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인 엔지니어 사라(에바 그린)는 유럽우주국 ‘프록시마’ 프로젝트의 대원으로 선발된다. 평생의 소원이었던 우주 비행을 앞두고 있는 사라가 가장 걱정하는 것은 어린 딸 스텔라(젤리 불랑르멜)다. 엄마의 부재를 쉽사리 받아들이지 못하는 스텔라는 사라의 바람과 달리 마음의 상처를 입고, 두 모녀는 점차 어긋나게 된다. 사라는 가슴 한구석에 딸에 대한 애틋함을 품은 채 러시아와 카자흐스탄으로 거처를 옮기며 강도 높은 훈련을 받는다. 일에서도, 가정에서도 녹록지 않은 상황이 계속되는 와중에 사라가 지구를 떠나야 하는 시간이 점점 가까워져 온다.
주인공 사라의 고통은 ‘거리’에서 비롯된다. 지구를 떠나 머나먼 거리의 우주로 향하는 꿈을 이루기 위한 혹독한 준비 과정, 그리고 딸 스텔라와의 마음의 거리를 조절하기 위한 여러 노력이 사라가 견뎌내야 하는 거리의 무게다. <프록시마 프로젝트>는 우주영화지만 우주의 화려한 풍경으로 가득 찬 영화는 아니다. 영화는 웅장한 볼거리의 자리를 비우고, 그 자리에 인물들의 노력과 고통, 고민과 인내를 고요히 채워넣는다. 후반부의 일부 장면을 포함한 몇몇 전개가 다소 도식적인 인상을 남기지만 촬영과 편집, 음악 등 전반적으로 만듦새가 무난하다. 무엇보다 안정적으로 극을 이끌고 가는 배우 에바 그린의 강인한 존재감이 돋보인다. <매릴랜드>(2015)를 연출하고 <무스탕: 랄리의 여름>(2015)의 각본을 쓴 앨리스 위노코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