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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기적' 대한민국 최초로 지어진 민사역을 모티브로 한 작품
조현나 2021-09-10

준경(박정민)은 아버지, 누나와 함께 봉화의 한 마을에서 살고 있다. 마을에 기찻길은 놓여 있지만 기차역이 없는 탓에 기찻길을 따라 다른 역으로 걸어 나가는 것이 마을 사람들의 유일한 이동 수단이다. 위험한 순간이 여러 차례 벌어지면서 준경은 대통령에게 편지를 쓰기 시작한다. 회신이 오지 않아도 준경은 몇년이고 묵묵하게 편지를 부친다.

고등학교에 진학한 뒤 같은 반 친구 라희(임윤아)가 준경을 도와주기 시작한다. 한편 준경은 고민 끝에 기차가 오는 시간대를 알려주는 임시 신호등을 만들어 세운다. 그러던 어느 날, 신호등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일이 발생한다. 준경의 꿈과 재능을 알고 있는 라희는 함께 서울로 가서 공부할 것을 제안하는데, 준경은 기차역이 지어지지 않은 마을을 두고 쉽게 떠나지 못한다.

<기적>은 <지금 만나러 갑니다> 이장훈 감독의 신작으로, 1988년 대한민국 최초로 지어진 민사역 ‘양원역’을 모티브로 준경과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를 새로 그려낸 작품이다. 전작에서 보였던 이장훈 감독 특유의 유쾌하면서도 따뜻한 감성이 잘 드러난다. 배우들의 활약도 돋보인다. 준경과 라희 역의 배우 박정민, 임윤아가 10대 고등학생의 명랑함과 순수함을, 이성민은 업무에 있어선 칼같고 준경 앞에선 무뚝뚝한 아버지 태윤의 정서를 본래 제 것인 양 표현했다.

누나 보경을 연기한 이수경은 박정민과 함께 극의 중심을 단단히 뒷받침한다. 다만 서사가 준경을 중심으로 흘러가면서 주변 인물들이 다소 납작하게 그려진다는 아쉬움이 있다. 그럼에도 기차역을 중심으로 얽힌 준경 가족의 이야기와 이를 섬세하게 표현한 배우들의 연기, 철로가 지나는 시골의 풍광까지 볼거리가 많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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