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

대표작 <마농의 샘> <제르미날>
비디오 출시작 위 두편

우리에게는 <마농의 샘>의 감독으로 알려졌지만 감독이며 배우이기도 한 클로드 베리는 90년대 프랑스영화계를 이끄는 힘있는 프로듀서 가운데 한사람이다. 베리는 <치킨 The Chicken>(1963)이라는 단편영화로 오스카 단편부문상을 수상하면서 화려한 출발을 했고, 뒤이어 <우리 둘 The Two of us>(1967) <나와 결혼해줘! Marry Me! Marry Me!>(1968) <섹스 숍 Sex-shop>(1972) 같은 반자전적이고 가벼운 영화들을 만들기 시작했다. 또한
<교장 The Schoolmaster>(1981)과 같은 사회적 코믹영화도 관심을 가지고 만들었다. 물론 그를 국제적으로 유명하게 만든 작품은 마르셀 파뇰의 작품으로부터 원천을 얻어 서정적이고 향수어린 영화로 재창조한 <마농의 샘 Manon des Sources>(1986)이다.
<마농의 샘> 성공 이후 베리는 계속 많은 예산을 들인 문학적 각색에 착수한다. 에밀 졸라의 소설을 각색한 <제르미날 Germinal> (1993)의 경우엔 당시 프랑스에서 스필버그의 <쥬라기 공원>과 같은 시기에 개봉했는데, 그 국가적·국민적 지지도 공룡의 힘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것이었다. 이것은 가트협상 동안 미국의 ‘문화제국주의’에 대항하는 유럽의 시청각적 문화 방어 정책의 전투적인 상징처럼 여겨졌고, 결국 프랑스는 가트협상에서 영화를 문화적 예외규정으로 두기로 하는 데 성공한다.
클로드 베리는 다양한 장르를 통과하며 일해왔다. 그의 영화는 집단적이고, 대중적이며, 회고적이다. 그는 <아버지의 영화 Daddy’s Cinema>(1971)라는 자신의 영화제목처럼 프랑스영화의 전통을 존중하고 고수한다. 90년대에도 여전히 높은 제작비, 안정된 플롯, 인기있는 스타 등 고전기 영화의 전통을 계승하는 것이다. 프로듀서로서 베리가 지원한 감독들은 앙드레 테시네, 자크 리베트, 로만 폴란스키 등이다. 특히 90년대에 두편의 대작 제작을 맡았는데, <연인 The Lover>(1991)과 엄청난 제작비를 쏟아부은 <여왕마고 La Reine Margot> (1994)이다. 클로드 베리는 위태위태한 프랑스영화의 자존심을 회복하려는 프로젝트의 선봉장 노릇을 늘 하고 있지만 그 결과는 지금까지 썩 신통하게 나타나지는 않았다.

<b>[씨네21 영화감독사전]</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