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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9년, 14살 소녀 프리실라 볼리외(케일리 스페이니)는 서독에 주둔한 공군 장교인 아버지를 따라 낯선 독일에서 생활 중이다. 어느 날 프리실라는 이웃의 호의로 서독에서 군 복무 중인 엘비스 프레슬리(제이컵 엘로디)의 파티에 방문한다. 엘비스는 처음 만난 프리실라에게 관심을 보이고 둘은 잦은 만남을 가지며 금세 연인 사이로 발전한다. 그러나 프리실라는 학업을 다 마치지 않은 미성년자 학생이고 10살 연상의 엘비스는 이미 전세계를 들썩이는 슈퍼스타다. 프리실라는 미국으로 돌아간 남자 친구를 그리워하며 엘비스의 음반과 잡지에 실린 스캔들 기사로 그를 추억할 뿐이다. 1962년, 프리실라는 가족의 동의를 얻어 엘비스가 사는 멤피스로 향한다. 프리실라는 재회의 환희 속에 독일 귀국을 거부하고, 엘비스와 동거하며 미국 가톨릭계 고등학교에서 학업을 마치길 택한다. 프리실라는 급우들의 눈총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엘비스 소유의 저택에 살며 학업과 연애를 병행한다. 1959년부터 1973년까지.
[리뷰] ‘프리실라’, 우아한 고독과 고상한 허무, 소피아 코폴라의 초지일관 오트 쿠튀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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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토냉 카렘과 오귀스트 에스코피에
도댕과 동료들이 식탁에서 화제에 올리는 앙토냉 카렘(1784~1833)과 오귀스트 에스코피에(1847~1935)는 전설적인 프랑스 요리의 거장이다. 선배 격인 “천재적인 미식의 왕” 카렘은 프랑스 요리의 기초를 세운 인물로 평가받으며 외제니가 폴린에게 가르쳐줬듯 오늘날 통용되는 하얗고 긴 요리사 모자(토그 브란슈)를 고안해냈다. 도댕이 “미래를 꿈꾸게 하는” 요리사라고 설명한 에스코피에는 사보이 호텔과 칼튼 호텔 등의 요리장으로 발탁되면서 유명세를 탔다. 저서 <요리의 길잡이>는 프랑스 요리의 필독서로 꼽힌다.
트란 안 훙과 트란 누 옌케
<그린 파파야 항기>의 감독과 주연배우로 만나 부부의 연을 맺은 두 사람은 이후 함께 영화 작업을 해나가고 있다. <노르웨이의 숲>때부터 본격적으로 프로덕션 및 의상디자이너로 남편의 작품에 이름을 올린 트란 누 옌케는 <프렌치 수프>의 미술 컨셉과 의상디자인에 기여
<프렌치 수프>를 채우는 안팎의 얼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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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집> <사랑은 낙엽을 타고> <나의 올드 오크> <추락의 해부> <키메라> 그리고 현재 <존 오브 인터레스트>까지 2023년 칸영화제의 영화들이 또렷한 발자국을 낸 한국 극장가에 <프렌치 수프>가 환호를 이어갈 다음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1993년 데뷔작 <그린 파파야 향기>로 황금카메라상을 탄 지 20년 만에 트란 안 훙에게 다시 감독상을 안겼음에도, <프렌치 수프>가 많은 관객과 만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만만치 않다. 음식 소재라는 익숙함, 올드보이의 작품이 주는 안정성에 가려져 준수한 복귀작 그 이상의 평가를 받지 못할 소지가 있다. 하지만 <프렌치 수프>는 영화 속 프랑스 요리처럼 오랜 시간을 들여 음미해야 느껴지는 깊은 풍미의 영화다. 요리사는 식재료 하나하나를 긴 호흡으로 마주하고, 트란 안 훙 감독은 요리의 힘을 빌려 대체할 수 없는 것에 대한 사유를
[기획] 음미하는 영화의 온기 어린 풍미 - 트란 안 훙의 뭉근한 신작, <프렌치 수프>가 담아내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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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6재단 문화콘텐츠공모전은 안전한 사회에 관한 이야기를 기다린다. 그동안 공모전을 통해 이소현 감독의 다큐멘터리 <장기자랑>과 4·16 세월호 참사 10주기 영화 프로젝트의 일환이기도 한 장편 극영화 <목화솜 피는 날>이 개봉해 관객과 만났다. <목화솜 피는 날>이 1만 관객을 막 돌파한 주말을 지나, 올해 4·16재단 비상임 이사 임기를 마친 심재명 명필름 대표와 박래군 4·16 재단 운영위원장, 그리고 <목화솜 피는 날>의 구두리 작가를 한자리에 초대했다. 세월호 영화로는 최초로 선체 내부에서 촬영한 <목화솜 피는 날>의 의의, 개봉 상영회에서 4·16 세월호 참사의 유가족이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을 위로하는 연대의 풍경 등을 나누는 사이에도 ‘세월호 영화’는 조금씩 앞으로의 10년을 향해 나아갔다. 6월24일부터 7월12일까지 접수를 받는 올해 공모전 역시 생명·안전·약속의 가치를 전하는 장편 극영화
[인터뷰] 당신의 기억을 기다립니다, 1만 관객 돌파한 <목화솜 피는 날>과 4·16재단 문화콘텐츠공모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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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 5일 만에 시청 기록 1110만뷰. 올해 디즈니+ 시리즈 가운데 최고 시청 수치를 기록한 <애콜라이트>는 제다이 연쇄살인사건의 진실을 추적해나가는 마스터 솔(이정재)의 시선을 좇는다. <스타워즈> 세계관을 탄탄하게 전수받으면서도 미스터리 스릴러라는 고유성을 지켜낸 안정적인 균형은 시리즈를 향한 궁금증을 극대화하기 충분하다. 어엿한 <스타워즈>의 일원이 되어, 새로운 세계관을 흡수 중인 배우 이정재를 만났다. 시리즈 공개를 막 앞둔 시점에서 그의 설레는 촬영기를 들어볼 수 있었다.
- 마스터 솔이 <애콜라이트>에서 어떤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생각했나.
= 시리즈 초반까지 솔은 제다이 연쇄살인사건을 좇는 인물로 그려지지만 특정 사건을 기점으로 그 안에 깊이 관여돼 있다는 것이 드러난다. 8개의 에피소드가 이어지는 동안 미스터리에 대한 궁금증을 고양시키는 인물로서 솔을 아슬아슬하게 그리는 게 중요했다. <애콜라이트>의
[인터뷰] “감정의 스펙트럼을 최대한 보여주려 했다”, <애콜라이트> 배우 이정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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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택트>는 장르영화의 기술을 투과해 철학적 질문을 던져온 드니 빌뇌브 감독이 하드 SF의 대가 테드 창의 소설 <네 인생의 이야기>를 영화화한 작품이다. 기본적인 모티브와 골자는 같다. 외계 비행체가 미국, 중국, 러시아를 비롯한 세계 12개 지역에 동시다발로 나타난다. 각국 정부는 전문가들을 동원해 외계 생명체와 접촉을 시작한다. 미국에서는 언어 해독 최고 전문가로 알려진 언어학자 루이스 뱅크스(에이미 애덤스)와 이론물리학자 이안 도널리(제러미 레너)가 지명된다. 두 사람은 매일 외계 비행체를 찾아 ‘일곱개의 발’이란 의미를 담아 헵타포드라고 명명된 외계인과 대화를 시도한다. 궁극적인 목표는 “너희가 지구에 온 목적이 무엇이냐”고 묻는 것. 이 질문을 이해시키기 위해 두 학자는 최대한 많은 어휘를 공유하며 서로의 언어를 배워나간다.
글이 영상화되면서 가장 달라진 것은 헵타포드의 비선형적 시간 감각을 이해시키는 방식이다. 영화는 외계인이 시제도 앞뒤 방향도
[임수연의 이과감성] 인간과 다른 수학 체계를 갖는다는 뜻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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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포함한 8개 부문을 수상했고, 오스카 시각효과상까지 거머쥔 <고질라 마이너스 원>은 결국 국내 극장에 걸리지 못했다. 물론 이는 괴수물이 꾸준히 국내 관객의 선택을 받지 못한 결과이기도 하다. 몬스터버스의 다섯 번째 영화 <고질라X콩: 뉴 엠파이어>는 북미에서의 성공과 달리 국내에선 51만 관객을 모으는 데 그쳤다. 앞선 세편의 몬스터버스 고질라 영화도 100만 관객 동원에 실패했다. 2016년 개봉 당시 일본 흥행 2위를 기록한 <신 고질라>는 국내 관객 7592명이라는 처참한 성적표를 받았다. 봉준호의 <괴물>이나 심형래의 <디 워>, 혹은 피터 잭슨의 <킹콩>처럼 흥행에 성공한 괴수물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각각의 흥행이 하나의 현상처럼 여겨졌음을, 나아가 <고질라> 시리즈와 같은 전통적인 ‘거대 괴수물’의 흥행이 없다시피하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다른 한편으로 <
[비평] ‘고지라’의 타임 패러독스, <고질라 마이너스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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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듦의 증후는 여러 곳에서 온다. 곱빼기도 마다하지 않던 짜장면을 몇 젓가락 이상 먹기가 어려워질 때, 건널목 신호등 파란불이 깜빡이기 시작하는 걸 보고 달려야 할지 말지를 고민하고 있을 때, 남의 이야기를 다 들어주기가 몹시도 고통스러워질 때.
이런 증상은 신체적 노화의 결과이며, 따라서 대체로 부정적인 것이곤 하다. 노화란 한때 가능했던 것들이 불가능해짐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신체적 노화는 그에 수반되는 다른 것들의 부정적 노화를 촉진한다. 기억력이 떨어지고, 계산력과 어휘력이 확연히 줄어들며, 인내심과 판단력까지도 점차 바닥을 드러낸다. 정신을 모으면 불가능한 일이 없다(精神一到何事不成)고 말하는 이들은 대개 스스로가 아니라 젊은 신체를 가진 이들에게 부르짖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싱싱한 육신을 가지고 뭘 못하겠다는 거냐!”고.
나이가 충분히 들지 않아서 불가능한 것들도 있고, 나이가 들었기 때문에 비로소 가능해지는 것들도 물론 있다. 하지만 일정 시점이 지난
[정준희의 클로징] 노인과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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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3년 7월20일 세기의 아이콘 이소룡이 34살로 사망한다. 남긴 영화는 단 4편뿐이나 그의 공백이란 실로 거대했다. 다큐멘터리 <이소룡-들>은 그 빈자리를 메우려 한 역동적이고 기이한 움직임에 관한 영화다. 이소룡과 외양, 무술 스타일이 유사한 액션배우들이 홍콩영화계의 부름을 받아 수많은 아류작을 탄생시켰고 이는 선명한 하위 장르가 되었으며 나아가 1970년대 홍콩의 독특한 문화현상으로 자리 잡았다. 잊힌 스타에 관한 미국 다큐멘터리를 국내에 들여온 이는 뜻밖에도 ‘예능 대부’ 이경규다(그가 제작부문 대표로 있는 에이디지컴퍼니가 <이소룡-들>의 수입·배급을 맡았다.-편집자). 어릴 적 안에는 쌍절곤, 밖에는 ‘이자룡’이란 닉네임이 적힌 책가방을 들고 다녔고 청년 시절엔 이소룡의 영향을 받아 <복수혈전>(1992)이란 액션영화를 만들어 출연까지 한 그는 “여전히 이소룡은 나의 꿈”이라며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 <복수혈전>을
[인터뷰] ‘이소룡-들’ 수입한 이경규, 내겐 이소룡이 넘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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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 오델의 <아무것도 하지 않는 법>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을 하는 법에 대한 책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을 하는 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건지 뭐라도 하는 건지 혼란스러운 면이 없지 않지만, 흥미로운 이야기가 많은 책이니까 그 정도는 봐주고 넘어가자. 책의 제2장 “단순한 세계의 유령들”은 디지털 디톡스 휴가에서 시작해, 사회를 떠나 자기들만의 공동체를 세운 사람들의 역사를 되짚는다.
제일 먼저 나오는 건 에피쿠로스학파다. 쾌락주의라는 말 때문에 오해받곤 하는 에피쿠로스학파는 사실 쾌락과는 거의 상관이 없다. 오히려 절제와 평온을 중시하는 철학이다. 그들은 아테네 변두리에 세운 정원 학교에서 자급자족하며 소박하게 살았다.
에피쿠로스학파에 대해 모르는 것도 아닌데 새삼 다시 호기심이 갔다. 특히 그들이 공동체를 정원이라고 불렀다는 게 매력적이었다. 어디 한번 검색해볼까… 에피쿠로스 정원으로 검색하니 수많은 결과가 떴다. 오랜만에 이름을 듣는 아나톨 프랑스의 산
[정지돈의 구름과 멀티태스킹하기] 검색의 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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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메라>는 필름으로 촬영됐다. 영화용 디지털카메라는 최근 6K를 넘어서 12K의 사양까지 등장했다. 이러한 디지털 시대에 알리체 로르바케르 감독은 왜 필름으로 영화를 만든 것일까. 이 영화를 극장에서 처음 보았을 때 눈길을 끈 것은 영화 프레임의 테두리였다. 이를 인지한 순간부터 이전과는 다른 영화 보기를 체험하게 된다. <키메라>는 프레임 테두리 위에 앉은 먼지의 움직임을 봐야 하는 영화다. 이 먼지는 필름 게이트에 앉은 먼지들의 그림자가 필름 위에 남긴 흔적들이다. 촬영 당시 그 공간과 시간 안에 있었던, 눈으로 보이는 가장 작은 존재의 흔적들이다.
영화의 프레임 테두리를 중점으로 보면 재미난 것들이 많이 보인다. 카메라의 움직임, 배우들의 동선, 인물들의 배치, 컷과 컷 사이 간격, 몽타주의 방향성, 프레임 안 여백의 감흥, 주인공의 감정뿐만 아니라 말하지 않는 사물들의 감정, 외화면의 이미지와 사운드, 디지털 상영에서 보편화된 블랙 마스킹 위의 이미
[박홍열의 촬영 미학: 물질로 영화 읽기] <키메라>, 카메라의 고고학, 필름 게이트와 화면비로 보는 존재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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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부터 2024년까지 배우 안소희의 궤적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원더걸스로 데뷔해 단 한줄의 가사로 자신의 끼를 온 국민에게 각인시켰다. 이후 이재용, 김종관, 연상호, 윤가은 감독의 러브콜을 받으며 스크린이 미더워하는 배우로 안착했다. 최근 대학로 연극무대 데뷔까지 성공적으로 마쳤다. 탄탄대로와 우여곡절을 모두 통과한 30대 배우 안소희는 지금 <대치동 스캔들>의 주연배우로 관객을 만날 준비 중이다. 영화 속 안소희가 분한 윤임은 대치동 중학생들의 지지를 한몸에 받는 국어과 일타강사다. 그는 대학 시절 소설가를 꿈꿨지만 절친했던 학과 동기 기행(박상남)과 나은(조은유)으로부터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은 후 꿈을 접고 고독한 학원강사로 살아간다.
윤임은 자신이 담당하는 학교의 국어과 교사가 된 기행과 10년 만에 재회해 두 차례 문제 유출 스캔들에 휘말리지만 크게 동요하지 않는다. 제 앞길을 홀로 돌파하려는 영화 속 윤임과 달리, 안소희가 인터뷰 중 가장 많
[커버] 수많은 도움으로 만든 낯선 사람, <대치동 스캔들> 안소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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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경원 지음 / 바다출판사 펴냄
글을 읽다보면 필자의 태도가 감지되는 경우가 있다. 주어진 분량 안에서 자기 논지를 명확히 써내리는 데에 집중하는 이가 있는가 하면 독자에게 말을 걸 듯 글을 풀어가는 이도 있다. 좋고 나쁨의 문제라기보다 화법의 특성과 관련된 것인데, 후자의 경우는 종종 책 너머의 필자에게 대화를 걸고 싶게 만든다. 이미 완결된 글이라는 걸 알면서도 말이다. 송경원 <씨네21> 편집장의 <얼룩이 번져 영화가 되었습니다> 역시 그런 충동을 불러일으킨다. 송경원 편집장은 2009년 <씨네21> 영화평론상을 수상하며 영화평론가로 등단한 뒤 2012년 <씨네21>에 취재기자로 입사했다. 그의 말을 빌리자면 이 평론집엔 “15년간 영화와 대화를 나눈 한명의 필자가, 영화의 어떤 부분에 반응해왔는지 되돌아본 고백의 궤적”이 담겨 있다. 분석 저변엔 “자신을 감동시킨 영화에 최대한 가까워지고 싶은” 마음이 자리하고 있고, 이를 확인하
씨네21 추천도서 - <얼룩이 번져 영화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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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은 지음 / 창비 펴냄
푸른 하늘 위로 흩날리듯 반짝이는 초록 잎사귀들. 표지를 들여다볼 때마다 창문 너머로 초여름 한낮의 풍경을 내다보는 느낌이 든다. 그렇게 한숨 돌리고 나면 책장 넘기는 일이 한결 산뜻해졌다. 하지만 <우리의 여름에게>에서 최지은 시인이 들려준 이야기들은 그리 가볍지 않다. 10살이 채 되기 전부터 어머니, 할머니, 아버지의 부재를 차례로 겪으며 느낀 깊은 상실감, 외로움. 시인의 가난과 결핍을 곱게 바라보지 않던 주변 어른들이 남긴 상처에 관한 내밀한 고백들이 책에 빼곡하게 담겼다. 어른이 되어서야 마주한 마음속 어린이의 말에 최지은 시인이 기꺼이 귀를 기울이며 유년의 경험을 복기한 결과다.
최지은 시인은 2017년 창비신인시인상에 당선돼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2021년 첫 시집 <봄밤이 끝나가요, 때마침 시는 너무 짧고요>를 발표한 뒤 3년 만에 첫 산문집 <우리의 여름에게>를 내놓았다. 산문집에서 시인은 가족과
씨네21 추천도서 - <우리의 여름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