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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의 공장을 지나, 영화여 훨훨 날아라
이상한 여름이 찾아왔다. 1관에서는 은하계를 가로지르며 추락과 급상승을 오가는 우주선들이 아찔한 추격전을 벌이고 2관에서는 집채만한 외계인이 지하철을 통째로 집어삼키고, 팔이 1천개쯤 달린 외계인이 검은 옷의 사나이들과 한판 대결을 벌이며 3관에서는 범죄를 미리 예방하는 완벽한 시스템이 마련된 근미래의 사실적 풍경이 한눈에 펼쳐진다. <스타워즈 에피소드2: 클론의 습격> <맨 인 블랙2> <마이너리티 리포트>가 선사하는 이 예사롭지 않은 여름풍경을 만든 진짜 주인공은 그러나, 조지 루카스도, 윌 스미스도, 스티븐 스필버그도 아니다. 감독의 머릿속에 있는 상상의 세계가 관객의 눈앞에 펼쳐지기까지, 이 일련의 작품들은 특수효과를 담당한 ILM(Industrial Light+Magic)이라는 마법사의 손을 통해 세상과 조우할수 있었다. 1975년, <스타워즈> 시리즈를 구상하던 조지 루카스의 야심 아
특수효과의 메카 ILM을 가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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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중독>야마모토 후미오창해 펴냄‘연애는 사람을 망가뜨린다’는 도발적인 카피대로 사랑의 슬픔, 그것이 초래하는 삶의 파멸을 드라마틱하게 그린 소설. 단편집 <플라나리아>로 2000년 나오키상을 수상한 작가의 출세작이다. 사귀던 여자로부터 도망친 이구치는 작은 출판사로 회사를 옮긴다. 스토커처럼 새 회사까지 찾아온 여자를 물리쳐준 사람은 같은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중년여성 미나즈키. 플래시백하여 미나즈키의 ‘미숙한’ 연애담이 펼쳐진다.<인사동 가고 싶은 날>디자인하우스 엮음십전대보탕과 에스프레소 향기가 함께 피어오르는 곳, 좁고 구불구불한 골목 한옥들 사이에 커다란 갤러리가 들어선 거리. 인사동은 그런 곳이다. <인사동 가고 싶은 날>은 인사동 거리에 자리잡은 모든 것을 꼼꼼히 조사하여 엮은 책. 흔히 인사동길이라 부르는 안국역 입구에서 종로3가 탑골공원까지 연결된 큰길과 그 옆의 골목들에 조밀하게 들어찬 가게 370여 군데를 소개했다. 책
연애중독/인사동 가고 싶은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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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 만들기 또는 드러내기를 통한 접근> 인사아트센터 제3전시장기간 : 6월12∼25일장소 : 가나아트갤러리(02-3217-0233)켜고, 자르고, 뜯고, 파내고, 갈아서 만들어낸 다양한 돌의 모습을 통해 자연과 세계를 형상화한 조각가 강대철의 전시회. 20여년 동안 자연이 지닌 생명의 힘에 대한 경외를 형상화하거나 <윤회> 등 불교적 세계관에 기초한 구도적 작품을 선보였던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도 기둥, 뿔, 열매, 육면체 등의 모양으로 형상화된 돌과의 만남을 통해 생명의 본질을 꿰뚫어본 돌작품 30여점을 전시한다.
돌: 만들기 또는 드러내기를 통한 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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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ema Gold Collection>니콜라 피오바니 EMI 발매한때 엔니오 모리코네의 또 다른 활동명이 아니냐는 오해를 받기도 했던 이탈리아의 영화음악 작곡가 니콜라 피오바니의 음악을 모았다. 이번에 수록된 17곡은 1970년부터 100편 가까이 작업한 그의 대표곡들. 음악아카데미영화제 드라마 부문 작곡상 수상작 <인생은 아름다워>를 비롯, 난니 모레티 감독의 <아들의 방> <나의 즐거운 일기> <팔롬벨라 로사>, 타비아니 형제의 <굿모닝 바빌로니아> <밤의 태양> 등의 음악이 수록돼 있다. 이탈리아의 태양과 지중해의 내음이 느껴지는, 특유의 온화로운 음악을 들을 수 있다.<POP CLASSIC>소니클래식 발매스위스 출신의 테너로 팝스타일의 클래식이나 영화음악을 통해 유럽 일대에서 명성을 얻은 에르칸 아키의 두 번째 앨범. 타이틀곡 는 <일요일 일요일밤>에 게릴라 콘서트장에서 “
Cinema Gold Collection/POP CLASSIC/so Sni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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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언 달러 호텔>은 LA에 실제로 존재하는 호텔이라고 한다. U2의 보노가 투어를 하다가 이 호텔에 묵은 적이 있었고 빔 벤더스의 친구이기도 한(참 대단한 사람들끼리 친구 먹는군!) 그가 벤더스에게 이 호텔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것이 이 영화의 시작이다. 스토리의 기본 뼈대는 보노의 상상에서 출발한 것.빔 벤더스는 확실히 대단하다. 그는 엄청나게 실력있는 게임의 제왕이다. 아무리 힘든 이야기라도 통속적으로 풀어간다. 그 통속성 속에서 그는 할리우드를 동경하고 성찰하며 동시에 경멸한다. 그러나 그것만 있는 게 아니다. 그 속에 그는 시의 본질, 시인의 본질을 담는다. 시의 본질이 뭐냐고? 일종의 모순어법이다. 이번 영화의 예를 든다면, “그를 죽인 그 사랑이 바로 너를 사랑한 이 사랑이었어”라고 말하는 것이 시의 본질이다. 타르코프스키가 순수하고 아름다운 시인 그 자체라면 빔 벤더스는 시인을 이런 게임 속에 통합시킨다. 그러니까 대단하지!또 그가 대단한 것은,
<밀리언 달러 호텔> 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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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 단체 일을 맡아보느라 숱한 환갑 잔치들을 다니거나 치러보았는데 제일 재미없는 것은 정치인, 빈약한 것은 물론 시인, 흥미로운 것은 소설가 환갑이다.소설은 매우 다양하다 못해 모종의 강력한 잡식성을 요구하는 장르고 그 자체가 생애적이므로 ‘환갑’이라는 말에도 맞고 ‘잔치’라는 말에도 맞는다. 게다가 소설가 60살이면 우리나라 전 분야와 인맥을 맺고 있는 셈이니 참석 인사가 정말 다채로운데, 그 다채로움이 소설적 총체성으로 종합되는 잔치 분위기는 언뜻언뜻 소설 작품 자체를 넘어서기도 한다.5월24일 금요일이고요, 장소는 인사동 ‘지리산’. 근데, 회비가 5만원입니다…. 한 성질하지만 글이 색시처럼 예쁘고 실무처리는 그야말로 귀신 같은 문학평론가 하응백이 그렇게 연락을 해왔을 때 “야. 회비는 돈 잘 버는 네가 대신 내면 안 되냐” 뭐 그런 시답잖은 소리를 했지만 정말 놀란 것은 장소였다. 거긴 큰 방이 없고, 아니, 닫힌 장소 자체가 없는 덴데….시간보다 조금 늦게 지리산엘 도착했
김원일 환갑 모임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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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명한 영화학자 토마스 엘새서가 편집한 <디지털 시대의 영화>의 원제는 <영화의 미래>(Cinema Futures)이고, 그뒤에는 ‘카인, 아벨 또는 케이블?’(Cain, Abel or Cable?)이란 부제가 달려 있다. 엘새서에 따르면 성경에 나오는 반목하는 형제 카인과 아벨은 각각 텔레비전과 영화를, 그리고 케이블은 이 두 미디어가 뉴미디어로서 맞이하게 될 변형 혹은 재형성화를 가리킨다. 이쯤만 말해도 이 책이 과연 무엇을 그 주요 논의 대상으로 삼고 있는 것인가를 알아채기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 것 같다. 그런데 여기서 또 하나 눈여겨보아야 할 것이 있다면 부제 뒤에 붙은 물음표이다. 그러니까 이것은 ‘카인’과 ‘아벨’, 그리고 ‘케이블’ 사이의 관계에 대해 단정적인 논의를 펼치는 책이라기보다는 그 관계에 대해, 그리고 심지어는 비유 자체에 대해 조심스럽게 사려 깊은 의혹을 던지는 책이다.디지털이라는 새로운 테크놀로지가 세를 얻어가자 많은 사람들이 떠들
토마스 엘새서의 <디지털 시대의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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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짝 놀랐다. 벌써 세월이 그렇게 흘렀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1995년 처음 이희재 선생을 만나 인터뷰할 때, 선생의 큰딸이 이모의 늦둥이 딸과 친한 친구라는 사실을 알게 된 적이 있었다. 그리고 몇달 뒤 두 녀석을 어디에선가 본 기억이 났다. 그때 두 녀석들은 모두 초등학생이었다. 그런데 이 만화를 보니 고등학생이란다. 그렇구나. 지나가는 세월과 커나가는 아이들은 잡을 수가 없는 것이구나.딸과 아빠가 함께 크는 만화<해님이네 집>은 작가 이희재의 딸인 해님이(이유선)를 주인공으로 한 가족만화이자 성장만화다. 작가가 딸의 일기를 보고 아이들의 경험과 일상을 빌려 만화로 옮긴 작품으로 작가의 표현대로 반절은 아이들이 그린 작품이다. 그래서인지 아이들이 맞닥뜨린 현실이 고스란히 살아 있다. 스스로 깨달아버리는 남녀의 이치, 처음으로 브래지어를 하던 날, 중학교에 가기 위해 긴 머리를 자른 날 등 성장의 통과의례들이 잔잔하게 그려진다. 딸을 키우는 아버지라면 누구나 공감할
이희재의 <해님이네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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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일러스트레이터와 애니메이션 일러스트레이터, 그리고 만화가들이 그린 일러스트레이션이 경매에 올랐다. 미술품 경매업체인 서울옥션은 청담전에서 디지털 일러스트레이션 작품의 경매를 6월8일 오후 3시에 열었다. 한편 디자인하우스에서는 이번 경매에 참여한 작가의 작품으로 일러스트레이션 화보집을 출판하기도 했다. <ACT Ⅲ scene 8>이라는 제목의 화보집은 디지털 일러스트레이션 경매전에 참여한 김형태, 정준호, 펜손, 강우호, 강신웅, 김수용, 나예리, 박무직의 작품과 인터뷰, 간단한 평문을 함께 수록하고 있다. 게임과 애니메이션, 만화가들의 일러스트레이션이 공동으로 수록된 화보집은 게임 그래픽, 애니메이션, 만화가 서로의 영역을 넘나들며 새로운 시각예술의 세계를 만들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2002 대한민국 창작 캐릭터 공모전문화관광부 산하 한국캐릭터문화산업협회(회장 신용태)와 캐릭터디자이너협회(회장 송낙웅)는 2002 대한민국 창작 캐릭터 공모전을 오는 8월
디지털 일러스트레이션 경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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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평화에 다시 위기가 닥쳤다. <지구용사 벡터맨> 이후 4년 만에 등장한 26부작 SFX 합성 애니메이션 <수호전사 맥스맨>은 이번에도 외계 왕국의 암투와 위험에 빠진 지구, 그리고 영웅의 활약을 그릴 예정이다. 8개월의 기획 기간을 마치고 지난 5월15일 촬영을 시작한 이 작품을 지휘하는 것은 <지구용사 벡터맨>의 최성덕 감독. <…벡터맨> 방영 당시 시청률 22%를 이끌어냈던 장본인이다.배경은 평화로운 스텔라 성운. 이곳 레오니아 왕국을 강탈한 데빌로스 제국의 드가는 에너지의 근원인 수피아 공주를 이용해 전 우주를 통치하고자 한다. 이에 수피아 공주는 지구로 탈출, 황실에 전해오는 경전에 적혀 있는 맥스 로봇을 찾아내 드가 일행에게 대항하려고 마음먹는다.한편 어느 기암절벽에 수천년 동안 숨져져 있던 로봇 메가 체인저는 지구에 온 수피아 공주 일행의 신호를 감지한다. 동시에 물, 불, 바람의 형태로 변신해 싸울 수 있는 전사 ‘맥스맨’
사라진 돌들아, 지구를 지켜줘! <수호전사 맥스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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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금 착복 혐의로 두명의 전(前) 제작자를 제소했던 영화감 독 우디 앨런이 재판 시작 9일만인 11일 소송 취하에 합의했다.
앨런의 변호사 마이클 츠바이크는 이날 공동 성명서를 통해 '양측이 분쟁에 대한 사업적인 합의를 도출해 소송이 종결됐다'고 밝혔다.
양측 변호인단은 그러나 합의 조건에 대해 밝히길 거부했고, 이들의 요청에 따라 뉴욕주 최고법원측도 비밀을 공개하지 않을 방침이다.
우디 앨런은 제작자 진 두마니언과 동업자 자키 사프라가 <불릿츠 오버 브로드웨이>, <마이티 아프로디테>, <에브리원 세즈 아이 러브 유> 등 지난 93년 이후 만든 8편의 영화에서 자신의 몫으로 돌아올 1천300만달러(160억원 상당)을 착복했다며 제소했었다.
(뉴욕 =연합뉴스)
우디 앨런, 전 동업자 상대 소송에 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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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출신의 할리우드 감독 우위썬(吳宇森ㆍ영어명 존 우)이 8월 15일 개봉 예정인 영화 <윈드토커(Windtalker)>를 홍보하기 위해 30일 내한한다.
<영웅본색>과 <첩혈쌍웅> 등으로 홍콩 느와르 돌풍을 일으켰던 우위썬 감독은 할리우드로 진출해 96년 <브로큰 애로우>, 97년 <페이스 오프>, 2000년 <미션 임파서블 2> 등을 연출했으며 신작이 선보일 때마다 한국을 찾았다.
<페이스 오프>에 이어 또다시 니컬러스 케이지와 호흡을 맞춘 <윈드토커>는 2차대전 당시 특수암호작전에 얽힌 실화를 스크린에 옮긴 작품으로 14일 미국에서 첫선을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홍콩 출신 할리우드 감독 우위썬(오우삼) 내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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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폴 발레리였나? 맞다. 폴 발레리였다. 하여간 이 남자가 언젠가 흥미로운 낙서를 한 적 있다고 한다. 정확한 인용은 어렵지만 대충 다음과 같은 내용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는 꿈속에서 하나의 직선을 봤는데, 직선 위에는 A와 B라는 점이 있었다. 발레리는 그들에게 오르탕스와 앙리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다음과 같은 간단한 법칙을 만들었다. 앙리는 오르탕스가 가까이 있을수록 더욱 그녀를 사랑하게 되고, 오르탕스는 앙리가 멀리 있을수록 그를 더욱 사랑한다는 것이다. 가끔 나는 이 간단한 법칙을 컴퓨터에 입력하고 약간의 변수를 뿌린 뒤 어떻게 되는지 관찰하고 싶어진다. 잘하면 작가 따위의 귀찮은 매개체 없이도 괜찮은 러브스토리가 나올지도 모른다.여기서 재미있는 건 발레리가 오르탕스와 앙리에게 붙여준 간단한 성격이다. 그가 자신의 로맨스에 대한 남녀의 일반적 반응이라고 믿었던 것을 여기에 대입했다고 믿어도 될까? 다시 말해 남자는 상대방의 육체적 현존이 강할수록 더 강한 애정을 느끼고
<후아유> 사이버 공간에 펼쳐진 남성 중심의 낡은 연애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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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이 쓰여진 시점은 칸영화제 폐막 직전이어서 수상 결과를 반영하고 있지 않다. 하지만, 저명한 미국 평론가의 눈에 비친 올해 칸의 풍경이라는 점에서 수록의 가치가 충분하다고 판단되어, 번역문을 게재한다.할리우드식 결말? 글쎄… 영화 <할리우드 엔딩>에서 우디 앨런 본인이 연기한 주인공은 잠시 눈이 먼 동안 연출했던 자신의 작품이 프랑스에서 걸작으로 추앙받게 된 것에 대해 “하나님, 프랑스라는 탈출구를 주시어 감사합니다”라고 환호하지만 이 농담에는 애정만큼이나 큰 혐오감이 배어 있는 셈이다. 하지만 <할리우드 엔딩>이 오프닝 필름으로 선정된 올해 칸영화제의 개막식을 우디 앨런이 지난주 몸소 찾아 빛내주었을 때, 프랑스의 언론들은 그의 조롱을 확실한 애정의 표시로 받아들이기로 작정한 것처럼 보인다.다소 초췌하고 불만스러운 모습으로 기자 회견장에 자리한 우디 앨런은 “프랑스인들이 미국의 예술가들을 미국인들보다 먼저 발견하고 인정해준다는 사실은 미국인들로서는 즐
짐 호버먼의 칸 주유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