작품들이 빠져 나가고 있는 추세라는 것도 또 하나의 이유다. 실제 <반지의 제왕>의 경우 제작이 대부분 뉴질랜드에서 이루어지는 관계로 디즈니에서 일하던 실력있는 3D 제작진들이 비행기를 탔으며, 그 밖에도 많은 인재들이 자리를 털고 새 일터로 향하고 있다. ILM의 경우도 예외는 아닌 듯하다. 600명의 인력들을 1차 방출한 뒤 얼마 전 또 700명을 방출했고, 조지 루카스도 자리를 옮겨 독립적인 R&D(Research&Development)회사를 구상중이라는 설이 있어 여러모로 변화를 겪고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여러 가지 현상을 동반하는데, 한 가지는 실력있는 소수의 정예들이 뭉쳐
특수효과의 메카 ILM을 가다 [4] - 미국 특수효과업계의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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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2-D2부터 자자 뱅크스까지, <스타워즈> 시리즈의 스타 군단
컴퓨터 관련 정보 및 수리에 능한 R2-D2, 은하계 수많은 종족의 언어와 문화를 훤히 꿰고 있는 영민한 가이드 C-3PO 등 각양각색의 드로이드, 키는 작지만 제다이들의 마스터이자 우주의 현자인 요다, <스타워즈 에피소드1: 보이지 않는 위험>에 등장하는 수다쟁이 건간족 자자 뱅크스까지 <스타워즈>는 다양한 특수효과를 거쳐 탄생한 무수한 캐릭터들의 전장이기도 하다. 뒤에서 사람(나중에 디지털 작업으로 화면에서 지워진다)이 조종하는 R2-D2와 C-3PO, 폼 라텍스에서 좀더 가볍고 부드러운 실리콘으로 업그레이드된 요다 등 일종의 인형들부터 원격 조종이 가능한 애니메트로닉스 가면을 뒤집어쓴 네이모디안, 배우 레이 파크를 뿔과 컬러로 특수 분장시킨 다스 몰, 완전히 컴퓨터그래픽으로 만든 자자와 배틀 드로이드 등 일일이 헤아리기 어려운 상상력의 산물들이 개성의 경합을 벌인다.
<용과
특수효과의 메카 ILM을 가다 [3] - ILM의 피조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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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 CG와 전통 효과의 놀라운 조합
“ILM에 빚지지 않은 특수효과회사는 거의 없을 정도다. ILM은 시각효과에 필요한 포맷을 거의 마련했고 소프트웨어의 결정을 주도했다”는 모팩 장성호 실장의 의견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오랜 노하우의 축적이 필요한 전통적 특수효과가 퇴보하고 컴퓨터를 이용한 디지털 특수효과가 발달하면서 ILM의 뒤를 잇는 후발주자들의 추월은 훨씬 용의해졌을 뿐 아니라 그 속도도 위협적이 되었다. ILM과 <터미네이터2> 작업을 함께했던 제임스 카메론이 설립한 디지털도메인, <글래디에이터>로 2001년 아카데미 시각효과상을 받은 토니 스콧과 리들리 스콧이 만든 영국의 밀필름과 다음해 시각효과상을 수상한 <반지의 제왕>의 뉴질랜드의 WETA디지털 등이 만들어내는 영상은 기술적으로 비교해볼 때 ILM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을 정도다. 그러나 여전히 ILM의 ‘가장 파워풀한 디지털하우스’로서의 입지가 흔들
특수효과의 메카 ILM을 가다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