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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 <서치>를 연출한 아니시 차간티 감독의 신작
오진우(평론가) 2020-11-17

천식, 당뇨, 마비 등 온갖 질병을 달고 삶이 시작된 한 아이가 있다. 다이앤(사라 폴슨)이 낳은 딸 클로이(키런 앨런)다. 시간이 흘러 클로이는 대학에 갈 나이가 되었다. 학생인 그녀의 일상은 이른 새벽부터 시작한다. 수많은 알약, 채혈과 주사, 엄마와의 식사 그리고 구토. 반복되는 고된 일상이지만 모녀는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 클로이가 무언가를 발견하기 전까진 말이다.

어느 날, 클로이는 엄마가 식탁에 올려놓은 마트 봉투를 뒤지다 자신의 약통을 발견한다. 하지만 약통 겉면에 적힌 환자의 이름은 엄마였다. 클로이는 자신의 루틴을 의심하기 시작한다.

<>은 엄마에게 의심을 품은 딸 클로이가 자신을 둘러싼 진실을 추적하는 미스터리 스릴러다. 영화는 두개의 차이를 충돌시키며 서스펜스를 창출해낸다. 하나는 클로이의 시선에서 일상을 바라본다는 점이다. 이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시각차라고도 할 수 있다. 관객은 클로이가 휠체어에 앉은 높이에서 그녀와 함께 세상을 바라보며 영화에 몰입하게 된다. 다른 하나는 시간차를 활용하는 것이다. 클로이는 비장애인처럼 속도를 낼 수 없다. 영화는 그녀의 느린 삶의 속도에 일상에서 흔히 겪게 되는 딜레이를 결합시킨다. 예를 들어 매뉴얼대로 진행되는 ARS 안내 서비스나 절차, 길게 늘어선 웨이팅 줄 등이 그것이다. 클로이는 이러한 난관을 재치 있게 헤쳐나가며 재미를 선사한다.

이외에도 단둘이 사는 모녀의 집 안을 영화가 어떻게 연출했는지도 주목할 포인트다. 전세계가 열광했던 <서치>를 연출한 아니시 차간티 감독의 신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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