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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클라크(리처드 기어)는 상속문제를 주된 업무로 삼는 시카고의 변호사다. 커리어우먼 아내 비벌리(수잔 서랜던)와 두 자녀를 둔 채 시카고 교외에서 살아가는 그는 누가 봐도 행복한 남성. 한데 이 남자, 퇴근길 전철 안에서 보니 표정이 밝지 않다. 그때 그의 눈에 ‘미찌의 댄스교습소’라는 간판과 그 아래 창밖을 우두커니 내다보는 묘령의 아가씨 폴리나(제니퍼 로페즈)의 모습이 들어온다. 그녀의 매력에 이끌려 무작정 교습소에 들어간 그는 얼떨결에 초급자반에 들어가게 되고, 춤을 통해 ‘2% 부족한 삶의 무언가’를 추구하게 된다.
수오 마사유키 감독의 1996년작 <쉘 위 댄스>를 리메이크한 <쉘 위 댄스?>는 원작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도쿄는 시카고로 대체됐고, 야쿠쇼 고지는 리처드 기어로, 구사카리 다미요는 제니퍼 로페즈로 바뀌었을 뿐, 중년의 위기를 맞은 남자가 춤을 통해 새로운 활력을 얻는다는 이야기의 골격은 대동소이하다. 남편의 행동거지가
젊음을 잃어가는 남자의 욕망, <쉘 위 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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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빠지고 사랑을 잃은 이들, 모두가 나처럼 이성을 잃을까.” 적어도 그들은 그렇다.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죽어도 좋다’는 듯 세상에 ‘정면충돌’하고 만다(영화의 영어 제목은 ‘헤드-온’ 즉 ‘정면 충돌’이다). 돌아가거나 쉬어갈 줄 모르는 그들은 날선 욕구와 감정을 세상에 정면으로 ‘들이대’고 그 때문에 무너져내린다. <베티 블루>의 주인공처럼 자기파괴적인 두 남녀의 사랑 이야기 <미치고 싶을 때>는 그렇게 슬프고 격렬하고 쓸쓸한 영화다.
아내와 사별하고 폐인처럼 광인처럼 살고 있는 차히트(비롤 위넬)는 음주 운전으로 자살을 기도했다가, 병원 대합실에서 야릇한 눈길을 보내는 시벨(시벨 케킬리)을 만나게 된다. 터키계 이민자인 시벨은 보수적인 집안에서 벗어날 핑계로, 같은 터키계인 차히트에게 다짜고짜 위장 결혼을 제안한다. 눈속임으로 결혼한 그들은 서로의 사생활에 간섭하지 않는다. 자유분방한 시벨은 매일 밤 클럽에서 ‘원나이트 스탠드’ 상
격렬하고 지독한 사랑 이야기, <미치고 싶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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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찌를 듯 솟은 강남 테헤란로의 한 빌딩 앞. 차가운 금속과 유리 자재가 보는 이를 주눅들게 만드는 화려한 장식 벽 꼭대기를 두개의 바퀴가 비웃듯 ‘드르륵’ 긁어 나간다. 10미터는 족히 돼 보이는 높이의 얇은 벽을 타고 오다가 뛰어내리는 스케이터의 등을 와이어가 부축하고 있지만 아슬아슬하기는 매한가지다. 도심의 기물을 자유자재로 타고 노는 젊은 어그레시브 인라인 스케이터들의 비상을 담아내는 〈태풍태양〉(제작 필름매니아)의 촬영현장. 악으로 깡으로 인라인을 타는 ‘깡맨’ 역의 가수 출신 배우 김상혁이 벽을 타고 뛰어내리다가 부상을 당하는 위태로운 연기를 하는 동안 김강우, 천정명, 이천희 등 다른 배우들은 한 구석에서 놀이를 하듯 연습을 한다. 여름분을 찍느라 얇은 셔츠 차림인데 경쟁적으로 차가운 돌바닥에 누워 ‘기물’이 되기를 자처하는 이들의 젊음 앞에서 입김을 호호 불게 하는 늦가을의 밤추위가 무색해진다.
“대단한 에너지예요. 다른 현장 같으면 배우들 쉬는 시간에도 이 친
정재은 감독 <태풍태양> 촬영현장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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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컨대, 비 오는 날. 마포대교 북단 어디쯤에서 자동차의 브러시를 튼 채 서울의 교통지옥을 맞는다고 하자. 새삼스러울 리 없는 그 경험에, 도심 무한질주의 판타지가 더해지면 영화 〈썸〉이 탄생한다. 영화의 중요 소도구는 이미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것들이다.
디지털 카메라와 핸드폰 그리고 자동차. 교통방송 리포터인 서유진(송지효)은 하루 종일 서울의 교통 흐름을 폐쇄회로 텔레비전(CCTV)을 통해 보고 있다. 반면, 강남 경찰서의 강성주(고수)는 그 교통지옥 속을 용케도 질주하는 마약 밀수단을 잡아야 한다. 디카와 감시 카메라 그리고 핸드폰이 매개하는 관계를 지배하는 것은 그러나 프로이트가 말한 바 있는 언캐니, 즉 친숙한 낯섦, 낯선 친숙함이라는 기시감이다. 또한 그 언캐니에 동반되는 초자연적 예정설, 운명설과 그 운명을 바꾸려는 헛된 의지 등이 이 영화의 기조를 이룬다. 주로 서울 도시 근교에서 촬영된 영화는 서울이라는 도시의 일촉즉발의 위험과 그것을 누그러뜨리는 사랑과
[비평 릴레이] <썸> <21그램>, 김소영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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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렇게 익은 벼들이 고개를 떨군 황금 들녘 사이 논둑길로 화사한 연주홍빛 치맛자락을 살짝 쳐든 채 김현주(사진)가 걸어온다. 입가에 살짝 맴도는 미소가 단아하다. “컷!” 이종한 피디의 얼굴에도 만족스런 기색이 스친다. 지난 5일 에스비에스 새 대하사극 〈토지〉(토·일 저녁 8시45분)의 타이틀롤 촬영이 한창인 강원도 횡성군 우천면 세트장. 김현주는 차분했다. 예의 선해 보이는 눈빛에선 독기 서린 서늘함은 찾아보기 어렵다. 그는 〈토지〉의 주인공 서희 역을 맡았다.
박경리 원작의 〈토지〉가 드라마로 만들어지기는 이번이 세번째다. 1979년엔 28살의 한혜숙이, 87년엔 20살의 최수지가 김현주에 앞서 서희를 연기했다. 모두 〈토지〉를 통해 당대의 히로인으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최수지는 어려서 부모님과 할머니를 잃고 재산마저 빼앗긴 뒤 복수에 나서는 명문가 종녀의 서릿발 같은 분위기를 그려내 ‘서희’ 상의 전형을 창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김현주는 “최수지의 서희는 완전히
SBS 새 대하사극 <토지> 주연 김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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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깊다. 거의 끝자락에 온 듯하다. 이제 곧 저 찬란하게 물든 잎새들은 지고, 낙엽마저 세찬 바람에 날리다 마침내 서리에 하얗게 덮이리라. 그렇게 가을이 가기 전 <그러나, 기억하라>(윤지련 극본, 최창욱 연출)를 만난 것은 작지만 단단한 기쁨이다.
문화방송 베스트극장 600회 특집으로 지난 5일 밤 안방극장을 찾은 단막극이다. 한국 드라마에서 좀처럼 다뤄지지 않는 ‘재난 후일담’을 이야기 소재로 삼았다. 아직 기억에 생생한 ‘대구 지하철 참사’로 사랑하는 아내를 잃은 남자 환(김정근)의 이야기가 큰 축이다. 환은 아내(신은정)를 따라 프랑스로 가기 위해 청국장을 좋아하면서도 프랑스 요리를 전공할 정도로 아내를 사랑한다. 드라마는 초반 임신한 아내를 위해 요리를 해주고, 배가 눌리지 않게 머리를 감겨주는 그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런 그가 ‘숨이 막힌다, 사랑한다’는 아내의 휴대전화를 받고서도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면, 끝없는 절망의 심연에 갇히고 마는 것은 불가피
문화방송 베스트극장 600회 특집, <그러나, 기억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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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뉴스제작단이 주최하는 제8회 서울국제노동영화제가 16일부터 21일까지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린다. 국내 작품 11편, 해외 초청작 16편 등 총 26편의 영화를 상영한다. 올해의 개폐막작은 모두 라틴아메리카에서 날아왔다. 개막작인 〈볼리바리안 혁명:베네수엘라 민중의 삶과 투쟁〉은 세계 4위의 산유국이지만 대다수 국민들이 가난에 허덕이는 베네수엘라에서 차베스 정권이 들어서기까지의 과정과 분배의 형평성에 중점을 두는 차베스의 정책이 국민들에게 이해받는 방식을 조명한 다큐멘터리. 폐막작 〈점거하라, 저항하라, 생산하라!〉는 아르헨티나 경제정책의 실패와 이에 저항하는 한 지역 공동체의 자치주의를 조망하면서 신자유주의의 십자포화 한가운데 서 있는 라틴아메리카 민중의 삶을 보여준다.
국내 작품으로는 이주노동자의 고단한 현실을 보여주는 〈계속된다-미등록 이주노동자 기록되다〉, 현대중공업의 비정규직 노동자와 정규직 노조의 갈등과 그 문제점을 포착한 〈절망의 공장-현대중공업 그리고 비정규직〉,
노동자의 삶, 민중의 삶… 서울국제노동영화제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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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 지친 이들이 찾는 영원한 마음의 고향, 막다른 길에 몰린 이들이 떠올리는 이름, ‘부모’. 그들은 아무도 믿어주지 않는 아들을 믿고, 모두에게 버림받은 딸을 거둔다. 갓난 아기부터 죽음 앞의 노인까지 부모는 누구에게나 든든한 안식처다. 살림살이 어려운 요즘, 아무런 대가 없이 모든 것을 내어주는 부모라는 존재가 많은 이들의 그리움이 될 법하다.
때마침 두 편의 주말드라마가 ‘부모’를 내세워 경쟁한다. 지난달부터 방송을 시작한 한국방송 <부모님 전 상서>와 문화방송 <한강수타령>이 그것. 두 드라마는 방송 전부터 한국의 대표작가 김수현, 김정수 작가가 오랜 만에 선보이는 ‘정통 가족드라마’라는 면에서 큰 관심을 모았고, 김희애와 김혜수라는 두 주연 배우의 연기 대결도 눈길을 끌고 있다. 두 드라마는 각각 ‘엄마’의 모성과 ‘아버지’의 부성을 내세우는 점에서도 시청자들의 흥미를 돋운다.
살다가 허기지면 엄마한테 와라, 언제 어느 때고 뜨신 밥 먹여 줄게.
MBC <한강수타령>의 고두심, KBS <부모님 전상서>의 송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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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계가 1500억원을 냉큼 집어먹고 오리발을 내민다? 과연 가능한 일일까? 박병원 재정경제부 차관보가 지난 11월4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90년대 중반 영화계가 국산영화 점유율이 일정 수준을 넘고 정부가 영화산업에 지원을 하면 스크린쿼터를 폐지하기로 약속했고, 이에 따라 정부는 1500억원을 영화진흥금고에 출연했다”고 말했다. 사실이라면 영화계는 참으로 파렴치한 집단이다.
하지만 김대중 정부 출범 때부터 영화진흥금고의 ‘역사’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해온 김혜준(사진) 영화진흥위원회 사무국장은 “영화계를 부도덕한 집단으로 몰고가려는 명예훼손에 해당되는 사안”이라며 사실관계가 전혀 다르다고 반박했다. 그의 ‘증언’을 요약하면, 김대중 대통령 후보 시절 작성된 대선공약에 영화진흥공사를 영화진흥위원회로 바꾸고 500억원 규모의 기금을 조성해 지원한다는 게 출발점이었다.
97년 당시는 한국영화가 어찌될지 모르는 위기의 상황이었고, 한국영화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충무로는 통화중] 쿼터 폐지 담보 1500억원 뒷거래 진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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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세대 감독들이 실패했던 부분에서 다시 시작한다”
아시아 감독과의 조우4 - <낮과 밤>의 왕차오 감독,/p>
왕차오는 이제 막 두 번째 장편영화 <낮과 밤>을 완성한 감독이다. 그러나 그는 데뷔작 <안양의 고아>로 중국의 현실을 포착할 수 있는 방식에 또 한 가지의 길을 추가한 사람이었다. 실업자와 창녀와 그녀의 아이를 통해 도시에서의 삶을 고찰해본 왕차오는 극한적인 롱테이크와 롱숏을 선호했다. 그 수준은 거의 고집에 가까운 것처럼 보인다. 특이한 것은 왕차오의 영화적 지향이 다른 6세대 감독들과는 좀 다르다는 사실이다. 그는 첸카이거의 영화에서 조감독을 맡았고, 나이로 치면 젊은 동세대 감독들보다는 조금 더 먹었다. 그런 영향도 있겠지만, 그는 독특하게 5세대 감독들이 가졌던 미학적 열망과 집착을 인정하는 편이고, 5세대가 변질되기 전에 갖고 있던 영화적 가능성을 현재의 지점에서 다시 시도해보려고 하는 드문 경우에 속한다. 이쯤에서 그는 다른
제 9회 부산국제영화제 결산 [9] - <낮과 밤>의 왕차오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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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같은 나무의 숲보다 한 그루 특별한 나무가 되려 했다”
아시아 감독과의 조우3 - 인도네시아의 대부, 가린 누그로호 감독
투박한 외모를 가진 가린 누그로호는 거친 땅을 일구듯 영화를 만들어온 감독이다. 다큐멘터리를 만들다가 1991년 <사랑은 빵 한 조각>으로 데뷔한 그는 외국영화를 철저하게 규제했던 인도네시아 정부 때문에 책만 읽으면서 영화를 배웠다. “책에서 언급되는 영화들이 얼마나 훌륭한지, 나는 스스로 이미지를 만들어 볼 수밖에 없었다. 매우 힘든 시간이었다. 그러나 매우 아름다운 시간이기도 했다.” 인도네시아 영화산업이 붕괴한 1980년대에 혼자 살아남았던 그는 마치 여러 감독이 존재하는 것처럼 다양한 스타일의 영화를 만들어 모국의 공백을 채워넣었다. 대중적으로 가장 큰 성공을 거둔 <베개 위의 잎새>는 거리에서 살아가는 아이들을 배우로 기용해서 만든 영화다. 가린은 마치 다큐멘터리 같은 이 영화에 어떤 감상도 섞지 않고 가난한 사람들의 삶을 기
제 9회 부산국제영화제 결산 [8] - 가린 누그로호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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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즈의 그늘에서 전진한다”
아시아 감독과의 조우2 - <아무도 모른다>의 고레에다 히로카즈
고레에다 히로카즈는 원래 시나리오 작가가 되기 위해 영화계에 뛰어든 사람이다. 그를 영화로 이끄는 데 주요한 계기를 마련했던 것은 20대 초반에 보았던 오즈 야스지로의 영화이다. 대학 신입생 때 오즈의 영화를 접했던 고레에다 히로카즈는 그전까지 몰랐던 이상한 형식의 힘을 느꼈다. 주인공의 의미없는 듯한 대사가 반복되는 가운데 어느 순간 리듬이 생겨난다는 것을 알아내고 궁금증은 더해졌다. 그리고는 그것을 모방하는 시나리오를 써보기 시작했다. 그의 20대 오즈 습작시기는 그렇게 갔다. 30살이 막 넘어가며 고레에다 히로카즈는 <환상의 빛>으로 데뷔한다. 그 첫 번째 영화는 수작이었지만, 오즈의 그늘을 벗어나지 못한 습작이었다. 그는 “내가 찍은 것이 정적인 느낌이라면 오즈의 영화는 표면적으로는 정적이지만 그 안에 역동적인 감정이 흐른다”고 뼈아프게 고백한 적이 있다. 그
제 9회 부산국제영화제 결산 [7] - 고레에다 히로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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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노 다케시가 아니면 이 영화는 없었다”
아시아 감독과의 조우1 - <피와 뼈>의 최양일 감독
최양일은 <달은 어디에 떠 있는가>로 한국 관객에게 잘 알려져 있는 감독이다. 그러나 그 이해에는 오해도 섞여 있다. 일본 내 재일한국인 문제를 풍자적으로 풀어나가는 감독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그의 관심사는 그보다 더 굽이치는 편이다. 2000년대 들어 최양일은 감옥을 무대로 한 <형무소 안에서>로 “조용한 웃음”이라 부를 만한 요소를 표현해보려 노력했고, 한편으론 <퀼>처럼 “감정의 고양도, 형식의 정형도 없는 방식으로 개와 인간의 공생관계를 생각해보는 영화”에 관심을 표했다. 이런 근황을 두고 일본의 평단은 최양일이 “전향했다”는 말들을 하지만, 그의 판단은 다르다. “흔히 일본에서는 나이를 먹을수록 좁고 깊게 주제를 가져가면서 그걸 평생의 일로 삼는 경우가 있는데, 나는 예외인 것 같다. 왔다갔다하는 시계추, 또는 어디로 튈지
부산국제영화제 결산 [6] - <피와 뼈>의 최양일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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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과 말의 지극한 러브스토리다”
PPP에서 만난 신작2 - 장선우 감독의 <천개의 고원>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2002) 이후 장선우 감독은 영화를 그만두겠다는 생각을 수백번 했다. 흥행 참패와 평단의 외면 때문은 아니었다. “10년을 돌아보니 하고 싶은 영화 많이 했구나, 이제 그만 해도 되겠구나 싶었거든.” 그냥 빈둥댈까, 귀농할까, 그것도 아니면 입산할까. 행로를 찾아 헤매고 있었던 장 감독을 지인들과 후배들이 가만뒀을 리 없다. 시집 <이별에 대하여> 출간과 영화 <귀여워> 출연은 그렇게 이뤄졌다. 그렇다면 이번에 그가 부산을 찾은 이유는. 혹시 <귀여워>의 배우로 관객과의 대화에 참여하기 위해서? 아니다. 그가 부산에서 꺼내든 것은 몽골의 마두금 전설을 바탕으로 한 신작 <천개의 고원>(가제)이었다. “아직도 하고 싶은 이야기가 남았나봐. 다시 돌아온 것 보면.”
<천개의 고원>은 몽골
제 9회 부산국제영화제 결산 [5] - 장선우 감독의 <천개의 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