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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 '티탄'
이주현 2021-12-08

올해 칸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줄리아 뒤쿠르노 감독의 <티탄>에는 광기의 영화, 도발적이고 파괴적인 걸작, 괴물 같은 영화라는 자극적인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그러나 <티탄>을 보고 나면 이같은 수식어가 도리어 덜 자극적으로 느껴질 것이다. 어린 시절 교통사고로 뇌에 티타늄을 심은 알렉시아(아가트 루셀)는 성인이 되어 모터쇼의 댄서로 살아간다. 알렉시아는 금속의 자동차에 진심으로 흥분하고, 문자 그대로 자동차와 육체적 관계를 맺고 임신을 한다. 알렉시아의 모습 혹은 정체는 계속해서 변한다. 모터쇼의 스트립 댄서였던 알렉시아는 살인범이기도 하며, 경찰에 쫓기는 신세가 되자 10년 전에 실종된 소년 아드리앵인 척 위장해 아드리앵의 아버지 뱅상(뱅상 랭동) 집에서 머물게 된다. 소방관인 뱅상은 알렉시아를 자신의 잃어버린 아들이라 믿으며 그를 보호하려 한다.

줄리아 뒤쿠르노 감독은 <티탄>에서 유동적으로 혹은 선택적으로 전환 가능한 젠더, 인간과 기계(자동차)의 결합처럼 고정된 개념과 상식을 파괴하는 파격을 선보인다. 나아가 의지와 무관하게 자꾸만 불러오는 알렉시아의 배, 알렉시아가 잉태한 미지의 존재는 알렉시아와 관객을 동시에 불안과 공포로 몰아넣으며 하이라이트를 장식한다. 줄리아 뒤쿠르노는 이 영화로 <피아노>의 제인 캠피언 이후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두 번째 여성감독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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