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남녀가 한 아파트에 살고 있다. 취미로 그림을 그리며 청소일을 하는 카미유(오드리 토투), 식당에서 일하면서 아픈 할머니를 돌보는 프랑크(기욤 카네), 귀족 출신이지만 긴장하면 말을 더듬는 필리베르(로랑 스토커)가 함께 동거한다. 이들의 관계는 필리베르가 가난한 카미유를 도우면서 시작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세 사람은 서로에게 꼭 필요한 존재가 된다. 프랑크는 카미유 덕에 할머니를 요양병원에서 데려오고, 필리베르도 카미유의 아이디어로 연극 치료에 성공한다. 카미유 역시 두 남자로 인해 닫힌 마음의 벽을 허물 수 있다. 특별한 갈등이나 드라마틱한 사건은 벌어지지 않지만, 소소한 에피소드에서 일상적인 행복이 전해진다.
안나 가발다의 동명 소설을 각색한 영화 <함께 있을 수 있다면>은, <마농의 샘>(1986)으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클로드 베리의 2007년작이다. 이 영화에는 부자와 가난한 자, 젊은이와 늙은이, 남과 여, 교육받은 자와 교육받지 못한 자 등 여러 계층의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한다. 영화는 그들을 통해 노년과 청년간의 조화, 삶에 대한 존경 섞인 예찬, 타인을 향한 개방적인 태도 등을 은근히 제안한다. <아멜리에>(2001)의 오드리 토투 때문인지 프랑스적 분위기가 팽배하지만 사실 프랑스영화치곤 지나치게 긍정적인 현실감으로 가득 차 있다. 단순하고 부드러우며, 지루하지 않은 멜로드라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