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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고괴담 여섯번째 이야기: 모교' 최리·김형서, “네 잘못이 아니야” 손을 내밀다
김현수 사진 최성열 2021-06-30

김형서, 최리(왼쪽부터).

“처음엔 내가 나온 장면만 보다가 결말에 이르면서 공감이 되고 또 치유를 받게 됐다.”(최리) “피붙이 같던 친구에 관한 이야기니까 눈물이 나더라. 화장이 지워질까봐 하늘 보면서 울지 않는 척했다.”(김형서) 언론시사회 직후 이뤄진 표지 촬영 현장에서 배우들이 쏟아낸 첫 감상평이다.

<여고괴담 여섯번째 이야기: 모교>가 품고 있는 진심을 담아내기 위해 새롭게 시리즈에 합류한 최리, 김형서 두 배우가 연기한 소연과 어린 시절의 은희는 공포와 한의 정서를 모두 담고 있는 학교 복도의 현대성, 그리고 공포의 역사를 마주하고 있는 캐비닛 뒤편의 시대성을 각각 표현하는 인물들이다. <그것만이 내 세상>(2018),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첫사랑은 처음이라서>, 드라마 <산후조리원>(2020) 등에 출연하며 구김살 없는 막냇동생의 이미지를 쌓아올리고 있는 최리는 이번 영화에서도 자신의 옷에 꼭 맞는 캐릭터를 연기하며 교실의 분위기를 끌어올린다.

비비’라는 이름으로 최근 EP 앨범 《인생은 나쁜X》를 발표하며 힙합 가수로서 스왜그 넘치는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김형서 배우는 어려서부터 인물의 감정과 역사를 표현하는 창작 활동을 해왔다. 세상을 향해 말을 걸고 무언가를 표현하고자 하는 젊은 배우들의 활약을 영화 안팎에서 확인할 수 있다.

최리, 김형서(왼쪽부터).

-친구들 사이에서 가장 밝은 에너지를 뿜어내는 소연은 유튜버를 꿈꾸는 캐릭터다.

최리 감독님과 만났을 때도 소연의 역할이 <여고괴담 두번째 이야기>에서 캠코더를 들고 친구들을 찍는 지원(공효진)을 연상시키는 면도 있다는 말씀을 해주셨다. 시리즈가 이어지는 동안 시대의 흐름을 반영한 캐릭터다. 소연은 자기 감정표현에 솔직한 여고생이다. 극중 VJ를 자청하며 여러 상황을 영상에 담는 역할인데 너무 잘하지 않게 어설프게 하려고 했다. 그것이 소연의 매력이다.

-은희는 캐릭터 소개만으로 스포일러의 우려가 있어 설명하기 조심스럽다.

김형서 어린 시절의 은희는 어떤 인물이라기보다는 기억의 파편, 인격의 파편 같은 미스터리한 존재다. 고통의 결정체라는 말이 잘 어울릴 것 같은 역이었다.

-‘비비’라는 이름으로 가수로 활동하고 있는데 데뷔 초부터 배우 활동을 겸할 생각을 했었나.

김형서 어려서부터 곡을 직접 쓰고 만들면서 이야기를 창작해보기도 했다. 또 거울 보면서 내가 쓴 글을 읽어보는 식으로 연기를 흉내내곤 했었다. 기회가 오자마자 덥석 물었다. 결정하는 데 오래 고민하지 않았고 만약 연기를 잘 못한다 해도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심정으로 시작했다. 그래서인지 배우들 사이에서는 ‘노래 잘한다’는 소리를 듣고, 가수들 사이에서는 ‘연기 잘한다’는 소리를 듣는 뭔가 애매한 위치가 되었다. (웃음)

최리 그래서 이 영화를 떠올리면 자동적으로 비비의 노래 <비누>가 연상된다. 마침 촬영할 때 그 노래로 활동하던 시기여서 배우 친구들이 다 같이 많이 들었다.

-각자 맡은 역할을 이해하고 연기하기 위해 어떤 준비 과정을 거쳤나.

최리 소연이 극중 VJ 역할을 하다 보니 유튜브, 틱톡 영상을 많이 참고했다. 특정 인물을 참고하지는 않았고 뷰티 채널 위주로 공부했다. 실제 영상에 쓰일 용도로 틱톡 영상도 찍었으나 편집됐다.

김형서 캐스팅이 확정되고 이전 시리즈를 몰아서 감상했다. 그런데 2편이 공포영화 같지 않고 너무나 서정적이었다. 친구 이상의 어떤 감정이 느껴지는 영화더라. 은희를 연기할 때 이 감정을 참고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또 처음 연기하는 거라 사장님(타이거 JK)한테 조언도 구했는데 “네 마음대로 해”라고 하시더라.

-공포영화다 보니 다른 장르의 영화 촬영장에서는 경험할 수 없었던 연기도 해야 했을 텐데.

김형서 시나리오를 처음 봤을 때는 분량이 없다 생각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이야기 내내 상상 속 이미지로 등장하는 그 녀석이 나인 줄 몰랐다. 처음부터 끝까지 촬영장에 있었고 특수분장 연기도 혼자 다 한 것 같다. (웃음) 분장을 붙이고 떼는데 너무 아프고 땀도 많이 났다. 액션 연기하다가 살짝 뇌진탕이 온 적도 있다. 아스팔트 바닥에 쓰러지는 장면이었는데 요령이 없어서 정말 머리를 찧기도 했다.

-<여고괴담> 시리즈는 공포, 질투, 혐오와 같은 장르적 감정선 사이에 학생들의 인권 문제 등의 메시지를 담아왔다. 이번 영화가 관객에게 어떤 영화로 다가가길 바라나.

최리 “너의 잘못이 아니야”라는 말을 전하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상처에 대한 위로, 그때 지켜주지 못했던 사람들에 대해 다시 한번 이야기해주는 것 같았다.

김형서 트라우마와 고통의 결정판 같다. 모든 맛이 지나치면 쓴맛이 나는 것처럼 모든 감정이 북받치면 눈물이 난다. 눈물나게 아름다웠을 시기에 눈물나게 아팠던 일을 다룬 영화로 기억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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