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이 자오 감독
<노매드랜드>
2015년 첫 장편 데뷔작을 내놓은 중국계 미국인 감독 클로이 자오는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세계 영화계를 감탄과 기대로 물들이는 중이다. 그의 세 번째 장편 <노매드랜드>가 제77회 베니스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을 시작으로 유수 영화제에서 감독상 32관왕, 각색상 12관왕을 기록했으며, 그의 다음 작품은 마블 페이즈4의 핵심 시리즈가 될 <이터널스>이기 때문이다. <노매드랜드>가 제78회 골든글로브 4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되어 오스카를 거머쥘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클로이 자오의 이름은 한동안 <씨네21> 지면에도 자주 오르내릴 것으로 보인다.
캐리 후쿠나가 감독
<007 노 타임 투 다이> 제작자 바버라 브로콜리가 “모두의 기대를 뛰어넘었다”며 호평한 캐리 후쿠나가는 ‘007 시리즈’를 연출하게 된 최초의 미국인이자 첫 아시아계 감독이다. 일본계 미국인 아버지와 스웨덴계 미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드라마 <트루 디텍티브> <매니악> 등을 제작하고, 스티븐 호킹 소설 원작의 <그것> 시나리오를 썼으며, 배우 미아 바시코프스카와 마이클 파스빈더가 주연한 <제인 에어>, 넷플릭스의 첫 오리지널 영화 <비스트 오브 노 네이션>을 연출하는 등 장르와 플랫폼을 넘나들며 작업해왔다.
데스틴 크리턴 감독
<샹치 앤 더 레전드 오브 더 텐 링스>
전작 <저스트 머시>에 캡틴 마블(브리 라슨)과 <블랙팬서>의 킬몽거(마이클 B. 조던)를 한데 불러모았던 데스틴 크리턴 감독은 마블의 첫 아시아계 슈퍼히어로 무비 <샹치> 시리즈의 감독으로서 커리어를 이어간다. 그는 2000년대 초반부터 단편영화와 다큐멘터리를 만들어오다 청소년 보호기관을 다룬 <숏텀 12>를 단편에서 장편으로 발전시키면서 평단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아시아계로서 “동경할 만한 슈퍼히어로가 없는 유년기를 보냈다”며 <샹치…>로 아들이 우러러볼 수 있는 영웅을 그리고 싶다는 그의 소망이 어떻게 영화로 구현될지 궁금하다.
앨리스 우 감독
<반쪽의 이야기>
앨리스 우는 대만계 미국인이자 레즈비언인 자신의 정체성을 반영한 두편의 영화 <세이빙 페이스>와 <반쪽의 이야기>로 관객에게 자신이 어떤 이야기를 가진 감독인지 또렷이 각인시켰다. 스탠퍼드대 공대를 졸업하고 마이크로소프트에서 근무했다는 이력으로도 화제가 된 그는 시나리오작가로서도 넷플릭스와 계속 협업하는 중이다. 지난해 공개된 중국 전설 모티브의 애니메이션 <오버 더 문> 각본에 참여했으며, 지난 1월27일에는 하이틴 드라마 장르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믹스테이프> 각본에 참여한다는 소식을 알렸다.
저스틴 린 감독
2006년 <패스트&퓨리어스: 도쿄 드리프트>를 시작으로 2013년까지 2년여 간격으로 <분노의 질주> 시리즈 속편을 총 네편 연출한 저스틴 린 감독은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로 돌아와 제임스 완, 데이비드 리치 등에게 넘겨줬던 <분노의 질주> 메가폰을 다시 잡았다. 스피드의 쾌감과 확실한 볼거리를 제공함으로써 매번 팬들을 만족시켜온 그의 귀환은 11부로 막을 내리기로 결정한 시리즈에 유종의 미를 선사하지 않을까 싶다.
배우 시무 리우
<샹치 앤 더 레전드 오브 더 텐 링스>
시트콤 <김씨네 편의점>의 맏아들로 유명해진 중국계 캐나다인 배우 시무 리우는 마블의 첫 아시안 히어로 샹치 역을 꿰차면서 영화 팬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입사 8개월 만에 회사에서 해고된 뒤 <퍼시픽 림>의 엑스트라로 영화계에 첫발을 들인 그는 TV시리즈를 중심으로 단역 및 스턴트 출연을 계속해오다 차근 차근 조연, 주연으로 발돋움해 슈퍼히어로 자리에까지오른 대기만성형 스타. 그는 마크 월버그와 함께 <아서 더 킹>에도 캐스팅되며 주가를 올리고 있다.
배우 헨리 골딩
<지.아이.조: 스네이크 아이즈>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의 남자주인공 닉 영 역으로 얼굴을 알린 말레이시아계 영국 배우 헨리 골딩은 스네이크 아이즈 캐릭터에 집중한 스핀오프 <지.아이.조: 스네이크 아이즈> 타이틀 롤을 맡아 액션 스타로의 발돋움을 꿈꾼다. 폴 페이그 감독과 <부탁 하나만 들어줘> <라스트 크리스마스>를, 가이 리치 감독과 <젠틀맨>을 찍으며 장르색과 주조연을 넘나드는 행보를 이어오는 중인 그가 스네이크 아이즈로 분한 차기작에서 얼마나 오랫동안 얼굴을 가리고 있을지도 관전 포인트.
배우 셰이 미첼
<너의 모든 것>
<프리티 리틀 라이어스>의 에밀리, <너의 모든 것>의 피치를 연기한 배우 셰이 미첼은 인스타그램에 2950만, 유튜브에 430만 팔로워를 보유한 파워 인플루언서로 자리매김했다. 그는 다양한 방식으로 일상을 공유하는 한편 제작자로서 새로운 도전을 준비 중이기도 하다. 현재까지 공개된 바에 따르면 그가 파일럿으로 준비 중인 드라마 <더 클리닝 레이디>는 아들을 치료하기 위해 미국으로 온 젊은 필리핀 여성이 곤경에 처하고 반격하는 이야기로, 필리핀에서 온 그녀의 어머니를 떠올리게 하기도.
배우 클로이 베넷
<에이전트 오브 쉴드>
클로이 베넷의 본명은 클로이 왕. 베넷은 중국계 미국인인 아버지의 퍼스트 네임이다. 중국에서의 짧은 가수 생활 이후 클로이 베넷은 할리우드에서 더 많은 기회를 얻고픈 열망과 아버지에 대한 존중을 함께 담은 새 이름으로 날개를 펼친다.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7개 시즌으로 방영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드라마 <에이전트 오브 쉴드>의 데이지 존슨 역이 그의 이름을 제대로 알린 것. 미국에 인종 관련 사회적 이슈가 터질 때마다 SNS를 통한 발언으로 아시안 커뮤니티에 선한 영향력을 행사 중인 그가 마블 바깥에서 보여줄 행보가 기대된다.
배우 이언 알렉산더
<스타트렉: 디스커버리>
2001년생 배우 이언 알렉산더에게는 최초라는 타이틀이 자주 따라붙는다. 그는 트랜스젠더로 커밍아웃한 최초의 아시안 아메리칸 연기자이자 <스타트렉> 시리즈 역사상 첫 트랜스젠더 캐릭터인 그레이 탈 역을 소화한 배우이기 때문이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OA>로 데뷔해 게임 <더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2>, 영화 <에브리데이>, 드라마 <스타트렉: 디스커버리>에 출연하며 아시아계 미국인이자 트랜스젠더인 자신의 정체성을 그대로 드러낼 수 있는 배역을 연이어 통과 중인 이언 알렉산더는 존재 자체로 할리우드의 일보 전진을 상징한다.
정정훈 촬영감독
<스타워즈: 오비완 케노비>
지금 정정훈 촬영감독은 할리우드에서 가장 왕성히 활동하며 커리어를 쌓아가는 키 스탭 중 하나다. 해외에서도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올드보이> <스토커> <아가씨> 등을 촬영한 후 할리우드로 활동 반경을 넓힌 그는 <그것> <커런트 워> <좀비랜드: 더블탭> <라스트 나이트 인 소호> <언차티드> 등 장르를 넘나드는 굵직한 대작에 연이어 참여했다. 최근엔 <스타워즈>의 새 시리즈 <스타워즈: 오비완 케노비>에 함께한다는 소식이 알려져 국내외에서 화제가 됐다.
김보연 작가
<스타트렉: 디스커버리>
<스타트렉> 시리즈에 함께한 첫 아시안 여성 작가. 12년 만에 재개됐기에 더욱 새로운 이야기가 필요했던 <스타트렉> 시리즈에 다양성과 신선한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실제로 <스타트렉: 디스커버리>에는 시리즈 역사상 최초의 여성 선장이 출연하며, 아시안이다.-편집자). UCLA에서 극작가 석사 졸업 후 높은 경쟁률을 뚫고 선발된 <CBS>의 작가 멘토링 프로그램을 통해 본격적인 커리어를 시작한 그의 첫 작품은 <CBS> <레인>. 이어서 합류한 <스타트렉: 디스커버리>의 메인 작가 크레딧에 이름을 올려 화제가 됐다.
나나츠카 칸 작가·프로듀서
<프레시 오프 더 보트>
2년 전 할리우드를 휩쓴 ‘아시안 어거스트’(#AsianAugust) 열풍은 TV시리즈에서 이미 그 씨앗을 뿌리고 있었다. 나나츠카 칸은 아메리칸드림을 꿈꾸며 대만에서 미국으로 이민 온 가족 이야기 <프레시 오프 더 보트> 시리즈를 이끈 할리우드 작가다. 이 작품은 1994년 <올 아메리칸 걸> 이후 아시안 가족이 나오는 첫 미국 TV시트콤이기도. 그외 <두 여자의 위험한 동거> <아메리칸 대드!>의 작가이자 프로듀서로 활약한 그는 넷플릭스 영화 <우리 사이 어쩌면>(출연 앨리 웡·랜들 박)을 통해 감독으로 데뷔했다. 그의 유쾌한 대본은 <NBC> <영 록>(출연 드웨인 존슨)에서도 만날 수 있다.
래리 퐁 촬영감독
<투모로우 워>
<300> <왓치맨> <서커 펀치>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 등 잭 스나이더 감독 특유의 감각적인 화면에는 촬영감독 래리 퐁이 늘 함께했다. 의외의 필모그래피는 <슈퍼 에이트>인데, 1970년대 J. J. 에이브럼스 감독과 슈퍼 8mm 카메라로 아마추어 장르영화를 만들면서 오랜 친분을 쌓았다고 한다. 차기작은 아마존 스튜디오의 <투모로우 워>(감독 크리스 매케이, 출연 크리스 프랫). 디즈니의 <칩 앤 데일: 구조대원>의 촬영도 맡았다.
수 챈 프로덕션 디자이너
<샹치 앤 더 레전드 오브 더 텐 링스>
아시아인의 공간은 같은 아시아인이 더 잘 구현해낼 수 있다. <반쪽의 이야기> <샹치 앤 더 레전드 오브 더텐 링스>의 프로덕션 디자인을 중국계 미국인이자 동아시아학을 부전공으로 공부한 수 챈이 맡은 것은 당연한 수순으로 보인다. 서울을 배경으로 한 저예산 SF영화 <콜로설>, 고딕 호러 소설의 선구자 셜리 잭슨과 그의 남편 이야기를 담은 <셜리>, 아트 디렉터로서 참여했던 <나를 찾아줘> 등 괴상한 B무비 취향과 세련된 심리 스릴러를 자유롭게 오갔던 그의 미술이 특히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 안착했을 때 어떤 비주얼을 보여줄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