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아유>는 가상공간을 통해 자신을 발견해가는, 요즘 엔 세대들의 청춘멜로영화다. 엔세대? 적지않은 사람들이 거칠 것 없고 자신밖에 모르는, 도통 이해할 수 없는 세대라고‘쉽게’ 단정해버린다. 하지만 영화는, 방식이 다를 뿐 그들 또한 세상에 나가는 걸 주저하고 그래서 더욱 자신을 알아주는 사람을 간절히 바란다고 말한다. 그런 점에서 <후아유>는 젊은이들간의 소통을 다루면서, 세대간의 소통 가능성도 열어보인다. 63빌딩의 수족관 잠수부 인주는, 국가대표 수영선수이던 3년전 훈련중 사고로 청각을 잃고 세상에도 문을 닫아걸었다. 그에게 어느날 ‘후아유’라는 커플게임의 베타테스트에 참여하겠냐며 아이디 ‘멜로’가 다가온다. 멜로는 사실 이 게임을 만든 형태다. 나쁜 평을 올린 인주를 설득해보겠다는 오기로 접근했지만, 일 외엔 아무것도 관심없던 형태는 차츰 사랑을 느껴간다. 이 사실을 모르는 인주는 가상의 멜로만을 바라보며 형태를 속물취급한다. “투명인간 친구란 말 알아? 만나는 것도 전화도 안 돼. 하지만 그래서 힘이 되는 친구….” <후아유>는 <접속>을 연상시키지만 그 정서는 조금 더 젊다. 아바타 게임이 재현한 압구정동·대학로 같은 공간은 젊은이들에게 익숙하고, 광고같은 영상, 빠른 화면 전환, 친숙한 한국 가요들의 삽입 등도 ‘젊은 감각’에 일조한다. 영화엔 또 젊은이들의 일, 우정, 방황 같은 이야기들이 다양하게 등장한다. 이건 영화를 풍부하게도 만들어주지만, 한편으론 주인공들에게 집중하지 못함으로써 감정을 따라가기 힘들게 하는 아쉬움을 남긴다. 24일 개봉.김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