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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한 가족으로 통합되는 따스한 여정, ‘가족의 색깔’
이보라 2021-10-27

가고시마현에서 기관사로 일하는 세츠오(구니무라 준)에게 처음 보는 며느리 아키라(아리무라 가스미)와 초등학생 손자 슌야가 찾아온다. 그들은 세츠오에게 오래전 절연한 아들 슈헤이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전한다. 슬픔보다 당황스러움이 앞선 그에게 아키라는 당분간 이곳에서 함께 지내게 해달라고 부탁한다.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연명해오던 터라 새롭게 정착할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셋은 엉겁결에 동거를 시작하고, 아키라는 전철을 좋아하는 슌야에게 제대로 된 엄마 역할을 하겠다며 기관사 채용에 지원한다.

요시다 야스히로 감독의 <가족의 색깔>은 혈연이라는 범주로 묶이지 않는 세 주인공이 가족으로 통합되는 여정을 따스하게 그린다. 구성원 개개인의 비중을 오롯하게 마련해둠으로써 세 인물이 하나로 이어지는 과정을 세심하게 조명하며, 죽은 슈헤이 또한 인물들의 기억을 통해 틈틈이 되살아난다. 대안적인 가정의 형태를 모색하면서 정상 가족 이데올로기를 허무는 한편, 기관사라는 직업을 통해 노동하는 인간의 직업윤리라는 색채까지 더한다. 열차라는 모티브는 많은 작품에서 강인한 운동성의 상징이자 감정을 고양하는 장치로 쓰여왔지만 <가족의 색깔>에서는 시골의 일상에 자연스럽게 녹아 있는 소박한 교통수단으로 묘사될 따름이다. 평이한 장면들 틈으로 불쑥 감정적 진동을 일으키는 순간들이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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