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이후 회복세를 보이던 극장가가 코로나 4차 유행을 만나면서 여름영화 시장에 비상벨이 켜졌다. 한국영화진흥위원회의 2021년 상반기 한국 영화산업 결산 발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체 관객수는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이 가동한 2004년 이래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3월 이후 회복세만큼은 뚜렷했다.
(왼쪽부터)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 <크루엘라> <발신제한> 포스터
상반기 전체 관객수는 2002만, 매출액은 1863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각각 38.2%(1239만명), 32%(875억원) 감소한 수치를 보였다. 이같은 관객수 급감이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불가피한 결과였던 데 반해, 3월 이후부터는 전년 동월 대비 4개월 연속 관객수 증가세를 꾸준히 유지했다. 1월 개봉작인 <소울>(1/20)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1/27)의 장기흥행과 미국 오스카에서 주목받은 <미나리>(3/3)가 물꼬를 튼 결과다. 기세를 받아 <자산어보> <서복> <내일의 기억> <비와 당신의 이야기> 등의 한국영화가 3월 말부터 4월 사이 개봉했다.
외화 점유율 역대 최고치 기록, 배급사별 관객 점유율은 디즈니가 1위
한국영화 기대작이 대거 개봉을 연기하면서 상반기 한국영화와 외국영화의 점유율은 극을 달린 모양새다. 한국영화 관객수는 전년 대비 80% 이상 감소하며 관객 점유율 19,1%에 그쳐 역대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지만 외국영화 점유율은 80.9%로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다. 누적 관객수 228만명, 매출 219억원을 올리며 상반기 흥행 1위로 등극한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5/19), 누적 관객수 196만명을 동원한 <크루엘라>(5/26) 등 5월에는 해외 영화에 힘입어 전년 동월 대비 관객수가 187%까지 상승세를 보였다. 팬데믹으로 개봉이 연기됐던 할리우드 대작이 상반기에 안착하면서, 직배사들은 상대적으로 호조를 누렸다. 2021년 전체 영화 배급사 관객 점유율 1순위는 관객수 425만명, 점유율 21.2%를 기록한 디즈니가 차지했다. 디즈니는 올해 개봉작 중 첫번째로 200만 관객을 돌파한 <소울>, <크루엘라>,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 등을 선보였다.
흥행작 상위 10위에 한국영화는 2편
한국영화의 실질개봉 편수 자체는 105편으로 전년 동기 대비 52.2% 가량 늘어났다. 한국 독립·예술영화가 63편을 차지하며 특히 증가세를 보였다. 한편 대작들이 자취를 감춘 탓에 상반기 흥행작 상위 10위권에 오른 한국영화는 단 2편에 그쳤다. CJ ENM이 배급한 김창주 감독의 <발신제한>(6/23)'이 관객수 47만명을 기록(매출액 43억원)하며 9위에 올랐고, <미션 파서블>이 관객수 45만명(매출액 41억원)(45만명)으로 뒤를 이었다.
7월7일, 팬데믹 이후로는 최초로 국내에 마블 영화 <블랙 위도우>가 개봉하며 회복세를 달궜지만 극장가 분위기는 또다시 급변 중이다. 여름 시장에 출격할 한국영화들에 대한 기대감은 높아진 상황이지만 코로나 4차 유행으로 불안감도 함께 커지고 있다. 거리두기 단계가 4단계로 조정되면서 영업시간 제한으로 극장 업계가 다시 타격을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200억원대의 제작비가 투입된 류승완 감독의 <모가디슈>(롯데)와 연상호 감독이 각본을 쓴 <방법: 재차의>(CJ ENM)가 7월28일 오늘 개봉했다. <싱크홀>(쇼박스)은 8월11일, <인질>(NEW)은 8월18일 개봉을 앞둔 상태다. 회심의 출격을 선언한 한국영화 대작들이 팬데믹을 뚫고 회복세를 이어갈 수 있을까. 지금으로선 오리무중이다.
2021년 상반기, 영화 흥행 순위
1.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
2.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
3. <소울>
4. <크루엘라>
5. <미나리>
6. <컨저링3: 악마가 시켰다>
7. <고질라 VS. 콩>
8. <콰이어트 플레이스 2>
9. <발신제한>
10. <미션 파서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