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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건파우더 밀크셰이크' 고용주로부터 버림받은 킬러의 화끈한 액션
임수연 2021-09-03

어릴 때부터 최고의 킬러로 길러진 주인공이 고용주로부터 버림받고 피의 복수를 벌인다는 익숙한 내러티브하에, 화끈한 액션에 승부를 건다. <존 윅> 시리즈를 포함해 많은 선례가 떠오른다. 기존 영화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주요 출연진이 전부 여성이라는 것이다. 샘(캐런 길런)은 15년 전 킬러였던 엄마 스칼렛(레나 헤디)과 헤어진 후 ‘회사’(Firm)에 의해 완벽한 킬러로 성장한다. 그는 회사로부터 돈을 강탈한 자를 암살하라는 미션을 받고 이를 수행하지만, 큰 실수를 저지르며 오히려 쫓기는 신세가 된다. 설상가상으로 8살 에밀리(클로이 콜먼)를 구해낸 대가로 샘은 회사 킬러들의 추격도 받는다.

버림받은 조직원, 누군가를 죽인 대가, 아지트에서 벌어지는 R등급 롱테이크 액션, 인상적인 음악까지. 그간 <존 윅> 시리즈가 액션 장르에 미친 영향 그리고 수많은 아류작들을 떠올리면 <건파우더 밀크셰이크>의 서사와 기획은 때때로 창의성이 부족한 것처럼 다가온다. 하지만 샘 그리고 샘의 엄마 스칼렛(레나 헤디), 킬러들의 은신처인 도서관을 지키는 애나(앤절라 배싯), 플로렌스(양자경), 매들렌(칼라 구지노)이 각개전투로 남자들을 상대하는 클라이맥스에 접어들면, 이 계보의 액션영화에서 느껴보지 못했던 다른 종류의 통쾌함이 끝내 관객을 미소짓게 한다.

총과 장도리, 쇠사슬, 기관총을 이용한 액션이 곧 캐릭터성을 보여주며 이 여성들을 독립된 주체로 각인하게 만든다. 네온사인의 컬러감과 볼링장, 병원, 도서관, 밀크셰이크를 파는 레스토랑의 공간 구성을 이용한 액션 시퀀스, 일렉트로닉 사운드와 올드팝 역시 내러티브의 빈 곳을 감각적으로 채워넣는다. <늑대들>로 전세계 장르영화제에서 상을 휩쓴 나봇 파푸샤도 감독이 각본과 연출을 맡았고, 미국에서는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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